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CJ 부회장 퇴진시켜라" 청와대 압력 의혹
상태바
"이미경 CJ 부회장 퇴진시켜라" 청와대 압력 의혹
  • 이종화 기자
  • 승인 2016.11.04 0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권에 미운털 박혔다는 소문 사실로…강제모금이어 인사까지 개입

청와대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정황이 드러났다.

3일 MBN은 2013년 말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가 CJ그룹 최고위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미경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당시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된 동생 이재현 회장을 대신해 외삼촌인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섰다.

MBN이 보도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청와대 수석비서관은 “너무 늦으면 진짜 저희가 난리 난다”며 이 부회장의 조속한 퇴진을 압박했다. 또 “VIP(대통령)말씀을 저한테 전하신 것이냐”고 묻는 CJ그룹 최고위 관계자의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청와대가 대기업에 강제모금한 것은 물론 그룹의 인사경영까지 간섭한 것이 돼 파문이 예상된다. 이런 일로 이 부회장은 2년간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고 유랑생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정권이 안종범 전(前) 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을 통해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압박했다는 정황은 드러났지만 대기업 총수 일가의 경영권에도 직접 간섭한 정황이 포착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사실관계에 대해 확인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근혜 정부 초기부터 CJ그룹이 정권에 ‘미운 털’이 박혔다는 소문이 돌았다. CJ엔터테인먼트의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야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했다는 소문, CJ계열 케이블 방송 ‘SNL코리아’의 ‘여의도 텔레토비’라는 정치풍자 코너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희화화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일어난 일련의 CJ그룹의 활동들이 정권의 심기를 건드려 검찰이 CJ그룹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현재 이미경 부회장은 2014년 10월 출국해 외국에 머물고 있다. CJ그룹 측은 이에 대해 “건강상의 이유”라고만 설명해왔다.

CJ그룹은 2014년 말부터 최순실씨의 측근 차은택씨가 추진한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에 참여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해 한류 테마파크 ‘K컬처밸리’ 조성에도 나섰다. 이재현 회장은 올해 광복절에 사면됐다.

재계 관계자는 “문화미디어사업 전면에 나섰던 이미경 부회장이 갑자기 한국을 떠나 2년째 들어오지 못하는 이유는 누군가에게 ‘찍혔기’ 때문”이라며 “찌라시를 통해 소문으로만 들었던 얘기가 사실이었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MBN은 3일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가 CJ그룹 최고위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미경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MBN방송 캡처

이종화 기자  alex@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