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조선업 전망]3년 연속 수주 1위...더 빛나려면 '해양 일감' 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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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조선업 전망]3년 연속 수주 1위...더 빛나려면 '해양 일감' 따야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20.02.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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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重, 지난달 4년만에 해양부문 일감 수주...호주 브라우즈 LNG프로젝트는 당초 보다 늦어져
- 대우조선해양, 지난해 5년만에 셰브론 오더 수주...금년 대형 프로젝트 잇달아 수주 경쟁
- 삼성重, 지난달 PDC재판 승소로 한숨 돌려...해양부문 일감 수주경쟁 위해 크베르너와 동맹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과거 자타가 공인하는 효자산업이었다. 외환위기 때는 수출로 달러를 벌어들이는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이 해냈다. 또한 중후장대 산업을 대표하면서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조선업의 부활은 그래서 중요하다. 올해 3년 연속 세계 수주 1위를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수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해양부문이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편집자 주]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이 2012~2013년에 집중적으로 수주했던 해양부문 일감들은 당시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가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 처럼 보였다. 국제적 경기침체와 셰일석유 생산으로 해양시추 산업이 주춤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부문은 당시 익숙하지 않은 분야였고 일종의 수업료를 치른 셈"이라고 말했다. 이제 수업료를 치렀으니 일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국제유가가 회복되지 않다보니 일감이 뚝 끊겼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생산설비를 갖추고 수업료를 치른 인력들을 유지하는 비용과 더불어 해양부문관련 소송들이 줄을 이었다. 플랜트를 인수해봐야 수지가 맞지 않으니 트집을 잡으며 인수를 하지 않아 조선업체들에게는 막대한 부담이 돼왔다. 

이 해양부문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5년만에 대우조선해양이 해양부문 최대고객사중 하나인 셰브론으로 부터 수주에 성공했고, 현대중공업도 4년만에 대형 해양플랜트 계약을 성사시켰다. 

또한 지난달 16일 삼성중공업은 미국 퍼시픽 드릴링(PDC)사와의 드릴십(시추 설비) 1척 계약 해지 관련 중재 재판에서 승소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판결로 삼성중공업은 3.18억달러(약 3700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2018년 현대중공업 해양부문이 건조한 원유시추설비가 항구를 떠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6일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4조3420억원, 영업이익은 169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며 특히 “환율하락으로 조선부문 실적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양플랜트부문에서 체인지 오더가 반영되며, 영업이익 상승을 이끌어 냈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진행하는 호주 브라우즈 LNG 프로젝트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입찰 계획에 대해서는 “발주처 일정이 3월말 경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처음 발주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0일 현대중공업그룹, 사우디 아람코, 바흐리, 람프렐 등이 투자한 합작 조선소인 IMI가 최근 시추 전문 업체인 ARO 드릴링과 대형 해양플랜트 공급 계약에 성공했다.

이른 바 '정기선 프로젝트'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과 합작한 IMI조선소가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2018년 10월 해양플랜트 일감을 4년 만에 수주하며 다시 물꼬를 튼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사업부는 지난해 6월 화공플랜트 설비를 수주하는 등 서서히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연합뉴스]
2017년 삼성중공업이 건조를 마친 해양플랜트.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매출 2조1572억, 영업손실 2150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매출은 상선 건조물량 증가로 전년 동기(1조3639억) 대비 58%, 전분기(1조9646억) 대비 1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분기(적자 3120억)보다는 적자폭이 31% 감소했다.

해양플랜트 관련 충당금이 주요 손실 요인으로 작용했다. 환율 하락에 따른 드릴십(시추설비) 재고자산 환평가 손실(690억원) 및 용선을 위한 추가 유지보수 비용, 스테나(Stena) 시추설비 중재에 따른 이자비용 충당금 등 드릴십 관련 비용과 호주 이치스(Ichthys) 공사 충당금(670억원) 등이 발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7조349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조846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166억원 적자를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폭이 50.6% 확대됐다. 엔스코(Ensco)와의 중재 패소, 트랜스오션(Transocean) 계약취소, 드릴십 장부가치 하락 및 유지보수 비용 충당 등 드릴십 관련 손실과 해양공사 충당금이 반영된 결과다.

회사 관계자는 "드릴십 관련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4분기 경상적 영업이익은 적자 450억원 수준"이라며 "적자 확대는 과거에 수주한 시추설비 현안을 정리하는 과정에 따른 것으로 이에 대비해 적정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수주 확대를 통한 경영정상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진=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드릴십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13일 미국의 에너지 회사 셰브론으로부터 2348억 원 규모의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 선체 1기를 수주하며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2014년 3조원 규모의 원유 생산 플랜트를 수주한 ‘TCO 프로젝트’ 이후 5년 만이다.

지난 27일 호주 '잔스아이오' 프로젝트에 쓰일 반잠수식 플랫폼 수주전 소식이 전해졌다. 이 프로젝트는 클리오아크메, 고르곤 2차 프로젝트와 함께 미국 에너지회사 셰브론의 3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대형 해양자원 개발계획이다.

여기에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한국의 조선3사와 싱가포르의 셈코프마린이 수주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수주전에서 다소 우위라는 것이 조선업계의 관측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발주처인 셰브론으로부터 1985년 이래 35년 동안 모두 해양플랜드 14기, 16조원 어치를 수주했다. 그만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업계의 평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월 노르웨이 건설그룹인 아커그룹의 두 EPC(일괄도급사업)회사인 아커솔루션(Aker Solution), 크베르너와 ‘FPSO팩토리’라는 이름의 해양플랜트 수주동맹을 구축했다. 잔스아이오 프로젝트의 기초설계(FEED)를 담당한 곳은 스웨덴의 EPC(일괄도급사업)회사 크베르너(Kvaerner)다.

삼성중공업이 기초설계를 담당한 크베르너와 맺은 동맹관계는 해양플랜트의 설계작업이나 이후 건조 및 시공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발주처 입장에서도 여러가지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변수로 여겨지는 싱가포르 셈코프마린은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다. 셈코프마린과 케펠 등 싱가포르 조선사들은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근로자들의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워 한국 조선사들보다 10~20% 낮은 단가를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에퀴노르가 발주할 캐나다 베이두노르드(Bay Du Nord) 프로젝트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수주전에서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제유가의 회복이 언제 얼마나 이뤄질 지는 불확실하지만 오랜만에 해양부문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어 올해 조선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초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드릴십이 옥포조선소에 줄지어 서있는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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