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조선업, 기술개발로 '초격차' 달성… AI·빅 데이터·IoT 로 앞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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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조선업, 기술개발로 '초격차' 달성… AI·빅 데이터·IoT 로 앞서간다.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20.01.2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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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4차산업혁명 기술 적용한 '힘센엔진'으로 10%이상 연비 개선
- 삼성중공업,에스베슬로 최적 운항, 5G 기반 원격·자율운항 기술 검증 완료
- 대우조선해양, 현대상선과 MOU맺고 다양한 연구과제 공동수행·공기윤활방식 LNG선, 5% 연비 향상

2020년 우리나라 조선업이 3년 연속 수주 세계 1위에 도전한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는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529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중 한국이 37.3%인 943만CGT를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여기에는 하반기 부터 집중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를 싹쓸이 한 것이 큰 몫을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전 세계 LNG선 발주 물량 총 63척 중 51척을 수주해 8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나머지 12척은 중국과 일본의 자국선사 발주 물량이다. 국가간 거래 물량은 우리나라 업체들이 모두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NG선박 시장에서 일본은 표준화된 선박외에는 수주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 중국은 기술이 부족한 것으로 입증돼 선사들로 부터 신뢰를 잃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 선사들조차 한국 발주를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주요 상선의 발주량은 588척으로 지난해 예상 발주량 496척보다 18.5% 늘어날 전망이다. 선종별로는  벌크선 220척, 탱커 210척(35.7%), 컨테이너선 60척, LNG 운반선 55척, 액화석유가스(LPG)선 40척 등이다. 

무엇보다도 올해는 '친환경' 트렌드에 따른 역대 최대 LNG선 프로젝트들이 이어질 전망이다. LNG운반선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상대는 실질적으로 없는 상태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움이 올해 발주할 LNG운반선 물량은 40척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최대 발주 물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국 에너지업체인 아나다코의 모잠비크 LNG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필요한 16척도 올해 발주가 예상된다.

또한 러시아가 추진하는 야말 프로젝트-Ⅱ를 위한 쇄빙LNG운반선 15척이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수주한 5척 외에 나머지 10척 수주에도 별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선가가 척당 3000억 원이 훌쩍 넘는 최고가 상업운반선이다.

게다가 카타르가 엑손모빌과 미국 텍사스에서 추진하는 '골든패스' LNG 개발 프로젝트도 30여척의 발주가 예상된다. 모두 합하면 100척이 넘는다. 

올해 부터 시작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IMO2020'도 대형 호재다. 올해부터 황산화물 배출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제한하는 '선박 대기오염 방지 규칙'이 지난 1일 부터 시작됐다. 향후 이산화탄소 배출도 규제할 계획이다. 

이같은 환경규제로 LNG추진선 발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NG추진선 역시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상선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국내선사들로 부터 인도받아 새롭게 항로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선박들은 모두 'IMO2020' 규제에 적합한 친환경·고효율 선박들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조선업황 자체는 회복세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업황은 불황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조선 3사 모두 수주계획에 미달하는 실적을 보였다. 삼성중공업이 91%를 달성해 가장 높은 달성률을 보였고, 3사의 합산 수주실적은 80% 수준에 그쳤다. 글로벌 수주가 여전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회복세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올해 3사 모두 전년 대비 수주목표를 20%이상 상향해서 잡았다. 금년 조선시장의 규모가 15~18.5%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쟁국에 비해 월등한 격차를 유지해야 목표달성이 가능한 셈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스마트 ICT융합을 통한 기술확보에 나섰다. 스마트 선박 기술을 포함한 기술개발만이 경쟁국가들 보다 더 큰 격차를 확보하기 위해 가장 확실한 카드라고 업계 관계자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산업경제팀의 '2019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과 일본은 이미 자동운항 선박에 대한 실증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유럽 조선업체들은 2017년 영국 롤스로이스의 예인선 원격운항, 2020년 노르웨이 콩스버그의 자율운항선박 건조 등 스마트선박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본 조선업체들도 중앙정부의 지원을 앞세워 무인제어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화에 대해서는 선박의 운항방식이 바뀌는 중대한 변화이므로 관련 법령, 비즈니스 모델, 금융과 보험 등 여러 분야의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현장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는 공법으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30만t급 원유·화학제품 운반선에 '부력체 탠덤(Tandem) 공법'을 적용한 것이다.

