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커펀치 “‘고스트 오브 쓰시마’로 고전 사무라이 영화 재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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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커펀치 “‘고스트 오브 쓰시마’로 고전 사무라이 영화 재현하고 싶었다”
  • 김형근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20.07.17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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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코리아(SIEK)에서 7월 17일 국내 정식 출시하는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슬라이 쿠퍼’ 시리즈와 ‘인퍼머스’ 시리즈의 개발사인 서커펀치가 제작에 참여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13세기 후반, 동쪽으로 영토를 확장하던 몽골 제국이 장군 코툰 칸을 앞세워 쓰시마(대마도)를 침공하고 이를 막으려던 사무라이들이 압도적인 무력 앞에 패배한 상황에서 시작되며, 유저는 침공에서 살아남은 사무라이인 사카이 진의 시점에서 몽골군을 물리치기 위한 저항의 여정을 경험할 수 있다. 

이 게임은 아름다운 환경과 독특한 게임 진행, 그리고 주인공을 영웅으로 만드는 대신 ‘인간이란 무엇이고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는 주제 의식 등으로 발매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아왔다. 

그렇다면 ‘고스트 오브 쓰시마’를 개발하면서 어떠한 점에 중점을 두었으며 유저들이 어떠한 부분을 경험하길 바라는지에 대해  주요 개발자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번 인터뷰에는 네이트 폭스(Nate Fox)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빌리 하퍼(Billy Harper) 애니메이션 디렉터가 참가했다.

* 인터뷰 내용 중에는 게임의 내용과 관련된 질문 또는 답변이 있을 수도 있음

Q1. 게임을 처음 접할 유저들을 위해 이 게임의 핵심 스토리 과정을 간략하게 이야기 한다면?

이 게임은 사카이 진이 사무라이와 고스트 사이에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유저 여러분들은 사무라이로 시작하지만 점차 고스트로서의 능력을 개발하며 새로운 플레이를 경험하게 됩니다. 주요 기술 역시 처음에는 일본도 검술, 궁술 등을 익히지만, 새로운 기술과 능력을 익혀나가고 도구를 활용하면서 적을 암살하는 플레이로 바뀌게 됩니다.

Q2. 게임플레이 중 ‘락온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아 카메라 무빙이 다소 불편했다. 이를 배제한 이유는 무엇인가? 

저희는 이번 게임을 만들면서, 고전 사무라이 영화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무라이 영화를 보면 적들의 칼들 사이에 있는 주인공 모습이 일반적이고, 이 때 여러 방향에서 공격을 받게 됩니다. 이 때문에 다수의 인물이 얽혀있는 상황에서 보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고 전황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 한 사람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락온 시스템’은 배제했습니다. 대신 전투 상황에서 주인공은 많은 적 중 한 명만 대치하도록 하고 적의 방향으로 스틱을 움직이면 이에 반응해 공격하는 식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Q3.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사무라이와 고스트(게임 내에서는 망령으로 표기)의 2가지 전투 스타일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전투 스타일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기도 하는 것인가?

이번 작품은 ‘진’이라는 사무라이가 점차 고스트로 변해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는 만큼 이야기의 갈래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단지, 고스트 스타일을 선호하게 되면, 검에 능한 사무라이보다 더 다양한 전투 경험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암살은 기본이고, 다양한 도구로 적을 교란시키는 등 기존의 사무라이 게임과는 다른 게임 플레이를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Q4. 게임을 진행하면서 게임의 사운드와 배경음악이 인상적이었다. 혹시 게임을 개발하며 사운드 팀에 특별히 요청한 부분이 있나? 그리고 개발 과정에서 좋아했던 음악이 있다면?

