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약속', '180조 투자·4만명 고용' 초과 달성..."위기 뒤 기회, 초격차 경영"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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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약속', '180조 투자·4만명 고용' 초과 달성..."위기 뒤 기회, 초격차 경영" 통했다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8.14 0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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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바이오, 차량용 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 사업 육성
- 당초 삼성의 투자 계획 반신반의했던 분위기...'저력의 삼성' 평가
- 이재용 부회장, 글로벌 위기 속 '초격차' 전략 및 현장경영 18차례 등 앞장
- 국내 투자 130조원 약속 보다 7조원 초과 예상...시스템반도체 등 집중 투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공장 증설에 1.7조원…삼성전자, 반도체 평택 P3에 30조원 선제적 투자
- 코로나19 사태, '한국판 뉴딜' 정책, 수해 복구 등 국가 주요 이슈에서 삼성의 역할 빛나

“기업의 본분은 고용창출과 혁신투자로, 2년 전 약속을 꼭 지키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2월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밝힌 말이다.

2년 전 삼성의 약속은 “앞으로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발표였다. 

삼성전자는 2018년8월8일,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은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 이외에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바이오, 차량용 전자장비(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 사업을 육성한다고 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의 직간접 압박이 작용했지만 삼성의 계획은 당초 예상 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였다. 일반 대중은 물론 삼성 직원들 마저 과연 가능할까 의문부호가 남겨질 정도의 파격적 투자 및 고용 계획이었다. 

우선 3년간 180조원 투자는 당초 100조원 예상을 뛰어넘었다. 삼성전자가 3년간 벌어들이는 영업이익 대부분을 재투자하겠다는 의미였다. 고용 계획 4만명도 당초 3년간 2만~2만5000명 채용을 훨씬 초과했다. 

그렇다면 2년이 지난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얼마나 약속을 지켰을까?

삼성전자는 13일 자사 홈페이지 뉴스룸에 "삼성, 국내 130조 투자목표 초과 달성…‘미래사업·상생’ 순항"이라는 제목으로 2년 전 약속에 대한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의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진행 결과를 살펴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기 MLCC 사업장에 방문해 개발 및 생산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미국-중국 무역분쟁 등 최악의 글로벌 환경 속 투자·고용 확대

삼성은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신(新)산업 육성을 위해 총 180조원 규모의 투자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지 2년을 맞았다"며 "지난 2018년 8월 ‘대한민국의 미래성장 기반 구축’을 주도하겠다는 취지로 발표한 이 계획에 따라 지난 2년간 대내외 불확실성과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투자와 고용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선정 발표한 ‘3대 중점 육성 산업’인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삼성은 민간 투자를 주도하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대한민국 ‘미래먹거리’ 확보에 주역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중소 협력업체, 스타트업, 학계 등을 지원하는 등 ‘동행’ 철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뉴스룸

국내 투자만 130조 돌파…“약속하면 반드시 지킨다”

삼성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설과 연구개발(R&D) 등에 약 110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투자 규모를 더 확대해 3개년 목표치(약 180조원)에 차질 없이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투자의 경우 당초 목표인 약 130조원을 7조원 이상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3년간 국내에만 137조원이 투자되는 셈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는 우리 경제에 버팀목 역할을 든든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방문해 반도체 현황 등 설명을 듣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약속은 잇단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실행에 옮겨진 셈이다.

계열사별로는 ‘주력’인 삼성전자가 DS(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투자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 확실시된다. 부문별로는 특히 R&D 투자가 당초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신규 채용 4만명 달성도 무난…기업본분 일자리창출 총력

삼성의 신규 채용 규모도 지난해까지 3개년 목표치(약 4만명)의 80% 이상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 연말까지 목표치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존 채용계획에서 설정한 3년간 고용 예상치(2만~2만5천명)보다 무려 2만명 가량 많은 것이다.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기업의 본분’인 일자리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실천한 것이다.

소프트웨어 취업 준비생들과 인증샷 사진을 찍는 이재용 부회장

이와 별도로 고용노동부와 함께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는 ‘삼성 청년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는 지금까지 2천250명이 선발됐으며, 오는 2024년까지 총 5천억원의 운영 비용을 투입해 1만명의 수료생을 배출할 예정이다.

