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HMM, 녹색경영으로 '기사회생'에서 '세계 초일류'까지 순항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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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HMM, 녹색경영으로 '기사회생'에서 '세계 초일류'까지 순항 중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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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재훈 사장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70%까지 줄이겠다"
- 컨테이너 부족사태로 인해 수출길 막힌 중소기업 등 위해 지속적으로 임시선박 투입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현대상선 배재훈 사장 신년 기자간담회 [사진=현대상선]
배재훈 사장 [사진=HMM]

배재훈의 큰 그림 '친환경 녹색경영'으로 기사회생...내친 김에 초일류 해운사로

HMM(당시 현대상선)은 지난 2019년 11월 영국의 해운물류 전문지 로이드 로딩 리스트가 주최하는 ‘Lloyd’s Loading List Global Freight Awards 2019’에서 친환경부문 최우수선사로 선정됐다. 에너지 소비량과 가스 배출량, 소음공해 등을 줄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로이드 로딩 리스트는 “HMM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배출물을 측정하고 줄이기 위해 기술적 조치를 지속해왔다”며 “이러한 노력은 HMM이 미래를 위한 새로운 선대를 구축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상식에서는 고객관리, 디지털 전환, 고용, 환경, 안전화물 관리 등 총 11개 부문에서 최우수 선사를 선정했다. 아시아 선사로는 유일하게 HMM이 수상했다.

피터 리비(Peter Livey) 현대상선 구주본부 영국 영업담당 임원(가운데)이 로이드 로딩 리스트 시상식‘Lloyd’s Loading List Global Freight Awards 2019’에서 ‘환경부문 최우수선사’ 시상 이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MM]

배재훈 사장은 당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70%까지 줄이고, 2050년까지 전체 컨테이너선의 탄소 중립 도달을 목표로 환경경영을 보다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배사장이 그해 3월 HMM호의 선장으로 영입된지 8개월만의 일이다. 

그리고 지난해 HMM은 드라마틱하게 모든 역경을 뚫어내고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쓰는 와중에 멋지게 부활했다. 

여기에는 해양수산부, 해양진흥공사, 산업은행, HMM이 함께 노력한 큰 그림이 있었다.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임기택)는 지난해 1월부터 선박 배기가스의 황화합물 규제를 시행했다. 배기가스의 황화합물 규제기준이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낮아졌다. 스크러버를 설치하지 않은 배는 도저히 맞출 수 없는 기준이었다. 

여기에 WHO는 지난해 3월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을 선포했다. 대부분의 해운사들은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보유한 선박들을 대거 스크러버 설치를 위해 운항을 멈췄다. 스크러버를 설치하려면 짧게는 수개월에서 1년 남짓한 기간을 필요로 한다. 

HMM은 세계 최대 규모인 2만4000TEU급 선박 12척을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인도받아 곧바로 유럽항로에 연이어 투입했다. 이 선박들은 이후 만선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HMM은 지난 3일 유럽향 로테르담호가 30항차째 만선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배들은 세계 최대 규모의 크기만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 스크러버가 설치돼 있을 뿐 아니라, 저탄소 연료인 LNG로 추진연료를 교체할 수 있도록 개조가 가능하다. 

HMM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황산화물 저감을 위해 운항선대의 89%에 스크러버를 설치했으며, 신조선박의 경우 추후 LNG추진선으로 개조가 가능한 LNG ready로 건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HMM은 여전히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맞춰 친환경 연료에 대한 연구·개발(R&D)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해사조직에서 연구개발(R&D)팀을 별도로 만들어 환경규제대응 등 녹색경영을 주도하는데, 자율운항선박 기술 도입 검토와 정부 연구개발사업인 친환경 수소연료 선박 연구개발 플랫폼 구축사업 참여를 진행하는 중이다.

