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삼성전자가 '출고가 99만' 갤럭시S21 몸값 낮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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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삼성전자가 '출고가 99만' 갤럭시S21 몸값 낮춘 이유는?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1.11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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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달 공개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1, 출고가 99만9000원으로 알려져
- 전작 갤럭시S10보다 저렴…해상도 낮추고 평면 디스플레이 사용
- 후면 케이스로 플라스틱 활용, RAM 스펙 하향, SD카드 슬롯 제외 등으로 단가 낮춰
자료 : 업계 추정치

이번 달 출시를 앞둔 갤럭시S21의 출고가가 100만원 이하로 책정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1의 몸값을 낮춘 이유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1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1'의 출고가는 99만900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 세대인 갤럭시S20의 출고가(124만8000원)와 비교하면 24만원 넘게 몸값을 낮춘 수준이다.

플러스 모델은 119만9000원, 울트라 모델의 가격은 145만원으로 정해졌다. 마찬가지로 이전 플러스 모델(135만3000원)과 울트라 모델(159만5000원)보다 저렴하다. 다만 512GB의 대용량 울트라 모델은 160만원에 별도 출시된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출고가가 100만원 이하로 내려간 경우는 지난 2018년 갤럭시S9(95만7000원) 출시 이후로 처음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출시한 갤럭시S7 이후로 계속 갤럭시S 시리즈의 출고가를 상승시켜 왔는데, 이번 갤럭시S21 출시를 계기로 추세가 바뀌게 됐다.

삼성전자의 가격 인하 전략은 지금까지 유출된 갤럭시S21의 정보를 통해 이미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 바 있다.

해상도 낮추고 평면 디스플레이로 회귀

우선 갤럭시S21·플러스 모델은 FHD+(2400×1080)의 해상도를 지원한다. 전작인 갤럭시S20의 QHD(3200x1440) 해상도보다 낮다.

해상도를 낮춘 가장 유력한 이유로는 주사율이 꼽힌다. 전작인 갤럭시S20은 발열 문제로 QHD가 아닌 FHD+ 이하 모드에서만 최대 120Hz의 주사율을 지원했다. 이번 갤럭시S21 기본·플러스 모델 역시 원활한 120Hz 구동을 위해 처음부터 해상도를 낮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울트라 모델에서 처음으로 저전력 LTPO(저온 다결정산화물) 디스플레이를 자사 최초로 적용한 바 있는데, 이번 갤럭시S21 시리즈에서도 울트라 모델에만 해당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기본 모델·플러스 모델에는 TLPO의 하위격인 LTPS(저온 다결정실리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LTPO는 LTPS의 일부 트랜지스터를 옥사이드로 바꿔 누설전류를 차단한 디스플레이다. 뛰어난 효율로 LTPS보다 전력 소모를 낮춰 120Hz 이상의 고주사율을 안정적으로 구동시킬 수 있다.

다음으로 갤럭시S21 기본·플러스 모델은 이전 플래그십에서 쓰여 온 엣지 디스플레이 대신 평면 디스플레이를 채택한다. 엣지 디스플레이는 모서리 부분을 휘게 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일종으로, 평면 디스플레이보다 공정 과정이 복잡하고 생산 단가가 비싸다.

엣지 디스플레이의 단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스크린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엣지 디스플레이의 모서리 부분이 손과 닿아 입력이 잘못된다는 불만이 소비자들에게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강윤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 팀장 역시 이전 갤럭시노트10 언팩 행사장에서 "상당 수의 소비자들이 엣지 디스플레이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후 출시된 갤럭시노트20 기본모델과 갤럭시S20 FE 모델에서 평면 디스플레이가 채택되기도 했다.

갤럭시S21 시리즈로 추정되는 렌더링 이미지. [사진=윈퓨처]

유리 대신 플라스틱 후면 케이스…SD카드 슬롯도 제외

갤럭시S21 기본 모델의 후면에는 유리 대신 글라스틱 소재가 사용된다. 글라스틱은 쉽게 말해 유리의 광택과 촉감을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한 강화 폴리카보네이트(열가소성 플라스틱)이다. 글라스틱은 유리 소재에 비해 생산 단가가 낮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지 못한다. 

이에 삼성전자는 갤럭시S5 부터 갤럭시S20 시리즈에 이르는 플래그십에 유리 후면 케이스를 적용해왔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 후면을 다시 글라스틱으로 처리한 데 이어, 갤럭시S21 기본 모델에도 같은 소재를 사용할 예정이다.

울트라 모델을 제외하면 후면 카메라의 성능 향상도 없을 전망이다.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갤럭시S21 기본·플러스 모델은 64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각각 광학 3배·10배 줌을 지원하는 1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2개를 장착한다. 전작인 갤럭시S20과 동일한 카메라 스펙이다.

갤럭시S21 기본·플러스 모델의 램(RAM)은 8GB로, 전작 갤럭시S20의 국내 모델들이 모두 12GB인 것과 비교하면 하향된 수준이다. 저장 공간은 128GB·256GB로 전작과 동일하다.

전작까지 꾸준히 탑재되던 SD카드 슬롯도 갤럭시S21의 모든 모델에서 제외돼 대용량 저장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충전기·이어폰을 기본 제공하지 않을 전망이다.

갤럭시S21이 이처럼 몸값을 낮춘 이유는 무조건적으로 고스펙을 지향하기 보다 적정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성능이 전체적으로 상향되다보니 소비자들도 최신형의 고성능 제품만을 고집하지 않게 됐다. 성능이 흥행을 보증하는 것은 아닌 셈"이라며 "이러한 경향과 갤럭시S21의 전략이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고가 전략을 선택한 갤럭시S20는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다. IT 전문 외신 샘모바일의 지난해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S20의 판매량은 전작인 갤럭시S10 시리즈 대비 60~7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21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고, 가격도 확정되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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