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게임의 '스토리' 갈증, 모바일에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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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게임의 '스토리' 갈증, 모바일에서 찾는다
  •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9.12.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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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이 대세가 된 지금에도 PC게임과 콘솔게임 등 패키지게임에 열광하는 이유는 다른 아닌 스토리 때문이다. 퀄리티가 아무리 좋아도 관심을 끌 만한 스토리가 없다면 게임성이 높다고 평가받기 힘든 이유다.

스토리는 단순히 스토리가 재미있거나, 잘 짜인 복선이 뒷통수를 치게 한다거나, 놀라운 연출이 들어가 있을 때 사람들은 환호한다. 팬층이 만들어진다.

스토리가 좋은 게임에는 워킹데드가 꼽힌다. 출시 후 해외 많은 유튜버와 게이머들의 찬사를 받았다. 특히 선택지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는 시스템이 호평을 받았고, 스토리 구성과 연출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드라마급 연출을 보이는 게임도 있다.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는 게임을 플레이한다기 보다는 드라마를 본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상당한 몰입도를 자랑한다. 워킹데드가 카툰그래픽이라면 이 작품은 색감 좋은 그래픽으로 사용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두 작품을 예로 들었지만 패키지게임에서 가장 스토리가 좋은 게임이라고 했을 때 같은 작품이 중복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유는 그만큼 스토리가 좋은 작품들이 많기 때문. 그러나 모바일 플랫폼으로 넘어오면서 사용자들의 스토리에 대한 갈증이 커져 갔다. 스마트폰 초기에는 캐주얼게임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그럴싸한 스토리게임이 있을 리 없었고, 스테이지 방식으로 정형화된 액션 RPG에서도 마찬가지였으며, MMORPG가 대세인 지금도 '감동적인' 스토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조금 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피처폰' 시절로 돌아가면 스토리가 있는 게임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영웅서기고, 이노티아연대기, 제노니아와 같은 액션 RPG도 인기를 끌었다. 컴퓨터로만 즐기던 스토리게임을 모바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영웅서기는 마왕을 때려잡는다는 뻔한 스토리지만 세 명의 캐릭터의 이야기를 플레이하며 전체적인 스토리와 이야기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이 감동적이었다.

물론 스마트폰 게임에서도 감동적인 스토리의 게임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인디게임에서 이런 성향이 높았는데 특히 샐리의 법칙이 대표적이다. 이 게임은 반전이 있는 게임이다. 게임에는 대사 한마디 없지만 사람들은 감동을 한다. 왜일까? 딸을 몹시도 사랑한 아빠가 그 딸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 직접 플레이를 통해 경험할 수 있다. '아이를 꼭 안고 싶다.', '아빠를 꼭 안고 싶어'...부성애가 물씬 묻어나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스토리게임'이라는 평을 듣는 게임도 있다. 스토리가 메인인 '워너비챌린지'다. 이 게임은 훈남 4명과의 스토리가 계속 이어진다. 여심 자극하는 훌륭한 일러스트도 볼거리지만 상황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스토리는 이 게임의 가장 큰 무기다. 마치 웹소설을 읽듯 내용도 풍부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플레이하면서 스토리의 퍼즐 조각을 맞추는 다양성이 존재한다. 물론 여성향 게임은 워너비 챌린지가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수려한 일러스트와 촌철살인의 멋진 대사, 다양한 구성이 호평을 받으며 비슷한 여성향 게임 중에서는 가장 많은 DAU를 기록 중이다.

실제의 이야기를 담아서 더욱 감동적인 게임도 있다. THAT DRAGON, CANCER는 생후 12개월된 아기가 암이 걸렸다는 소식을 들은 조엘의 아버지가 아들을 기리기 위해 만든 작품이다.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을 하든 엔딩은 슬프고 공허할 수밖에 없다. 많은 사용자들이 눈물을 보인 게임이다. 토종 국산 모바일게임 '투생'은 요양병원에서 투병중인 할머니를 생각하며 만든 게임이다. 심장병에 걸린 주인공인 소녀를 살리기 위해 스트레스 요소를 지워 없애는 것이 전부인 심플한 게임이지만, 수류탄으로 표현된 소녀의 심장이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

 

 

국산 게임들은 레벨 경쟁이 심각하다. 레벨이 더 중요하고 스토리는 중요치 않다. 그래서 '스킵(SKIP)'을 한다. 뻔한 스토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위에 언급한 타이틀 중 뻔한 스토리의 게임은 없다. 다음 스토리가 궁금해서 도저히 기다릴 수 없는 웹소설, 웹툰, 만화, 드라마처럼 빠져드는 스토리 중독 게임이다. 스토리 중독은 글로벌에서도 통한다. 언어는 달라도 '느낌'이라는 것은 만국 공통어이기 때문이다.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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