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내년 3월 임기만료 지성규 하나은행장...연임 위한 그의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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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내년 3월 임기만료 지성규 하나은행장...연임 위한 그의 과제는?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0.12.11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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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저금리 환경,코로나19 충격 잘 극복
- 디지털 기반구축, 사모펀드 사태 재발방지 체질 변환 과제
지성규 하나은행장[사진=하나은행]
지성규 하나은행장[사진=하나은행]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지성규 하나은행장의 연임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초저금리 환경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잘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금감원 라임펀드 제재심이 늦춰져 연임에 한발 다가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디지털 기반 은행으로의 전환, 연이은 사모펀드 사태 부담 수습, 고객 신뢰 회복 등의 난제가 기다리고 있어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조 654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 7.6% 감소한 것으로, 지난해 주요 일회성 이익인 명동 사옥 매각 이익이 소멸된 영향을 받았다. 분기순익은 591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18% 감소했다.

그러나, 저금리 환경과 코로나19 충격 등 최악의 외부 환경 속에서도 비대면 채널의 영업기반을 확대해 가며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는 비은행계열사들의 약진에 힘입어 3분기 누적 순익은 2조 106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2%(650억 원) 증가했다.

지 행장은 취임 첫 해인 2019년 최대실적을 거두며 하나은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19년엔 순이익 2조1565억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3.4% 늘어난 결과로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2015년 통합해 출범한 이후 최고 실적이었다.

지난 2001년부터 약 15년 동안 해외를 누비며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지성규 행장은 임기 2년 동안 하나은행의 디지털 전환과 해외사업에서 진전을 이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행장은 올해 7월 서울시와 협력해 ‘원큐 애자일랩 글로벌센터’를, 포항공과대학교-한국과학기술원과 협력관계를 맺으며 ‘테크핀 산학협력센터’를 세워 혁신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동시에 앞으로 3년 동안 3000억원 규모로 스마트공장 등을 지원하는 저금리 대출 우대상품을 제공한다. 

또, 지난 8월 새 송금서비스와 얼굴인증 등을 담은 ‘뉴 하나원큐’를 선보인 데 이어 전세자금대출의 한도와 금리를 비교할 수 있는 ‘스마트상품 추천’서비스도 제공하며 디지털 전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같은 노력에 힘입어 하나원큐를 통한 대출잔액은 지난해 7월 366억 원에서 2020년 7월 3312억 원으로 9배 이상 증가했다.

아울러, 해외사업에서 진전을 이뤄 중국 법인과 인도네시아 법인은 올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법인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576억원으로 1년 전보다 299% 증가했고, 인도네시아 법인도 1년전 보다 90% 증가한 순이익 353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베트남 BIDV(베트남개발은행)가 발행한 신주 약 6억330만 주를 1조148억 원 규모로 인수해 지분 15%를 획득하며 베트남시장개척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기업금융 위주인 BIDV의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향후 하나금융그룹 관계사들과 다양한 협업을 통해 사업기반을 함께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지 행장은 하나은행을 전통 은행에서 데이터 기반의 정보회사로 탈바꿈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시중은행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경기 둔화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기업들의 실적 하향세 등으로 갈수록 어려운 영업환경이 벌어지고 있다. 또, 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지속적으로 해외에서 영업기반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한편, 지 행장은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 펀드 손실사태를 겪었고, 올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디스커버리펀드 등 환매중단 사태에도 연관 되어 있어 금융소비자 보호의 큰 과제를 떠안고 있다. 

지난해 부터 고객 보호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고객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금융상품의 완전판매를 위해 ‘투자상품 리콜제’를 도입했으며 영업부문 핵심성과지표(KPI)에 고객만족 항목을 새로 만들어 불완전판매 예방,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평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펀드관련 검사를 받고 있다. 은행들은 라임펀드를 우리은행 3577억원, 신한은행 2769억원, 하나은행은 871억원의 펀드를 판매했다.

업계에서는 당초 이달 착수로 예정됐던 금감원 제재심 기한이 내년 2월로 미뤄지면서 연임 여부 결정 시점이 징계 통보 예상 시기보다 앞서 거취에 대한 불확실성은 어느정도 해소됐다는 평가다.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주주총회나 이사회 시기가 징계 통보 예상 시기보다 앞선 탓에  연임을 결정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 행장은 성과면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잘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며 "감독당국의 제재심도 늦추어진 만큼 연임에도 긍정적이다. 다만, 사모펀드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은행의 체질을 바꾸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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