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백화점 3사 창립일은 왜 모두 11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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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백화점 3사 창립일은 왜 모두 11월일까?
  • 이종화 기자
  • 승인 2016.10.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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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유통채널 보릿고개’....고객유인 명분, 제로섬게임 경쟁이 만들어낸 합작품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3사가 27일부터 일제히 ‘창립기념 세일’에 들어간다.

국내 유통채널 빅3 세 곳의 창립기념일이 모두 11월에 있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한다는 것이다.

진짜 생일(창립기념일)이 11월일까?

우선 롯데는 11월15일이 법인 설립일이면서 창립기념일이라 생일맞이 할인행사가 맞다.

하지만 신세계와 현대의 경우는 조금씩 다르다.

신세계는 법인설립일은 11월11일이지만, 창립기념일은 10월24일이다. 소공동 본점자리에 있던 미쓰코시 경성점 개점일이 진짜 생일인 셈이다.

현대의 법인 설립일은 전신인 금강개발산업이 설립된 1971년 6월15일이다. 11월과 전혀 관계가 없다. 11월과 가장 근접한 12월1일이 바로 압구정 현대백화점 개점일이라 창립기념일로 정했다.

창립기념일을 앞세워 대대적인 프로모션 할인에 나선 이유는 바로 유통업계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다른 계절과 월은 이벤트와 고객방문요인의 기념일이 많지만, 유독 11월에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만한 모멘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1, 2,3월은 신학기 입학 및 졸업 수요와 설날 명절이 있고, 4,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부의날, 성년의날 등 온갖 ‘상품구매를 할 수밖에 없는’ 기념일이 포진돼 있다. 또 6,7,8월도 여름휴가 특수, 9,10월은 추석특수, 12월은 크리스마스로 대표되는 연말특수가 있어 고객방문과 구매를 이끌 요인이 풍부하다.

하지만 유독 11월엔 별다른 기념일도, 공휴일도 없어 ‘유통채널들의 보릿고개’에 해당돼 고객들의 매장방문 및 구매를 유도할 요인이 적기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치열한 제로섬게임의 특성을 가진 시장특성상 경쟁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때문이다. 경쟁사가 대대적인 할인을 하는데 가만히 무세일로 일관하며 고객들을 놓칠 수 없어서다.

이런 이유로 백화점들은 경쟁사를 의식해 정기세일기간까지 담합이라도 한 듯 똑같이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창립 37주년을 맞아 4800만원 상당의 제네시스 G80 11대 등을 경품으로 내놓고 고객몰이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 패밀리 페스타’를 열고 백화점, 이마트, 면세점 등 신세계 계열사의 혜택을 담은 쿠폰북을 증정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 11월, 12월은 1년 농사를 마무리하며 목표를 맞춰야 하는 시기이며, 겨울매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11월 창립기념일 세일은 어떻게든 명분과 근거를 만들어서라도 고객을 끌어들어야 하는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화 기자  alex@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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