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퇴직연금시장 잡아라”...연말 맞아 연금계좌 유치전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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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퇴직연금시장 잡아라”...연말 맞아 연금계좌 유치전 뜨거워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11.08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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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직연금시장은 성장하는데...” 사실상 수익률 ‘0%' 가까워
- 증권업권 수익률 1위...증권가, 다양한 이벤트로 퇴직연금 유치전 달궈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퇴직연금시장을 잡기 위한 연말 유치전이 뜨겁게 달궈지면서 증권가가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퇴직연금시장은 성장하는데...” 사실상 수익률 ‘0%' 가까워

국내 퇴직연금제도는 퇴직자들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2005년 도입됐다. 올해부터 10인 이상 30인 이하 사업장에서도 퇴직연금 제도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며, 오는 2020년부터는 1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돼 사실상 전 사업장에서 도입하게 된다.

올해로 제도 도입 14년째를 맞으면서 퇴직연금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운용수익률이 낮아 가입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적립 규모는 190조 원을 넘기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향후에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금자산 운용환경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수익률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금융권의 퇴직연금 상품수익이 물가상승률과 수수료를 반영하면 사실상 ‘0%’ 수익률에 가까워 가입자들의 노후생활이 위협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중 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보다도 낮은 수익률을 보이자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전재수 의원은 “근로자들에게 안정적으로 퇴직급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금융사에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제도 운영에 대한 실태파악과 함께 수수료 인하 등 퇴직연금 제도의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료=전재수 의원실 제공]
[자료=전재수 의원실]

 

▲증권업권 수익률 1위...증권가, 다양한 이벤트로 퇴직연금 유치전 달궈

국내 퇴직연금시장은 금융사들에게도 좋은 수익원이다. 전재수 의원실에 따르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퇴직연금 수수료수익 규모는 약 3129억 원이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1600억 원을 기록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 금융권역별 점유율은 은행이 50% 이상으로 가장 높고, 생명보험사(23%), 증권사(19%) 순이다.

퇴직연금 제도 유형에는 퇴직금 운용결과와 관계없이 정액의 퇴직급여를 수령하는 확정급여형(DB), 운용성과에 따라 퇴직급여를 지급받는 확정기여형(DC), 하나의 계좌에 적립해 관리하는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있다. 운용 형태로는 원리금보장상품과 실적배당상품으로도 구분된다.

퇴직연금 유형별 규모는 DB형이 약 121조 원으로 전체 시장의 64%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DC형과 IRP가 50조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 운용 형태에서는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90% 이상으로 월등하게 높다.

국내 퇴직연금 운용이 이처럼 원리금보장형 위주로 운용되면서 5년, 10년간 연환산수익률이 각각 1.9%, 3.2% 수준으로 낮은 상태다.

해외 연금시장의 자산운용의 경우 자산배분 비중에서 평균 주식 비중이 40%에 달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3% 내외에 불과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에 증권사는 실적배당상품이 19% 수준으로 다른 금융권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은행이나 생보사의 경우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이 95% 수준이다.

특히, 금융권역별 수익률에서 증권사의 10년 연환산수익률은 3.8% 수준으로 다른 금융사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금융권역별 퇴직연금 수익률 [자료=한국투자증권]
금융권역별 퇴직연금 수익률 [자료=한국투자증권]

 

성장하는 퇴직연금시장을 잡기 위한 증권가의 구애도 적극적이다.

한화투자증권은 DC형 퇴직연금 시장 공략을 위해 연금리 3% 특판RP를 200억 원 한도에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를 포함한 신한금융 퇴직연금 부문은 지난 1일부터 연말까지 두 달간 IRP 가입 이벤트를 진행하며 개인형IRP 신규가입, 추가입금, 계좌이전 고객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추첨을 통해 제공한다.

온라인 증권사인 한국포스증권도 연금저축 또는 IRP를 이전하는 고객에게 최대 현금 50만 원을 지급한다. 연말정산 혜택을 위해 연금저축계좌에 투자자금을 입금한 고객과 오는 12월 오픈 예정인 포스IRP 서비스에 사전 등록한 고객에게도 추첨을 통해 상품권을 제공한다.

현대차증권은 이달부터 퇴직연금 수수료를 인하했다. 기본 수수료율을 10bp 인하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인정한 사회적 기업은 수수료의 50%를 할인해준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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