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품다] 유방암 수술, 유두 살리는 게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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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품다] 유방암 수술, 유두 살리는 게 더 낫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11.14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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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관련 환자 추적 관찰 결과 발표
고범석 교수가 유방암 환자에게 유두 보존 유방전절제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서울아산병원]
고범석 교수가 유방암 환자에게 유두 보존 유방전절제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서울아산병원]

유방암 수술을 할 때 암 위치가 유두와 가깝더라도 환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유두를 살리는 것이 낫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그동안 객관적 지침이 없어 유방암이 유두 가까이 있으면 유두에 암이 재발할 우려로 유두를 없애는 경우가 많았다.

고범석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유두 보존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환자 약 1000명을 평균 7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암과 유두 사이의 거리가 1cm 이하인 집단과 1cm가 넘는 집단에서 유두 주변 암 재발률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원래의 유방 형태를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법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유방암과 유두 거리에 따른 유두 보존에 대한 명확한 수술 지침은 없었다. 유방암이 유두 가까이 있으면 유두에 암이 재발할 가능성 때문에 유두를 없애는 경우가 많았다.

유두를 제거한 후 복원하는 방법도 있는데 원래 형태와 다를 수밖에 없어 환자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그동안 서울아산병원은 유방암 환자의 유두 하부 조직을 떼어내 동결절편검사를 했을 때 암이 없다는 결과(음성)가 나오면 암이 유두 가까이에 있더라도 유두를 보존하는 시도를 해왔다. 이번 연구로 그 안전성이 입증됐다.

고범석 교수팀은 2003년 3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에서 시행한 유두 보존 유방전절제술 후 유방재건술 962건을 평균 약 85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처음 암이 발생한 위치와 유두 사이의 거리가 1cm가 넘었던 584건 중에서 유두에 암이 재발한 경우는 18건(3.1%)이었다. 1cm 이하였던 364건 중에서는 21건(5.8%)에서 암이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집단 사이의 암 재발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암 위치와 상관없이 유방암 수술 후 유두에 암이 재발한 환자 중에서 10년 동안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은 경우가 전체의 89.3%였다. 10년 생존율은 100%로 나타났다. 유두에 암이 재발하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치료 결과가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고범석 교수는 “수술 후 유방암 환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방의 형태를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동안 유두 보존 유방절제술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유방재건술을 하더라도 불필요하게 유두를 제거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유두 보존 유방절제술의 지침이 개정되는 계기가 돼 더 많은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유방암센터는 201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방암 수술 3만례를 달성했다. 수술 전 항암치료 등을 통해 유방을 보존하면서도 암을 제거하는 유방보존술 비율을 높여 2014년에는 유방암 환자 3명 중 2명에게 유방보존술을 실시하는 등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까지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에서 발행하며 외과 분야 국제학술지 ‘자마 서저리(JAMA surgery)’에 최근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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