저희는 사운드와 배경음악을 통해 대마도라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도록 만드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여기에 쓰인 자연의 소리들은 일본의 스튜디오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되었으며, 이를 통해 그 장소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자 했습니다. 배경음악의 경우 평소에는 최소화하다가 매우 감정적인 순간들, 또는 게임의 중요한 장면에서 사용되어 그 순간을 강렬하게 느끼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좋아하는 음악으로는 여러 곡을 꼽을 수 있지만 그 중에서 현지화 팀의 구성원 한 명이 지은 하이쿠(일본 정형시의 일종으로 각 행마다 5, 7, 5음으로 구성되어있다.)를 바탕으로 사운드팀에서 노래로 만든 곡이 인간적인 느낌이 가득해서 좋아합니다. 또한 결말부에 사용되는 음악 역시 게임 진행의 상황에 따라 흘러나오면 감정이 격해지며 눈물이 나곤 했습니다. 유저 여러분들께서도 같은 경험을 하실 수 있었으면 합니다.

네이트 폭스(Nate Fox)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네이트 폭스(Nate Fox)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Q5. 전투 연출에서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했는데, 그 외에 또 참조한 영상물이 있나? 

많은 영상을 참조했고 그 중에 대표적으로 ‘13인의 자객’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 영화에 등장하는 대규모 전투 장면의 격렬함이 다른 정통 사무라이 영화와는 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이러한 장면들을 주인공이 고스트로 거듭나는 여정에 담고자 했습니다.

Q6. 게임을 제작하면서, 이런 일본 특유의 세계관을 구현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들였나?

우선 이 게임은 미국인들이 개발한 만큼 저희 역시 일본의 세계관을 정확히 구현하는데 익숙하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일본의 문화, 세계관, 역사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각계의 전문가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그 시기의 건축, 언어, 문화, 종교, 검술까지 다방면으로 도움을 받아 이를 게임에 담고자 했습니다. 

당시의 이야기를 하나 하면, 모션 캡쳐 세션을 도와주던 분이 계신데, 저희가 녹화하는 부분을 보면서 가끔씩 “칼은 저렇게 뽑는 게 아니야”라고 지적하시고서는 직접 시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러한 분들의 조언 덕분에 보다 실감나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분들과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을 그분들 역시 보셨고, 이를 통해 저희가 제대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Q7. 몇 가지 퀘스트는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서만 나오기도 하는데, 이런 부분은 유저들이 보다 ‘진’의 여정에 몰입할 수 있게끔 만들기 위한 장치 중 하나인가?

그렇습니다. 이 게임은 단순히 ‘진’이 사무라이에서 고스트로 변화하는 과정만을 다루고 있는 ‘일대기’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실제로 진행 중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고결하고 명예로운 이들도 있지만, 욕심 많고 비열한 자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찾아다니며 경험하는 모험이야말로 진정한 재미라 할 수 있습니다.

빌리 하퍼(Billy Harper) 애니메이션 디렉터
빌리 하퍼(Billy Harper) 애니메이션 디렉터

Q8. 게임 진행 중 다양한 숨겨진 요소가 있는데, 의외로 찾기가 힘들었다. 이러한 숨겨진 요소들이 게임 플레이에 있어 무엇을 의미하나?

이 게임에는 저희가 의도적으로 숨긴 요소가 많은 편입니다. 실제로 사전 체험 동안 리뷰어 분들이 발견하지 못한 요소도 많습니다. 게임의 핵심은 메인 스토리를 토대로 하지만, 여기서 잠시 벗어나 호기심을 갖는 유저가 계신다면 그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애초에 저희가 만든 게임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지시하는 스타일을 그다지 따르지 않으며, 게임 내에서 각자의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습니다. 이 때문에 다양한 요소를 숨겨둔 것입니다.

Q9. 마지막으로 게임을 기다리는 한국 팬에게 마지막 인사를 부탁드린다.

저희는 팬 분들께서 이번 게임으로 각자 어떤 경험을 하실지 매우 기대됩니다. 저 역시 이런 경험을 꿈에도 해본 적이 없었던 만큼 이 게임을 통해 오픈월드를 누비면서 ‘사무라이’가 되는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것이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매우 궁금합니다. ‘고스트 오브 쓰시마’ 게임을 즐기며 저희가 구현한 대마도의 환경을 감상해주시고, 호기심 넘치는 모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발견해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김형근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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