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전기요금, 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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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전기요금, 올릴 수 있을까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12.0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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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기요금 개편안 상정 미뤄… 총선 앞두고 힘들듯
에너지 전환-전기요금 동결, 어색한 조합 언제까지 이어질까

한국전력공사가 전기요금 개편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인상 논의는 내년으로 넘어갔다. 김종갑 한전 사장이 전기료 특례할인 폐지를 내세우면서 불 지핀 인상 쟁점에서 한전이 한발 양보한 셈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특례할인제도 폐지 부적절’ 의견을 냈다.

임기 초반 에너지 전환 정책과 전기요금 동결을 내세운 정부 논리가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 전환 정책, 한적 적자 문제 등을 해결하려면 요금 현실화가 필수적인데도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올리기는 어렵더라도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가 아니라 진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기요금 인상, 총선 전 어렵다

서울 서초구 한국전력공사 서초지사.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한국전력공사 서초지사. [사진=연합뉴스]

한전은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한전 아트센터에서 이사회를 열었다. 이날 이사회에서 전기요금 개편안은 공식 안건에 상정되지 않았다. 30일까지 전기요금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던 계획을 못 지킨 것이다. 김종갑 사장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 할인, 신재생에너지 할인, 전기차 충전 할인 등을 시행 중단하는 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었다.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중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전은 많은 분야에서 전기요금이 원가 미만으로 떨어졌으니 합리적 개편작업을 거쳐 지속 가능한 요금체계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산업 경쟁력 약화와 물가인상 부담 등을 이유로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로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요금 인상 카드를 꺼내들기는 쉽지 않다. 전기요금 인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총선 전에 요금을 인상하기는 어렵다는 데 동의한다.

실제 전기요금은 6년째 오르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변화하고 시장 상황이 바뀌는 동안에도 오르고내리지 않고 동결을 유지했다. 넓게 봐도 전기요금 인상은 많지 않았다. 한전의 전기요금 개정 추이 자료를 보면 2002~2017년 전기요금은 15차례 변동됐다. 그동안 가장 크게 오른 전기는 산업용으로 80.6% 인상했다. 이 기간 주택용 전기요금은 오히려 4.2% 감소했다.

2002~2017년 전기요금 개정 추이. [자료=한국전력공사]
2002~2017년 전기요금 개정 추이. [자료=한국전력공사]

이 기간 주택용 전기요금은 모두 6번 인상됐다. 감소한 적도 4번이나 있다. 2010년부터 2013년 11월까지 5차례 2.0~2.7% 수준씩 오른 게 가장 최근의 인상이다. 2017년에는 오히려 11.6% 인하되는 흐름을 보였다.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2002년과 2004년, 2017년을 빼면 전기요금 인상 국면에서 이 기간 12차례 올랐다. 인상율도 4.4~8.1%로 꽤 가파르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가정용 전기요금이 너무 싸게 되면 오히려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전기요금이 싼 탓에 냉·난방을 2차 에너지인 전기로 해결하게 되면서 건물 단열 등에는 소홀하게 되기 때문이다.

양 처장은 “전기요금이 우리보다 3배 정도 비싼 독일은 건물 단열이 잘 돼 있는 데다 전기 소비를 줄인 덕에 전기요금이 싼 편인 미국과 전기요금 총액에서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사용량 꾸준히 늘어… 싼 전기 독 될 수도

국제에너지기구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국가별 전기요금’ 자료를 보면 한국의 낮은 전기요금과 상대적으로 높은 1인당 전기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자료에서 지난해 한국의 1인당 전기요금은 8.28펜스(약 125원)/kWh(킬로와트시)를 기록했다. 터키의 1인당 전기요금 7.79펜스/kWh에 이어 28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았다.

2017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전기사용량은 10.7MWh(메가와트시)였다. 일본 8.1MWh, 프랑스 7.2MWh, 독일 7.0MWh이 우리보다 낮았고, 미국 12.6MWh, 캐나다 14.3MWh 등이 더 높았다. 우리나라보다 1인당 전기소비가 많은 나라는 미국, 캐나다와 북유럽 국가들 정도로 나타났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가정용 전기 사용량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2013년 OECD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 1인당 주택용 전력 사용량은 OECD 평균의 2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산업용 전력 소비량은 인구 1인당 OECD 평균의 2.2배다. 전기요금이 싸도 서민 입장에서는 펑펑 쓸 수 없는 현실이 통계로도 반영된 셈이다.

다만 가정용 전기 사용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전 전력통계속보를 보면 2008년 5만6227GWh였던 가정용 전기 판매량은 지난해 7만687GWh까지 증가했다. 한전은 1982년부터 2015년까지 소비자물가가 273.8% 상승하는 동안 전기요금은 49.4% 올랐을 만큼 전기요금 인상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이 지속가능하려면 전기요금 체계가 변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자원 최빈국인데도 전기요금을 싸게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국제 유가나 환율과 전기요금을 연동하는 등 정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저감과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에너비 생산에 외부비용이 부과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석탄 발전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탄소비용이나 원자력발전의 폐로 등 사후처리비 등이 포함되면 현재 화석연료 등 원료 가격이 결코 싸지 않다는 주장이다.

양이원영 처장은 “무조건 전기요금이 비싸야 한다는 게 아니라 현재 전기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외부비용을 내재화하지 않아 석탄 발전과 원전 소비가 늘어나는 상황이 우리의 미래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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