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대 기업 임원과 직원 임금격차 "더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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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대 기업 임원과 직원 임금격차 "더 벌어졌다"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12.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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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 주요 300大 기업 미등기 임원과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 인건비 및 평균 보수 분석
올 3분기 대기업 평균보수, 임원 2억 5800만원 VS 직원 5400만원 
임원과 직원 1인당 임금 격차, 작년 3분기 4.4배→올 동기간 4.7배로 더 벌어져
올 3분기 임직원 인건비 상위 10곳 중 7곳 인건비 다이어트…삼성전자 인건비 늘려 눈길

국내 주요 300대 기업이 올 3분기까지 미등기 임원(임원) 한 명에게 지급한 평균 보수는 2억 5800만 원 수준으로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직원) 5400만 원보다 4.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는 작년 동기간 4.4배 차이보다 더 벌어졌다. 또 임직원에 지출된 인건비 규모가 큰 상위 10곳 중 7곳은 코로나19 등으로 작년 3분기 대비 올 동기간에 인건비를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결과는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대표이사 김혜양)가 ‘국내 주요 300대 기업의 최근 2년 간 3분기 인건비 및 평균 보수 변동 현황 분석’ 결과에서 도출됐다고 15일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군은 15개 업종별 매출 상위 20곳씩 총 300개 상장사이고, 각 년도별 3분기(1~9월)까지 지급한 인건비 현황 기준이다. 인건비 금액은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각 기업 정기보고서를 참고했다. 조사 대상 임원은 미등기 기준이고 CEO를 포함한 사내·외 등기이사는 본 조사에서 제외했다.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 보수는 정기보고서에 명시된 임직원 전체 인건비에서 임원에게 지급한 금액과 인원을 뺀 금액으로 별도 계산했다. 임직원 숫자도 휴직 등으로 보수를 받지 않은 인원은 제외하고 평균 보수 산출에 적용되는 실질 인원을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올 3분기까지 300대 기업에서 임원과 직원에게 지출한 인건비는 총 55조 7831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간 55조 8676억 원보다 844억 원 줄어든 금액이다. 임원과 직원으로 따로 구분해 살펴보면 상황은 엇갈렸다. 직원 인건비는 53조 7450억 원에서 53조 5493억 원으로 1957억 원 감소한 반면 임원 보수는 2조 1226억 원에서 2조 2338억 원으로 1112억 원 늘어 대조를 보였다.

올 3분기 기준으로 임직원에게 지급한 총 인건비 금액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전자’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작년 3분기 때 임직원에게 6조 7871억 원이나 되는 비용을 인건비로 지출했는데, 올 동기간에는 7조 4332억 원으로 1년 새 6461억 원(9.5%)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 1조 3180억 원에서 1조 3639억 원으로 459억 원, 포스코 1조 2606억 원에서 1조 2982억 원으로 376억 원 수준으로 인건비가 증가했다.   

이와 달리 인건비 규모가 큰 상위 10곳 중 7곳은 인건비 규모가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3분기 정기보고서에 의하면 SK하이닉스는 지난 해 2조 6200억 원이던 임금 규모가 올 동기간에는 1조 9542억 원으로 6658억 원(25.4%↓) 감소했다. 대한항공도 1조 2245억 원에서 9653억 원으로 1년 새 2591억 원(21.2%↓) 줄었다. LG디스플레이 1513억 원(9.7%↓), 케이티 551억 원(3.8%↓), 현대차 113억 원(0.3%↓), LG전자 43억 원(0.2%↓) 순으로 인건비가 낮아졌다.   

작년 3분기 대비 올 동기간에 300개 기업에서 인건비가 떨어진 것은 고용 인원과 연광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 인원이 감소하면서 인건비 규모도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실제 조사 대상 300대 기업의 작년 3분기 직원 숫자는 98만 4409명이었는데 올해는 97만 4450명으로 불과 1년 만에 9959명이나 회사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기업의 꽃인 임원 자리도 100곳 넘게 사라졌다. 작년 3분기 당시 8775명이던 임원은 올 동기간에는 8627명으로 148명이나 되는 임원 책상이 없어진 셈이다.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는 1년 새 더 벌어졌다. 300대 기업의 올 3분기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5496만 원으로 작년 동기간보다 36만 원(0.6%↑)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임원 한 명당 받은 평균 임금은 2억 4189만 원에서 2억 5894만 원으로 1705만 원(7%↑) 많아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원과 직원 간 평균 보수는 작년 3분기 기준 4.43배 격차에서 올 동기간에는 4.71배로 더 벌어졌다. 대기업에서 임원이 되려는 이유 중 하나로 설명될 수 있는 대목이다. 

