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회장, '연임 징크스' 피할 수 있을까...최순실 변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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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회장, '연임 징크스' 피할 수 있을까...최순실 변수 주목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2.1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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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은 역대 KT 회장들의 '연임성공 후 중도사퇴'라는 징크스를 피해 갈 수 있을까.

KT는 2002년 5월 정부지분 완전매각으로 민영화 된 후 현재까지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등 4명의 민영 회장들을 거쳤다.

연임의사를 밝혔다가 스스로 중도사퇴한 민영 1기 이용경 사장을 제외한 남중수, 이석채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으나 횡령, 배임, 뇌물 등의 혐의에 휘말리며 모두 두 번째 임기 도중 사퇴했다. 

업계에서는 KT 회장의 연임성공-검찰조사-중도사퇴가 징크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황 회장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조사를 받을 수 있어 징크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황 회장은 최순실 씨의 측근인 차은택 씨의 지인을 광고팀에 채용하고, 최씨와 차씨가 주도해 설립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몰아준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이 불거지자 연임이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도 일부 존재했으나 업계의 관측대로 황 회장은 무난히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4400억원을 올리는 등 그간의 경영성과가 뚜렷하고, 어지러운 시국에 새로운 회장 후보를 물색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황창규 회장이 연임되며 KT회장 연임후 중도사퇴 징크스가 또다시 이어질지가 업계의 관심사중 하나"라고 말했다.

게다가 민영화 이후에도 KT 회장직은 정권의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국민연금이 KT 지분의 10%를 소유하고 있는 등 사실상 정부의 입김에 휘둘려 왔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최근의 탄핵 정국에서 벚꽃 대선이 성사돼 정권이 교체되면 전임 이석채 회장의 경우처럼 사퇴종용설이 흘러나올 가능성도 있다. 탄핵이 기각된다 해도 황 회장의 임기중인 내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 

황 회장이 남중수, 이석채 전 회장의 전례로 만들어진 KT 징크스를 깨고 두 번째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남중수 전 회장은 2005년 8월19일 KT 회장으로 취임한 후 2008년 2월에 연임에 성공했다. 남 회장의 임기는 2011년 까지였으나 취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납품업체로부터 하청업체 청탁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받고 인사청탁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남 전 회장은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연임 성공 후 1년이 채 못돼 회장직을 내려놔야 했다. 

남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이석채 회장이 2009년부터 KT를 이끌었다. 이 회장 역시 2012년 무리없이 연임에 성공했으나 130억원대의 횡령,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회장은 'OIC랭귀지비주얼'과 '사이버MBA' 등의 주식을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사들여 103억5000만원 상당의 손해를 회사에 끼친 혐의와, 임원들에게 상여금 명목으로 27억5000만원을 지급한 뒤 돌려받아 경조사비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로 지목되던 이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청와대의 사퇴 종용설 등에 시달렸으나, 기자간담회까지 열며 임기를 채울 것을 공언했다. 

하지만 이 전 회장도 연임 이후 1년 반만에 KT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 전 회장은 2심에서 횡령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만약 황창규 회장이 징크스를 깨고 두번째의 임기를 무사히 마친다면, 3년+3년의 임기를 모두 채우는 첫번째 민영 KT 회장으로 기록되게 된다. 하지만 황 회장도 중도사퇴의 길을 걷는다면, KT회장의 연임 징크스는 계속될 전망이다. 

민영화 당시 사장이었던 이상철 사장은 2001년 1월1일 KT사장으로 임명됐고 2002년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부임했다. 

민영 1기 사장을 지낸 이용경 사장은 2002년 8월부터 2005년8월까지 3년의 임기를 마치고 연임을 노렸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KT 사장후보 공모에서 사퇴했다.

이후 남중수, 이석채 회장은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했으나 두 번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사퇴했다.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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