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속 조용한 '만우절'... '펀 마케팅' 자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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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 속 조용한 '만우절'... '펀 마케팅' 자제 분위기
  • 이효정 기자
  • 승인 2020.04.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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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맞아 '재미있는 콘텐츠' 내놨던 유통업계...'튀는' 유머콘텐츠 '부담'
일각에서는 재치있는 제품 및 협업 마케팅 전개하기도

만우절을 맞았지만 유통업계는 조용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장난스러운 마케팅을 자제해야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만우절을 맞은 유통업계가 '펀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다. 

만우절은 매년 4월 1일로, 가벼운 거짓말이나 장난을 치며 노는 날이다. 유통업계에서 만우절은 평소 도전하지 못했던 가상 아이디어 제품을 내놓는 등 소비자의 반응을 체크해볼 수 있는 날로 여겨져왔다. 유머를 가미해 SNS 등지에 페이크 아이템을 선보이고, 반응이 좋을 경우 실제 제품 출시로 이어지는 등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전국민이 어려운 상황을 보내는 상황에서, 만우절 마케팅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으며 만우절 장난으로 인해 부정적인 결과를 낼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만우절 이벤트를 진행해왔던 농심, 팔도, 롯데주류, CGV 등 여러 기업들은 이번 만우절을 그냥 넘기겠다는 분위기다. 

농심 인스타그램 캡처.
농심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신라면 사탕 등을 선보였던 농심은 인스타그램에 '오늘 만우절 콘텐츠는 쉬어갑니다'는 문구를 올렸다. 농심 관계자는 "코로나 이슈로 무거운 상황이어서 장난스러운 마케팅 등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롯데주류 역시 이번 만우절은 쉬어가겠다는 분위기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웃음전달 등을 목적으로 한 만우절 마케팅은 자제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괄도네넴띤 등으로 만우절 이벤트 열풍을 만들었던 팔도 역시도 올해는 조심하자는 분위기다. 팔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조심하자는 분위기 속에서 만우절 이벤트는 이번에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거꾸로 콤보 등을 선보였던 CGV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놨다. CGV 관계자는 "코로나 극복을 위해 모두가 노력을 나누는 상황에서 이벤트 진행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무거운 분위기 속 일부 누리꾼들은 만우절 이벤트가 많이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재미있는 이벤트 등을 즐기며 코로나19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소비자의 의견이 제시돼 주목된다.

회사원 A씨는 "최근 재택근무를 하며 답답함을 느낀다. 온라인에서나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벤트가 여러 곳에서 열렸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우울한 분위기 속 재미있는 이벤트 전개를 통해 소비자들을 응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질러XBYC 육포팬티
질러XBYC 육포팬티

 

샘표가 전개하는 육포브랜드 '질러'는 BYC와 함께 '육포팬티'를 선보였다.

육포팬티는 질러와 BYC가 공동 구상한 제품으로, 몸을 감싸는 원단 소재를 진한 바비큐 특제소스에 재워 만든 ‘질러 육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질러 육포만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과 BYC의 기술력으로 탄탄하게 제작되었다. 

포인트 컬러로는 숯불에 직접 구운 ‘숯불레드’ 컬러를 채택해 파격적인 색감을 선보인다. 또 육포팬티의 깊은 숯불 향은 따로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될 만큼 육(肉)감적이며, 출출할 때 바로 먹을 수 있도록 기능성을 더했다. 단 침대 시트에 양념이나 냄새가 밸 수 있으니 유의하여야 한다.

육포팬티는 최근 Z세대가 기쁨에 환호할 때 사용하는 ‘#소리벗고팬티질러’ 라는 ’인싸 용어’ 에서 착안하여 만우절 이벤트로 깜짝 기획되었다. 이벤트 참여 방법은 질러 SNS에서 육포팬티가 필요한 이유를 댓글로 달면 되며, 추첨을 통해 30명에게 질러 육포와 BYC 팬티를 선물로 증정한다.