올 3분기 기준 임원 평균 보수 상위 TOP 10 중에서도 ‘메리츠증권’이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의 경우 올 3분기 보고서 기준 미등기 임원 수는 38명인데 이들에게 지급한 인건비 규모는 319억 원이었다.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8억 4210만 원으로 조사 대상 300곳 중 가장 많았다.   

이어 엔씨소프트(6억 5020만 원), 삼성전자(5억 6990만 원)도 올 3분기까지 평균 5억 원 이상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SK하이닉스(4억 8270만 원), 포스코케미칼(4억 7790만 원), LG생활건강(4억 7200만 원), SK텔레콤(4억 5560만 원), 포스코(4억 5100만 원), GS건설(4억 3670만 원), LG전자(4억 3060만 원) 순으로 임원 평균 보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 역시 ‘메리츠증권’이 차지했다. 이 회사의 직원 평균 보수는 1억 1970만 원으로 1억 원을 넘겼다. 9000만 원 넘는 곳도 4곳이나 파악됐다. 삼성증권(9490만 원), NH투자증권(9430만 원), SK텔레콤(9060만 원), 미래에셋대우(8930만 원)가 이들 그룹에 속했다. 이어 코리안리(8540만 원), 유안타증권(8340만 원), 카카오(8200만 원), 롯데정밀화학(7940만 원), S-Oil(7890만 원) 순으로 높았다. 

업종별 임원과 직원 평균 보수도 편차가 컸다. 임원 보수가 높은 업종은 전자(4억 5838만 원), 정보·통신(3억 5704만 원), 금융(2억 8184만 원), 무역·유통(2억 6865만 원), 철강(2억 3634만원), 석유·화학(2억 2778만 원) 등이 평균 2억 원 이상 됐다. 기계(1억 1829만 원), 운수(1억 2461만 원), 패션(1억 3403만 원), 고무·플라스틱(1억 3464만 원), 제약(1억 3911만 원) 업종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했다. 건설(1억 8365만 원), 자동차(1억 7901만 원), 시멘트·광물(1억 7303만 원) 업종의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도 2억 원을 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 평균 보수는 금융 업종이 6707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자(6226만 원), 정보·통신(6026만 원) 업종이 올 3분기에만 6000만 원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그 다음으로 철강(5978만 원), 자동차(5913만 원), 석유·화학(5827만 원), 건설(5588만 원), 기계(5261만 원) 업종은 평균 5000만 원 이상 6000만 원 미만으로 조사됐다. 무역·유통(3699만 원), 식품(3775만 원), 패션(3933만 원), 운수(4268만 원), 고무·플라스틱(4488만 원), 제약(4729만 원), 시멘트·광물(4764만 원) 업종 등은 5000만 원 미만이었다. 

임원과 직원 간 보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곳은 전자 업종으로 7.36배나 차이 났다. 무역·유통도 7.26배로 임원과 직원 간 보수 격차가 큰 편에 속했다. 이어 정보·통신(5.93배), 식품(4.41배), 금융(4.2배) 업종 등은 4배 이상 벌어졌다.    

반대로 기계 업종은 2.25배로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가 가장 적었다. 운수(2.92배), 제약(2.94배)업도 3배미만 수준으로 낮았다. 이외 고무·플라스틱(3배), 자동차(3.03배), 건설(3.29배), 패션(3.41배), 시멘트·광물(3.63배), 석유·화학(3.91배), 철강(3.95배)로 3배 이상 4배 미만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통상적으로 기업은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 고용 인원을 줄이고 인건비를 절감해 위기를 극복 하려는 경향이 짙다”며 “올해와 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전자를 필두로 한 IT와 증권 업종 등은 오히려 인건비를 늘렸지만 유통, 운수 업종 등은 고용 인원과 인건비를 줄여 위기를 극복하려는 흐름이 강해 업종 간 임원 및 직원에게 돌아가는 임금에 대한 빛과 그림자도 더욱 선명하게 갈렸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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