이 공법은 선박 방향타(Rudder) 부근에 부력체를 달아 3분의 1가량만 건조된 선체도 물에 띄울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로 수백억원이 드는 도크(dock) 확장 없이도 작업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 공법으로 연간 8억7000만원 비용을 절감했다"며 "세계 조선 업계 최초로 부력체 탠덤 공법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4월 건조하는 1만5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디지털모니터링 관제시스템. [사진=현대중공업]
'힘센엔진'과 디지털 관제센터 모니터링 시스템. [사진=현대중공업]

또한 현대중공업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을 독자 모델 엔진인 '힘센엔진'(HiMSEN)에 적용해 연료비 10% 이상을 절감한 선박운전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지능형 선박 기자재 관리 솔루션을 통해 축적된 선박 발전 엔진의 빅데이터와 실시간 정보를 인공지능(AI)이 종합·분석해 최적의 연비를 내는 조건을 찾아 선박을 자율적으로 운항하는 방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018년 지능형 선박 기자재 관리 솔루션을 개발, 지금까지 45척분(엔진 170여기)을 수주했으며 이 가운데 10척분(엔진 40여기)은 인도를 마쳤다"고 전했다.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미래기술연구원에서는 AI를 기반으로 해양플랜트 '공정 배관·계장도'(P&ID)를 자동 인식하는 설계 프로그램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스캔 도면을 인공지능으로 학습시킨 후 새로운 도면에서 계기류 수량과 위치 정보를 자동으로 산출해 견적 단계에서 장비 물량 산출 작업을 기존 1주일에서 3시간 이내로 줄일 수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과 신공법 적용으로 경쟁력을 높여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에스베슬(SVESSEL)이라는 스마트십 시스템을 개발했다. 에스베슬은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기반으로 선박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ICT(정보통신)기술로 통합 관리해 경제적이고 안전한 선박 운항을 지원한다.

연료 소모량 절감을 위한 최적 운항, 실시간 장비상태 감시 및 고장 진단, 육상 원격관제기능 등 다양한 솔루션이 에스베슬에 적용된다. 삼성중공업은 2018년부터 수주한 모든 선박에 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12월 9일 SK텔레콤과 함께 업계 최초로 대전과 거제를 5G 통신으로 연결해 자율운항 선박 테스트 플랫폼을 구축했다. 3.3m 크기의 모형선박 '이지고를 실제 바다 항해를 통해 원격·자율운항 기술 검증에도 성공했다.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대전) 내 원격관제센터에서 자율운항 중인 모형선박 '이지고' 카메라를 통해 거제 조선소 주변 및 장애물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심용래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장은 “회사가 개발한 원격, 자율운항 시스템에 초고속 5G 통신 기술을 결합해 자율운항선박 기술 진보를 위한 연구 환경을 확보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며 “이를 바탕으로 원격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은 스마트십 기술 개발을 위해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영국 로이드 선급으로부터 스마트십 사이버 보안 상위등급 인증을 받았다. 또 세계적인 엔진업체인 독일 MAN-ES사, 스위스 WinGD사와도 디지털 선박엔진 솔루션 개발을 위한 기술협약을 맺었다. 

또한 지난해 9월 현대상선과 협력하기로 업무협약을 맺고 사물인터넷 기반 리얼타임 서비스 연구, 선대 운영을 위한 육상플랫폼 연구, 선박 자재창고 자동화 시스템 개발, 경제운항 솔루션 개발 등의 과제를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5%이상 연료를 절약하는 공기윤활방식의 LNG운반선을 세계최초로 건조해 선주에 인도하는 등 기술개발과 적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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