[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⑮] 내연기관-오프라인 탈피 '가속화'...앞당겨진 자동차 산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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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⑮] 내연기관-오프라인 탈피 '가속화'...앞당겨진 자동차 산업의 미래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5.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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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사태, 탄소감축에 촉매제 역할...유럽, 미국 등 선진시장 친환경 정책 드라이브
- 실내 거주성 관심·중요도 높아져...전기차 확대에 따라 고속도로에 EV고속 충전소 등장
- 급변하는 자동차 업계 풍광...신차 공개부터 홍보, 사전예약까지 온라인서 활발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경제 지형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쿠팡 100조원 기업가치 돌파가 상징하듯 집콕 트렌드로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급팽창 국면에 돌입했고 자연스럽게 프리미엄TV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뜨면서 글로벌 물류 수요가 늘었으며 이에 따라 조선업도 활황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대장기업들은 포털, 금융,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전방위에 걸쳐 기존 산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화학적 영향을 서로 주고받으며 2차, 3차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국경제 대변혁의 시대입니다. 녹색경제신문은 창간 10주년을 맞아 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 지형도를 시리즈로 정리합니다. [편집자 주]

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자동차산업에 지각변동을 불러일으켰다. 전통의 내연기관에서 탈피해 전기차 등 친환경차 전환을 가속화함은 물론이고, 신차 공개부터 홍보 및 판매 방식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업계가 그렸던 미래 모습이 앞당겨진 셈이다.

코트라(KOTRA) 디트로이트무역관은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환경오염-건강의 연관성이 부각되면서 재생에너지 보급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는 지구의 대기질 개선과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면서 '탄소감축'에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현대차]

실제 지난해부터 유럽과 미국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추진 중인 친환경 정책은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을 채찍질하고 있다. 친환경 정책은 내연기관차 판매에 따른 벌금과 친환경차 구매 보조금이 대표적이다. 

특히 유럽에선 완성차 업체의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을 주행거리 1㎞당 95g 이하로 줄이도록 정하고 초과분에 대해 1g당 95유로의 벌금을 판매량에 비례해 부과하고 있다. 당장 친환경차 판매만 할 수 없는 기업 입장에선 당분간 내연기관차 판매를 유지하기 위해 전기차 판매를 확대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또한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 KPMG는 코로나19 여파로 자율주행차 도입이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인력과 물품의 이동수단으로 무인 자동차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공간 활용도 높아진 전기차...고속도로에 생긴 EV고속 충전소

글로벌 완성차 톱(TOP)5에 드는 현대차그룹은 탈내연기관을 서두르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내연기관 시대보다 전기차 시대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전통의 제조업에서 벗어나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의 도약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선 경쟁력 있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에 주력했다. 전용 플랫폼은 차체 구조와 섀시, 모터, 배터리 등을 최적화한다는 점에서 전기차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전용 플랫폼(E-GMP)이 적용된 첫 전기차 '아이오닉5'가 차체 크기에 비해 넓은 실내 공간을 자랑하는 이유다.

세부적으로 아이오닉5 내부는 내연기관차의 구조적 한계였던 실내 터널부를 없앤 플랫 플로어,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콘솔인 '유니버셜 아일랜드' 등을 특징으로 한다. 

아이오닉5 내부. [사진=현대차]
아이오닉5 내부. [사진=현대차]

여기에 시트 등받이 및 쿠션 각도 조절로 무중력 자세를 만들어 주는 1열 릴렉션 컴포트 시트와 1, 2열에 모두 적용된 전동 슬라이딩 시트를 활용할 경우 실내는 휴식을 취하는 공간 또는 일하는 공간으로 다양하게 변신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친환경적인 부분 외에도 설계의 자유가 생기면서 내부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며 "언택트 문화가 정착되고 나만의 공간으로 자동차의 실내 거주성에 대한 관심과 중요도가 높아짐에 따라 차량 내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화상회의, 영화, 게임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 휴게소 12곳에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E-pit)를 구축했다. E-pit 충전소는 캐노피 구조로 설계해 충전 중인 차량과 고객을 악천후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E-pit 충전소. [사진=현대차]