특히 1,2기 수료생 1천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조기 취업에 성공해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가 육성 ‘3대 중점 산업’에도 적극 투자

삼성은 정부가 지난해 4월 ‘중점 육성 산업’으로 선정한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등 3대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투자와 고용에 나서면서 우리 경제의 신성장 동력을 구축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작년 10월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협약식에서도 "약속했듯 차세대 핵심 대형 디스플레이에만 13조원 이상을 투자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투자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러한 의지에 힘입어 삼성은 정부가 중점 육성 산업에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한국판 뉴딜' 성공은 삼성의 역할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박수를 치는 모습

시스템 반도체 투자 올해까지 26조…불확실성 돌파 의지

삼성은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로 올라선다는 로드맵을 담은 ‘반도체 비전 2030’을 지난해 4월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도 선두주자로 나서겠다는 ‘청사진’이다. 시스템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 확충에 총 133조원(R&D 73조원, 시설 60조원)을 투자하는 동시에 전문 인력 약 1만5천명을 채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계획에 따라 삼성은 지난해부터 올 연말까지 약 26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투자 속도는 매우 빠르다는 평가다.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투자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 상반기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의 매출은 총 8조1천200억원으로, 반기 기준으로 처음 8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조7천900억원)보다 20%나 증가한 수치다.

세계 최대 바이오 공장 건설…올해 7월까지 1조8000억원 수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1일 인천 송도에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25만6천리터)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총 1조7천40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제4공장은 5조6천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2만7천명의 고용 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의 바이오 산업은 이처럼 선제적인 투자에 힘입어 올들어 본격적인 고속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11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에서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제4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11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에서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제4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1조7천887억원의 수주 실적(공시 기준)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전체(3천83억원)의 약 6배에 달하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약 51조원으로, 올 상반기에만 22조원 이상 늘었다.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 선도…글로벌 전장 사업 강화

삼성은 미래형 자동차 분야에서도 반도체 기술의 초격차를 토대로 글로벌 업체들과 공조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독일 아우디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엑시노스 오토 V9’을 공급했고, 올초에는 5G 기술을 적용해 공동 개발한 차량용 통신장비(TCU)를 독일 BMW의 신형 전기차 ‘아이넥스트(INEXT)’에 탑재하기로 계약했다.

이밖에 텔레메틱스용 모뎀, 이미지센서 분야에서도 BMW, 볼보, 현대모비스 등 글로벌 업체들로부터 수주에 성공하며 기술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좌)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신년 모임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5월 천안 삼성SDI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만난 데 이어 지난달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아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차 분야에서 삼성이 글로벌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행’ 철학 실천…인재제일·상생추구·사회난제 해결

삼성은 인재제일, 상생추구라는 경영철학 및 핵심가치와 연계해 CSR 비전 및 테마를 재정립, 청년실업과 양극화라는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해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이재용 부회장의 ‘동행(同行)’ 비전이 반영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함께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 피플(Enabling People)’이라는 비전 아래 전통적인 사회공헌은 청소년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중소기업 경쟁력 제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상생협력,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미래기술 육성)을 통해 호혜적 CSR 구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해 복구에 나선 삼성전자 직원들

삼성은 지난 2015년 경북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작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2018년부터는 지원 대상도 대폭 늘렸다.

이에 따라 2018~2019년 1천70여개사를 대상으로 스마트팩토리 지원 사업을 진행했으며, 올해는 사업의 내실화·고도화를 집중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022년까지 1천억원을 투입해 총 2천500개사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사내외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와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스타트업 과제 500개를 선정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지원 과제는 302개로, 총 500억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협력사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며 상생하는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201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반도체 우수협력사에 1천927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아울러 최저임금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협력업체에 3년간(2018~2020년) 약 4천500억원을 지원했다.

‘반도체 비전 2030’과 연계해 국내 팹리스 업체에 IP(지적재산권) 제공, 기술 교육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매년 1천억원 규모로 산학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하는 상황에서도 삼성이 대내외 악재를 딛고 투자·고용 약속을 초과 달성하고 있는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강한 의지와 리더십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강조하는 '초격차' 경영 전략과 현장경영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위기 뒤에 반드시 기회가 오게 돼 있으니 미래를 위한 투자는 멈춰선 안 된다"고 자주 언급해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사업장 방문 시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를 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경쟁자들이 따라오기 힘들 만큼의 큰 격차로 앞서간다는 의미로, 위기 속에서도 한 수 앞을 내다보는 대규모 투자와 기술 개발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월 시무식과 동시에 경기 화성 반도체연구소 방문을 시작으로 이달까지 총 18회에 걸쳐 국내외 주요 사업 현장을 찾았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글로벌 불확실성은 물론 '사법 리스크' 등 국내외 위기 속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한국판 뉴딜' 정책, 수해 복구 등 국가 주요 이슈에서 삼성의 존재감을 국민들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180조원 투자와 4만명 고용 약속을 지키는 삼성의 저력은 높게 평가할 만 하다"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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