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참마속’으로 분위기 쇄신 나선 신동빈, ‘뉴 롯데’ 속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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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참마속’으로 분위기 쇄신 나선 신동빈, ‘뉴 롯데’ 속도 높인다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0.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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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롯데그룹 실적 부진에 황각규 등 최고위급 인사 교체로 책임 경영
동종 기업에 비해 코로나19 이후 실적 더 부진... 식음료에서도 홀로 하락
롯데지주 조직 축소, 현장에 무게... ‘위드 코로나’ 시대 맞춘 변화 꾀할 듯
지난해 롯데 오산 인재개발원 건설 현장을 함께 찾았던 신동빈 롯데 회장(오른쪽)과 황각규 부회장(왼쪽).
지난해 롯데 오산 인재개발원 건설 현장을 함께 찾았던 신동빈 롯데 회장(오른쪽)과 황각규 전 부회장(왼쪽).

 

신동빈 롯데 회장의 위기의식과 판단은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빠르고 과감했다.

지난 13일 롯데그룹은 롯데지주와 몇몇 계열사의 고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연말 정기 인사가 아닌 시기에 임원 인사가 실시된 것을 넘어 신동빈 회장의 오른팔로 불렸던 황각규 부회장의 퇴진이 결정되자, 재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해졌다.

이번 인사에 대해 롯데그룹은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그룹의 생존과 미래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변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용퇴한 황각규 롯데 부회장의 마지막 공식 행사였던 롯데액셀러레이터 온라인 데모데이 때의 축사 모습.
지난 13일 용퇴한 황각규 롯데 부회장의 마지막 공식 행사였던 롯데액셀러레이터 온라인 데모데이 때의 축사 모습.

 

롯데의 이번 비정기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40년간 롯데를 지켜온 황각규 부회장의 퇴진이다. 황 부회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고 새로운 리더와 함께 그룹의 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황 부회장은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은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번 인사를 두고 코로나19로 인해 롯데그룹의 위기감이 오히려 희석되는 것을 경계해 내린 신동빈 회장의 ‘읍참마속’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즉 롯데의 위기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진행됐으나, 코로나19라는 거대 외부 악재로 인해 다른 대기업들도 위기에 처하자, 마치 코로나19가 롯데 위기의 모든 원인인 것처럼 생각하는 분위기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가 아니겠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오프라인 유통이 위기인 것은 매한가지지만 롯데쇼핑의 최근 실적은 경쟁기업인 신세계 이마트에 비해 더욱 부진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반사 이익을 얻고 있는 식음료기업들 중에 전년 대비 실적이 나빠진 곳은 롯데 계열이 유일하다시피 하다.

롯데지주의 새 대표이사로는 롯데하이마트 대표인 이동우 사장이 내정됐으나 당분간은 송용덕 부회장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우 신임 대표 내정자는 롯데하이마트를 성장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위기에 처한 유통분야에 대한 새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자신의 ‘뉴 롯데’ 구상을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시작이 자신의 최측근이었던 황 부회장의 퇴진과 롯데지주 역할 축소를 통한 현장성 강화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던 신동빈 회장이 자신의 오른팔까지 퇴진시키며 변화시킬 롯데의 모습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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