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아메리카" 삼성전자 투자에 러브콜 보내는 미국..."환영인가 압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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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아메리카" 삼성전자 투자에 러브콜 보내는 미국..."환영인가 압박인가"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1.28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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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오스틴 등 투자설에 미국 언론보도 들끓어
미국, 전략적으로 중요한 반도체 제품을 본토에서 자체 생산해 국력을 강화해야 하는 의도
잇단 외신보도와 환영인사는 '압박'이란 해석도

미국이 삼성전의 미국 반도체 투자에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2일 한국의 삼성전자가 최대 170억달러(약18조8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 애리조나 혹은 뉴욕주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중이라고  22일(현지시간) 보도한 바 있다. 

특히 미국 오스틴 공장 증설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미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오스틴 공장 부근에 있는 10만4089㎡ 규모 토지를 지속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공장 인근에 매입해 둔 부지에 대한 용도 변경도 마쳤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28일 컨퍼런스콜에서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을 아낀 상황이다. 

이번 투자계획의 중요한 변수는 미국 연방정부가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할지에 달렸다. 대형 산업프로젝트의 경우 굿이어 시정부는 통상 세금 가면,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확충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삼성 미국 오스틴 공장 전경.
삼성 미국 오스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미국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가 시행하던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미국 내 생산 제품 우선 구매)와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미국 기업 생산 제품 우선 구매)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진출한다고 하더라도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지 않은 품목은 수출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에 최근 한국 기업들의 미국 현지 투자가 상당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전기차에 배터리를 납품하기 위해 현지에 공장을 짓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미국은 자국 반도체 생산력을 높이고 대만,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차세대 5G 스마트폰부터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핵심 기술에 필요한 전략적 부품을 확보할 글로벌 공급체인에 차질을 빚었다. 

보스턴컨설팅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아시아가 반도체 생산기지로 부상하면서 미국이 반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로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미국 내부에서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반도체 제품을 본토에서 자체 생산해 국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월 의회에서 국방수권법안에 반도체도 국가핵심 산업에 포함시키는 안을 통과시켰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할 중요한 공장을 미국 내에 설립하면 '미국 내 반도체 생산비중을 대폭 높이고, 공급체인도 강화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국의 국가적 차원에서 삼성전자에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오스틴 도시계획위원회 등은 오스틴 시의회에 이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삼성전자 공장 증설에 적극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텍사스주의 휴스턴시 외곽에 있는 포트 밴드 카운티의 한 판사는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립과 방문을 요청하는 손편지를 써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KP 조지 판사는 개인 트위터를 통해서도 "삼성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잇단 외신 보도와 환영 인사 등을 일종의 압박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작년 5월 대만의 TSMC가 120억달러 규모의 미국 애리조나 신설 투자 계획을 밝힌 것처럼 삼성전자도 이제 미국 투자를 결정지을 시점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불어난 현금보유액을 줄이고, TSMC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극자외선(EUV) 장비와 신규 공장 신설 등 파운드리 부문의 투자도 대폭 확대가 불가피하다. TSMC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미국 투자는 시간 문제라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 증설을 위한 유리한 카드를 미 측에서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며 "바이든 행정부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오스틴 공정 증설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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