배 사장은 지난달 27일 영국 선박금융전문지 '마린머니'가 개최한 온라인 포럼에서 "새로운 선박 시장에 대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지난해 국책 과제 등을 위해 R&D팀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크러버 설치를 비롯해 액화천연가스(LNG)와 암모니아, 바이오 연료 등과 같은 친환경 연료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일 HMM 부산 R&D센터에서 개최된 ‘바이오중유 실증 업무협력(MOU) 체결식’에서 관계자들이 서명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좌측부터 하태범 한국선급 연구본부장, 한승욱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 회장, 최종철 HMM 해사총괄 전무, 이기동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대표, 주원호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장) [사진=HMM]<br>
지난해 8월 20일 HMM 부산 R&D센터에서 개최된 ‘바이오중유 실증 업무협력(MOU) 체결식’에서 관계자들이 서명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좌측부터 하태범 한국선급 연구본부장, 한승욱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 회장, 최종철 HMM 해사총괄 전무, 이기동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대표, 주원호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장) [사진=HMM]

앞서 HMM은 지난해 8월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해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한국선급과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중유' 사용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바이오중유는 동·식물성 기름, 바이오디젤 공정 부산물 등 미활용 자원을 원료로 만들어진 대체 연료다. 무탄소 배출 연료로 인정받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약 200만t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바이오중유가 기존 선박용 연료와 성질이 유사해 선박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검증 절차를 통해 바이오중유의 선박 적용이 현실화되면 선박 온실가스도 상당 부분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IMO는 205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최소 50%까지 줄일 것을 규정하고 있다. HMM은 이 시점에서 탄소중립(탄소배출량 '0')을 달성한다는 방침이어서 그만큼 앞서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 R&D센터의 선박종합상황실 전경 [사진=HMM]
부산 R&D센터의 선박종합상황실 전경 [사진=HMM]

HMM, 주요 업무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스마트 해운 물류로 보다 더 지속가능한 업무환경 구축

HMM은 지난 2019년 9월 재무회계(ERP)시스템과 화주 상대 서비스가 포함된 홈페이지 등 주요 업무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했다.

이어 지난해 8월에는 부산 R&D센터에 국내 해운업계 최초로 '선박종합상황실'을 오픈했다. 여기서 전세계 해상의 HMM 스마트 선박에 대한 상세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또한 주요내용은 본사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상호 공유하도록 했다.

HMM은 지난해 인도받은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2척과 올해 상반기 투입 예정인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 등 20척의 초대형선을 최신의 IT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선박으로 건조해 왔다.

선박운항에 따른 다양한 낭비요소와 위험요소를 제때 정확히 파악하고 최적화된 대응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해 보다 더 지속가능한 경영기반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30일 임시 투입된 HMM 인테그랄호가 부산항에서 선적하는 모습 [사진=HMM]
30일 임시 투입된 HMM 인테그랄호가 부산항에서 선적하는 모습 [사진=HMM]

사회적 기여에도 속도 낸다...수출기업들 위해 임시선박 투입

HMM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컨테이너 부족사태로 인해 수출길이 막힌 중소기업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임시선박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미주 노선에 9차례의 임시선박을 투입했고, 지난달 말에는 유럽노선에도 임시선박을 투입하면서 수출기업들의 숨통을 틔여주고 있다. 

한편, HMM은 장기적인 적자에 시달려왔다. 이로 인해 지난 10여년간 직원들에 대한 임금인상이나 인센티브 지급을 하지 못했다. 

HMM 선원들이 사측의 1% 임금 인상안에 반발해 파업을 예고했다. [사진=HMM 노조]
HMM 선원들이 사측의 1% 임금 인상안에 반발해 파업을 예고했다. [사진=HMM 노조]

지난해 12월말 대폭의 흑자에도 불구하고, 누적적자로 인해 경영진은 1%의 임금인상을 제시했고, 해상선원들은 이에 반발해 창사이래 최초 파업을 예고하기도 했다. 새해를 코앞에 두고 극적인 타결을 보기는 했지만, 회사가 그만큼 힘든 시간을 지내왔다는 점이 부각되기도 했다. 

지난 5일 HMM은 노사합의와는 별개로 10년만에 처음으로 전직원에게 100만원씩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 밖에도 사회적 공헌활동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HMM관계자는 "지금까지 소외계층 대상 어린이 상선체험 활동을 진행했으며, 고성 산불에 컨테이너박스 지원, 호주 산불 지원 등 활동을 진행했다"며 "앞으로는 사회적 공헌활동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HMM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중에서 
HMM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일부 내용 [사진=HMM 홈페이지]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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