또한 전기차에 저장된 인증 정보를 이용해 별도 조작없이 충전 커넥터 체결만으로 충전과 결제가 한번에 가능한 '플러그 앤 차지', E-pit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물리적 카드 없이도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디지털 월렛', 충전소 만차 시 온라인으로 대기번호를 발급하는 '디지털 큐' 등 신규 서비스가 다양하게 적용됐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과 연계된 여러 사업을 하나로 모으는 개방형 충전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차원에서 여러 사업자와 다각도로 협업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도심 주요 거점에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8개소를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지난달 전기차 충전소 업체 에스트래픽과 함께 전기차 구매 법인의 충전 스트레스를 덜어줄 충전기 무상 렌탈 서비스인 'EV 충전 솔루션'도 선보였다. 회사는 해당 서비스를 통해 전기차를 구매하는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충전기 설치부터 사용, 보수, 철거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

정부는 전기차 확대에 대응해 "주유소 보다 편리한 전기차 충전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올해 안으로 급속 충전기를 1만2000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오는 2025년에는 1만7000대, 2030년에는 2만대까지 확충할 방침이다. 

급변하는 車업계 풍광...신차 공개부터 홍보, 사전예약까지 온라인으로

코로나19는 자동차업계의 온라인화가 가속화된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간 자동차는 타 제품군에 비해 소비자가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이 낮은 편에 속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작년 초 코로나19 상황 속 신차 XM3를 판매하며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적용했다. 온라인 쇼룸 운영과 온라인 전용 사전계약 혜택 등은 정보 접근성과 관심도를 높였고, 그 결과 사전계약의 24%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면서 흥행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쌍용자동차는 지난달 CJ오쇼핑 채널을 통해 신차발표회를 진행했다.
쌍용차는 CJ오쇼핑 채널을 통해 신차발표회를 진행했다. [사진=쌍용차]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5월 리스펙 코란도와 티볼리를 홈쇼핑에 내놓으며 언택트 판매 전략을 강화했다. 작년 4월에는 11번가에서 30만원 할인권을 10만원에 판매하는 이커머스 마케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거대한 영업조직을 갖춘 현대차그룹도 온라인 판매에 한 발짝 나아갔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의 사전예약은 지난달 판매 대리점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사전예약 대수가 3만대에 육박하며 역대급 흥행기록을 세운 가운데, 개인 고객 사전예약의 절반 이상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EV6 온라인 사전예약 화면. [사진=기아 홈페이지 캡처]
EV6 온라인 사전예약 화면. [사진=기아 홈페이지 캡처]

한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비대면 판매 채널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볼보와 벤츠는 2025년까지 각각 전체 판매의 80%와 25%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겠고 밝혔다. 세계 전기차 1위인 테슬라는 100% 온라인으로만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홍보도 강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아는 지난해 4월 사명 'KIA'에서 따온 유튜브 채널 '캬TV'를 론칭했다. 기존에 운영하던 공식 채널 '기아자동차'를 리브랜딩한 것인데, 이전 채널이 광고영상 위주였다면 캬TV는 정보와 재미를 함께 추구한 콘텐츠로 소비자 호평을 받고 있다. 7일 기준 캬TV 구독자 수는 12만5000명을 넘어섰다.

기아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과의 오프라인 소통이 줄어들고 있는데,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과 친근하게 소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진=캬TV 캡처] 

온라인 신차 출시도 더이상 생경한 풍경이 아니다. 최근 아이오닉5, 스타리아 등의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행사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에 긴장감이 감돌 때에도 신형 쏘렌토, 아반떼, G80 등 신차 공개를 온라인상으로 진행했다. 기존에 해오던 오프라인 출시 행사를 온라인 방식으로 축소하면서 일정에 큰 변동이 없도록 한 것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코로나19는 자동차의 특수성으로 인해 더딜 것으로 점쳐졌던 모빌리티 분야의 언택트화, 고효율화의 기반을 조성토록 했다"면서 "다만 충전 인프라 문제부터 조직 구조조정과 소비자 경험에 이르기까지 '과속'으로 인한 탈이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기업의 세심한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V6. [사진=기아]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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