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생존 위한 가격 인상에 관객 여론 악화..."악순환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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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생존 위한 가격 인상에 관객 여론 악화..."악순환 이어지나"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1.04.0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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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로 지난해 영업적자 3800억원
지난해 10월 이어 4월에도 가격인상... 관객들 여론 악화 
CJ CGV "내부 자구책 마련에도 어려운 상황 이어져 가격 인상 불가피"
CGV는 지난 3월 힐링 컨셉 상영관 '스트레스리스 시네마'를 오픈했다. [사진=CJ CGV]

CJ CGV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가격 인상에 대한 관객들의 여론이 악화돼 생존 기로에서 오히려 관객의 발걸음을 중단시키는 악순환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이날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인상했다. 지난해 10월에 이어 6개월만에 재인상이다. 지난해에는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관람료를 인상한 바 있어 이번에도 업계 1위인 CGV의 인상에 동참할 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국내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보다 73.7% 줄어 6000만명에도 못미쳤다.  올해 들어서도 코로나19 3차 유행 여파가 지속되면서 1~2월 누적 관객수는 2019년 동기 대비 87.9% 감소했다. 

CGV 가격 인상 소식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소비자 A씨는 "코로나로 인해 영화업계에 타격이 있다니 이해는 되지만 그 여파를 관람객들에게 전가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가격을 내려도 갈까 말까 고민할텐데 OTT 한 달 이용가격에 맞먹는 영화 관람료라니 영화관에 갈 생각이 더욱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날부터 조정된 CGV의 영화 관람료는 성인 2D 영화 일반 시간대 기준 주중 1만3000원, 주말 1만4000원이다. 3D를 비롯한 IMAX, 4DX, ScreenX 등 기술 특별관 및 스윗박스 가격도 1000원씩 일괄 인상됐다. 다만 장애인이나 국가 유공자에 적용되는 우대 요금은 가격 인상에서 제외했다.

CGV측은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영화산업이 고사 직전에 처함에 따라 위기 극복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2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CGV 관계자는 "인건비, 임대료, 관리비 등 고정비가 꾸준히 나가고 있는데다 안전한 관람을 위한 방역비용을 강화했다"며 "관객 감소가 지속되면서 지난해부터 희망퇴직, 자율 무급 휴직, 일부 영업점 운영 중단 등 내부적인 노력을 최대한 기울여왔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장 및 영화업계 전반의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관람료를 인상하게 돼 관객들의 부담이 늘어나게 된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적자폭이 더 늘어날 경우 극장은 물론 영화산업 전반의 붕괴가 올 수 있어 생존을 위해 피치 못한 선택이었음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실제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GV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5834억원, 영업손실은 388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그중 국내 매출은 3258억원, 영업손실은 2036억원이다.

세부적으로 티켓판매 금액은 3670억원으로 1조원 이상이었던 2019년에 비해 71% 감소했다. 팝콘 등의 매점판매 금액 또한 코로나로 취식이 금지되면서 지난해 879억원으로 전년보다 73% 감소했다. 이외 광고·장비·기타 판매 금액도 60%이상 줄어들었다.

상영기간 판매된 티켓 매출액을 국내 배급사의 경우 월 단위, 해외 배급사에는 영화 종영 후 후지급하는 방식이다. 극장 관람료의 50% 이상을 영화 배급 및 투자·제작사에 배분하고 있다는 게 CGV 측의 설명이다.

관객들은 아직 볼만한 영화가 없는데다 가격까지 인상되면서 영화관에 갈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는 등 소비자 여론이 악화되자, 업계 2~3위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가격 인상 계획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2일 메가박스 관계자는 "시장이 어려워 내부적으로 무급 휴가 등의 자구책을 마련한 상황"이라며 "아직까지는 가격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지만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 역시 "아직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CGV, 가격 인상 외 자구책은?

CGV는 자구책으로써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일부 직영점의 일시 영업중단, 자율 무급 휴직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 관람료 인상을 통해 늘어나는 재원으로 신작 개봉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금 지급을 당분간 이어가기로 했다. 

CGV는 지난해부터 재상영관 '시그니처K', OTT플랫폼 왓챠의 콘텐츠를 상영하는 왓챠관 오픈, 영화와 금융강의 접목한 콘텐츠, 아카데미 기획전 등을 내놨다. 지난 2월부터는 라이브 개그쇼인 '스탠드업 코미디 쇼그맨'을 내놨다. 오페라, 뮤지컬 등 상영하고, 영화관의 대형 스크린으로 콘솔게임을 즐길 수 있는 대관 플랫폼 '아지트 엑스'를 내놨다. 향후 4D 스크린을 활용한 상품을 내놓는 등 극장 공간을 활용한 상품을 지속적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사면초가에 빠진 영화업계, "팝콘·콜라 등 영화관 내 음식물 섭취 허용해달라"

현재 CGV를 포함한 영화관업계는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관객이 급감하자 배급사들은 손익분기점이 높은 기대작 개봉을 연기하고, OTT로 작품을 공개하는 경우가 늘었다. 제작이 완료된 영화조차 개봉이 미뤄지다 보니 신규 제작도 잇따라 중단되고, 영화 홍보 마케팅업계 역시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매출이 급감하면서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영화 관련 업체들이 늘고 있고, 종사자들도 속속 업계를 떠나고 있다는 게 영화업계의 설명이다.

지난 1일 한국상영관협회는 '영화관 내 음식물 섭취 금지한 기본방역수칙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무적 위기 상황 속에서도 영화관은 신작 개봉 유도를 위해 개봉작 관람 관객 1인당 1000원의 추가 지원금을 지급한 만큼 먹거리 매출을 허용해달라는 것. 

한국상영관협회는 "팝콘과 콜라로 상징되는 영화관 먹거리는 영화관의 일부이자 영화관람을 더 재미있고 가치 있는 경험으로 만들기도 하는 중요한 요소로 단순한 먹거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영화산업을 살리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음식물 섭취를 금지하는 정책은 적극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하며 상영관이 기피 시설로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철저하게 방역지침을 준수하고 있고, 원칙적으로 타인과의 대화가 일어나지 않기에 안전한 영화관람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영화 관람을 하며 코로나로 인해 우울했던 기분을 푸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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