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의료진과 노인층 보호하라…결핵 백신 ‘코로나19 치료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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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의료진과 노인층 보호하라…결핵 백신 ‘코로나19 치료제' 가능할까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3.24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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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에 나온 결핵 백신,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 시험
전 세계 연구원, BCG의 코로나19 치료제 가능 여부에 관심 집중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방호복을 입고 있는 의료진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0년 전에 개발된 백신이 코로나19(COVID-19)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을까. 코로나19가 중국, 유럽, 미국을 휩쓸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Pandemic, 대유행)’을 지나 공포감까지 몰려오고 있다. 멈춤이 없다. 코로나19에 대한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황이라 더 심각하다.

네덜란드 연구팀 등 전 세계 연구원들이 결핵 백신이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임상 시험에 나선다. 특히 이번 임상 시험은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감염에 치명적 영향을 받는 고연령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과학전문 매체인 사이언스 지는 23일(현지 시각)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최근 글로벌 연구자들은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 이른바 ‘약물 재창출(기존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연구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는 급속히 퍼지는데 치료제와 백신이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은 약 1년이란 긴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코로나19 확산을 방어할 수 있는 것은 약물 재창출 밖에 없는 셈이다. 결핵 백신을 이용한 약물 재창출도 이 흐름 중 하나이다.

특히 이번 임상 시험은 의료진과 고연령자를 대상으로 한다. 네덜란드 연구팀은 이번 주에 임상 시험을 시작한다. 네덜란드 8개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1000명의 의료진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들은 BCG(Bacillus Calmette-Guérin)와 위약을 접종받는다. BCG에는 결핵균을 일으키는 미생물이 포함돼 있다.

BCG는 프랑스 미생물학자 아베르 칼메트(Albert Calmette)와 카미유 게렝Camille Guérin)의 이름을 따서 이름 붙였다. 20세기 초에 백신이 나왔다. 이 백신은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생애 첫해에 어린이들에게 접종한다. 안전하고 값이 싸다. 문제는 완벽하진 않다는 데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60%의 어린이에게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은 알려져 있듯이 미세한 세균을 집어넣어 몸에서 항체가 생기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BCG도 다르지 않다. 결핵균을 일으키는 세균을 집어넣어 항체 생성을 통한 방어 시스템이다. 네덜란드 연구팀이 이를 코로나19 약물 재창출로 판단한 것은 앞선 연구결과도 한몫했다.

덴마크 연구원인 피터 아비(Peter Aaby)와 크리스틴 스타벨 벤(Christine Stabell Benn)은 BCG가 결핵뿐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 방어에도 30% 정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2014년에 내놓았다. 면역 시스템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이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들의 연구 방법론에 문제가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근거 제시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무작위적 시험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있었다. 이후 관련 연구가 이어졌다. 임상 증거가 강화됐고 몇몇 연구원들은 BCG가 면역 시스템을 향상시킨다는 것을 하나씩 파악해 나갔다.

그리스 아테네대학 연구팀은 BCG가 노인들에게 전반적으로 감염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는지를 조사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들 연구팀은 조만간 네덜란드에서도 같은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리면서 BCG가 코로나19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 호주의 멜버른대, 영국의 엑스터대 연구팀도 비슷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엘리너 피시(Eleanor Fish) 토론토대 면역학자는 “BCG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겠는데 개인에게 미치는 코로나19 영향을 약화시킬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약물 재창출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치료제와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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