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회장 후보 4명 숏리스트에서 양종희 KB손보 사장 왜 빠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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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회장 후보 4명 숏리스트에서 양종희 KB손보 사장 왜 빠졌나?
  • 박종훈 기자
  • 승인 2020.09.0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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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인, 이동철과 함께 KB 내 '61년생 트리오', 2017년 숏리스트 중 1인···코로나19 선방 불구
▲ 양종희 KB손보 사장
▲ 양종희 KB손보 사장

 

KB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후보 4인의 숏리스트를 확정한 가운데, 지난 2017년 포함됐던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이 누락된 연유가 회자되고 있다.

KB금융그룹 회추위(위원장 선우석호)는 지난 8월 28일 회의를 열고, 윤종규 현 회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허인 KB국민은행장 등 내부인사 3인과 외부인사로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등 4인의 숏리스트를 확정했다.

KB금융그룹 이사회 관계자는 “회장 최종 후보자군(Short List)으로 선정된 내부 후보자들은 모두 그룹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경험을 충분히 쌓았고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내부에서 체계적으로 육성된 인물들이며, 외부 후보자 또한 국내 유수 금융회사의 은행장 등 CEO급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이들을 상대로 16일 인터뷰를 진행, 심층 평가를 실시할 계획. 회추위는 재적위원 2/3 이상의 득표를 얻은 이를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확정한다.

지난 2017년 회장 인선 때와 마찬가지로 내부인사로 숏리스트 후보로 유력시됐던 양종희 KB손보 사장은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허인 KB국민은행장과 함께 '61년생' CEO 중 한 명이다.

지난 1989년 KB국민은행이 입행한 이후 2016년부터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KB금융그룹이 KB손해보험의 전신인 LIG손해보험을 인수한 후 첫 KB출신 사장으로 2017년, 2018년, 2019년 각각 1년 임기로 세 차례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앞서 언급처럼 2017년 KB금융지주 확대지배구조위원회가 KB금융그룹 회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윤종규 현 회장,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과 함께 최종후보 3인 중 한 사람이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김옥찬, 양종희 사장이 최종 인터뷰를 고사하면서 윤종규 회장이 연임을 확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관상 70세 이후 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윤종규 현 회장이 3연임을 하게되면 마지막 임기일 것"이라며 "KB금융그룹 계열사 CEO들 사이에서 윤 회장의 3연임을 '추대'하려는 경향이 짙은 점을 감안해볼 때 회추위가 연락했다면 양사장이 사양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2017년 회장 선임 과정처럼, 내부인사들이 최종 인터뷰 고사 등으로 자연스럽게 윤종규 회장의 단독 추천을 만들어줄 수 있는 상황이란 얘기.

하지만 양종희 사장이 빠지고, 외부인사인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거명된 것에 대해 "점수에서 판가름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올 1분기 실적이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를 추리는 데 영향을 미쳤을 거란 추측도 거론된다.

KB손해보험의 2020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772억원으로 전년동기 754억원 대비 2.4% 증가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선방'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당기순이익 기준 작년 4위에서 올해는 5위에 그쳤다.

2019년 당기순이익 기준 손보사의 실적 순위는 삼성화재 2308억원, DB손보 992억원, 현대해상 773억, KB손보 754억원, 메리츠화재 658억원이었으나, 올해는 1분기 메리츠화재가 1076억원을 기록하며 3위로 치고 올라간 것.

비록 차기 KB금융그룹 회장 숏리스트에서 누락됐지만, 양종희 사장의 향후 거취는 KB금융 내부만이 아니라 금융권 전반에서 관심사다.

양 사장은 이미 지난 2017년 당시부터 차기 KB국민은행장 1순위로 거론되기도 했다. 특히 윤종규 현 회장이 3연임을 굳히면, 신임이 두터운 양 사장을 중용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양종희 사장은 과거 윤종규 회장의 KB국민은행 부행장 시절 함께 근무한 바 있다. 윤종규 회장이 KB금융지주 부사장 시절에는 전략기획부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KB손해보험 사장을 세 차례 연임했다는 점도 윤 회장의 양종희 사장에 대한 신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 중 하나다. 특히 보험업 경력이 없는 가운데, 구 LIG손보와 KB금융의 '캐미'를 이끌어낸 것은, 윤종규 회장의 친정체제를 다진 양종희 사장의 공로란 평가가 다수다.

앞서 언급처럼 윤종규 현 회장이 3연임을 이어간다는 가정 아래, 양종희 사장의 거취는 두 가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우선 현직의 유지다.

국내 톱 5위권의 KB손보이지만, 보다 내실있는 경영과 안정적 리더십으로 위상을 더 키워보자는 복안이다.

특히 국내 주요 금융지주가 핵심 계열사인 은행에 편중된 경향이 심한 것을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양 사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세 차례의 경험이 있지만, CEO의 다연임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예상이다.

다른 하나의 가능성은 계열사 CEO의 물갈이 중에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장을 포함해 계열사 대표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다.

특히 KB금융 회장직이 '외풍'이 심한 자리라고 하지만, 내부인사 중 차차기 회장직에 가장 가까이 자리한 인사는 최대 계열사인 KB국민은행장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박종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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