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30일 신년사를 통해 시장의 자율원칙이 견고히 보장되어야 하며 추가적인 규제 입법 추진사항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새해에도 코로나19가 상당 기간 지속되고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도 강화될 가능성이 있어 기업들이 느끼는 애로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더욱이 국내 정책환경은 기업 활동에 부담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산업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몇 년간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급격한 경영환경 악화에 더해, 지난해 상법, 공정거래법, 노조법 개정안 등 기업의 경영활동을 제약하는 법안들이 무더기로 입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욱 악화되는 환경 속에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위축되고 민간 부문의 경제 활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손 회장은 "이처럼 어려워져 가는 경영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민간 경제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일이 선결되어야 할 과제"라며 "무엇보다 민간 경제 주체들의 창의와 혁신을 촉진하는 ‘시장 자율 원칙’을 견고히 보장하여, 강력한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해에는 민간의 경제주체들이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안정적인 제도 환경’을 뒷받침해주는 것에서부터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의 출발점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세계 각국의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경쟁국들의 경제정책 변화와 글로벌 스탠다드를 고려하여 우리 기업들이 최소한 동등한 수준의 경쟁 여건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에서 깊이 살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기업의 창의적 경영활동에 장애가 되는 규제는 대폭 완화되어야 하며, 우리도 경쟁국들이 기업의 조세부담을 완화하는 추세를 감안하여 경쟁력 있는 기업 세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손 회장은 "집단소송 도입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강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추가적인 규제 입법 추진 사항에 대해서는 상당한 시간을 가지고 산업·경제적 영향 등을 고려하여 신중히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후적으로 제재를 강화하는 방식만으로는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확립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대응 여력이 취약한 중소·영세기업에게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히고 기업 생태계의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연말부터 국회에서 심의 중에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경우 재해 예방을 위한 국가의 노력이 먼저 적극적으로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울러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상법, 공정거래법, 노동조합법에 대해서도 후속적인 보완 입법을 강구하여 기업들이 최소한의 대응 여력이라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적 배려를 당부했다. 
  
추가적으로 손 회장은 "지난해에는 노조법 개정과 고용보험 적용확대 등 사회안전망 확충과 근로자 권리 강화가 우선적으로 처리된 만큼, 앞으로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노동시장 경직성을 해소하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지금 우리 경제는 산업구조의 재편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반도체, Mobile phone, 5G, Bio와 Health care 분야, 전기차, 수소차 그리고 인공지능 등 신산업 분야가 확대되고 있으며 우리 기업들이 활발히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행히 우리는 혁신과 창의 분야에서 발휘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환경만 잘 조성되면 세계 경제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나라임을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또 "올 한 해도 경총은 민간의 경제 활력을 제고하고 경제주체 간의 협력을 통한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토대를 일궈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밖으로는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 환경을 폭넓게 조망하고, 안으로는 기업경쟁력과 연관된 규제, 산업, 노동 환경에서부터 기업과 경제문제에 대한 국민적 인식에 이르는 다양한 개선 사항들을 면밀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