샘표 질러 홍보 담당자는 “웃음이 줄어든 요즘, 소비자들을 SNS에서나마 유쾌하게 응원하고자 질러와 BYC가 함께 준비한 이벤트”라며, “소비자들이 원한다면 육포팬티라는 유쾌한 컬래버를 만우절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실제 시장에 선보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신제품 가능성도 내비쳤다.

롯데제과 조크박바
롯데제과 조크박바

 

롯데제과는 이색 아이스바 ‘죠크박바’를 선보였다. 

‘죠크박바’는 롯데제과의 대표 아이스바 3종(‘죠스바’, ‘스크류바’, ‘수박바’)의 특징을 한꺼번에 담았다.

‘죠크박바’의 모양은 ‘스크류바’의 비비 꼬인 모양 그대로다. 바깥 부분은 ‘죠스바’와 같아 짙은 회색을 띄며 오렌지 맛이 느껴진다. 안쪽 부분은 ‘수박바’의 빨간색 부분과 같고 수박 맛이 난다.

‘죠크박바’는 4월 한정판으로, 만우절을 앞두고 아이스바 마니아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기획됐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죠크박바’가 올여름 빙과류에 대한 관심을 증대 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신사 만우절 이벤트 '진실 혹은 거짓' 기획전
무신사 만우절 이벤트 '진실 혹은 거짓' 기획전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는 만우절을 맞아 ‘진실 혹은 거짓’ 기획전을 통해 입점 브랜드와 함께 17가지 이색적인 상품을 선보인다.

무신사는 창작과 표절의 경계를 넘나드는 음악가이자 자연인 ‘카피추(추대엽)’의 라이프스타일이 담겨 있는 ‘카피추 수공예 키트’를 단독 판매한다. 

55년 깊은 역사를 가진 국내 통조림 전문 브랜드 유동의 헤리티지를 감각적으로 재해석한 ‘유동골뱅이 팝아트 티셔츠’도 출시한다. 그래픽 아티스트 이대웅의 위트 있는 유동 골뱅이 통조림 캔 팝아트 디자인을 무신사 스탠다드 베이식 티셔츠에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오이오이 바이 오아이오아이(5252 by o!oi)’는 디자이너 브랜드 최초로 과채류 패키지를 선보인다. 오아이오아이가 소유한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친환경 오이와 유기농 오이 세안 비누, 그래픽 티셔츠 3가지 패키지로 구성했다. 

만우절 상품을 한정 수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래플 응모도 4회 실시한다. 래플 상품은 ▲로맨틱크라운의 익선관(조선시대 임금이 정무를 볼 때 쓰는 관) ▲연두부 촉감을 그대로 살린 풀무원 한끼 연두부 쿠션 ▲KFC×크리틱 치킨 버킷 패키지 (KFC 치킨 닭다리 모양 비누와 KFC 로고가 돋보이는 크리틱 반다나, KFC 치킨 버켓 교환권 3종) ▲카피추 사인 커스텀 기타와 히트곡 악보집이다.

이 밖에도 무신사는 물놀이를 좋아하는 애완견을 위한 수영복 ‘배럴 개쉬가드’, 공기를 채워 바나나보트나 빈 백으로 사용할 수 있는 1000L 용량 ‘배럴 메가 빅드라이 백’, 헬리녹스만의 뛰어난 기술력이 담긴 캠핑용품에 오뚜기 로고 패턴으로 귀여움을 더한 ‘오뚜기×헬리녹스 체커보드 체어 원, 테이블 세트’, 소리에 반응하는 LED 라이트 빅 체리를 가슴 중앙에 더한 ‘키르시 LED 빅 체리 반팔 티셔츠’ 등 유니크한 아이템도 단독 판매한다.

무신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많은 분들께 작은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 여러 브랜드와 협업해 진행하게 되었다”면서 “만우절 기획전 판매 수익금 전액을 코로나19 피해복구를 위해 기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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