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혁명]'K-배터리' 버리고 중국 선택한 폭스바겐 행보가 위험한 이유
상태바
[배터리 혁명]'K-배터리' 버리고 중국 선택한 폭스바겐 행보가 위험한 이유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3.18 1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폭스바겐,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할 때까지는 중국산 배터리에 의존 가능성 커
매출 40% 발생하는 중국 시장 노린 의도라는 분석 지배적
중국산 배터리 신뢰할 수 있나...화재 위험과 품질 문제 상존

폭스바겐이 앞으로 K배터리 대신 중국산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하고,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겠다는 소식이 발표된 후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중국산 배터리 채용확대를 두고 '위험한 선택'이라는 전망도 제기 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나 EV 화재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것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라며 "중국산 배터리는 안전성에서 검증됐다고 보기 어렵다. 대형 리콜이라도 발생하게 되면 폭스바겐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가 15일(현지시간) 열린 `파워데이`에서 2023년부터 `통합형 셀`이라고 부르는 각형 전고체 배터리를 사용하기 시작해 2030년까지 80%로 비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기차용 배터리는 모양에 따라 각형, 원통형, 파우치형으로 구분된다. 이 중 각형 배터리는 다른 배터리에 비해 구조적으로 안전성이 높다. 또 여러개의 배터리셀을 모아 만드는 모듈과 팩 구성도 용이하다. 에너지밀도가 파우치형에 비해서는 떨어진다는 것은 단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을 주로 생산했고,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의 주력은 각형이다. 폭스바겐이 한국산 대신에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고, 폭스바겐이 지분 투자한 노스볼트에서도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니 이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폭스바겐이 중국을 선택한 것은 중국 시장을 노린 의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폭스바겐 전체 매출의 40%가 중국에서 발생한다. 폭스바겐은 중국시장을 개방한 이후에 처음으로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로 전기차에서도 지난해 기준 중국에서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거대한 중국 시장을 사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폭스바겐은 중국산 배터리를 채용함으로써 중국 내 전기차 판매를 늘리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스볼트의 각형 배터리 생산량이 많지 않아 상당 비중을 중국산 배터리로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이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할 때까지는 중국산 배터리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중국산 배터리 신뢰할 수 있나...화재 위험과 품질 문제 상존

중국에서 불탄 광저우기차(GAC) ‘아이온S’ 

그러나 문제는 CATL이 생산하는 배터리를 신뢰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지난해 5월과 8월 중국 완성차 업체 광저우기차(GAC)의 전기차 모델 아이온(Aion)S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했다. 이 차량에는 중국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 때문에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대두된 바 있다. CATL이 GAC에 공급한 배터리는 또다른 중국 전기차 브랜드인 길리(지리)자동차와 독일 브랜드 BMW의 전기차에도 탑재되고 있다.

CATL이 아이온S에 공급한 제품은 NCM811 배터리로 현재 BMW iX3, 지리자동차 등에도 이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NCM811은 배터리 양극재 핵심 원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이 각각 80%, 10%, 10%씩 들어간 제품을 말한다.

통상 니켈 비중이 높으면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지만 안전성이 낮아지는데, CATL이 이를 기술적으로 극복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특히 CATL은 밀도는 낮지만 안전성이 담보된 LFP(리튬인산철)를 주력 제품으로 하고 있어 NCM 배터리 기술은 아직 수준이 낮다는 지적이다.

올해 1월에는 CATL 중국 배터리 재활용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공장은 6000톤의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공장인데 큰 폭발이 일어나는 사고가 일어났다. 

CATL의 전기차 배터리는 품질 관련 논란도 많다. 지난해 7월부터 테슬라 모델3에 적용된 CATL의 LFP 배터리가 겨울철 성능이 현저하게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 EVs에 따르면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3의 저온 주행거리가 공식기록(420km)의 절반인 241km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배터리에 의존하는 것이 중국 내 전기차 판매확대를 위한 영업적 전략일지라도 전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K배터리를 버리고, 중국산 배터리를 채용하겠다는 폭스바겐의 선택이 향후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성과 품질 측면에서 의구심이 큰 중국산 배터리 채용 확대로 폭스바겐이 리콜 등 향후 큰 곤란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