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딥러닝 적용된 쓰레기통… 필(必)환경 시대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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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딥러닝 적용된 쓰레기통… 필(必)환경 시대 엿보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11.0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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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환경산업기술원, ‘2019 환경 R&D 국민공감포럼·합동성과발표회’ 열어
10년 된 이큐브랩 “대학생들의 작은 생각이 미국 160억원 수주까지 갔다”

올 한 해 진행된 환경 연구개발(R&D)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실제 환경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자와 기술을 적용한 사례가 소개됐다. 환경기술 개발 주무 기관인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필환경 시대, 생각에서 행동으로’라는 주제로 환경 문제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에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2019 환경 R&D 국민공감포럼·합동성과발표회’가 1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렸다. 환경부가 주최하고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환경기술개발 정책과 사업 등을 살펴보고, 환경기술개발 분야 성장을 위한 제안 등도 나눴다. 무엇보다 실제 기술개발에 나선 연구자의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1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19 환경 R&D 국민공감포럼·합동성과발표회’에서 우수 환경 기술개발 연구자들이 포상을 받았다. [사진=서창완 기자]
1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19 환경 R&D 국민공감포럼·합동성과발표회’에서 우수 환경 기술개발 연구자들이 포상을 받았다. [사진=서창완 기자]

토론회에 앞서 열린 개회식에서는 우수 환경 기술개발 연구자들을 포상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도로에 설치된 쓰레기통의 적재량을 예측해 도심 폐기물 수거관리 선진화 방안을 마련한 도길록 이큐브랩 이사 등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남광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개회사에서 “국내외적으로 환경이 최고의 화두가 됐다. 미세먼지가 시작되고 있고, 얼마 전에는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로 몸살을 안았다”며 “전 세계적으로는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빠르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은 기술개발”이라고 강조했다.

축사를 맡은 김동구 환경부 환경경제정책관은 “환경 R&D를 위한 예산 확보보다 더 중요한 게 환경 신기술이 국민 곁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제도”라며 “내년 예산을 확보하는 것과 더불어 기술 실용화와 상용화를 잘 할 수 있도록 여러 제도와 장치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딥러닝 적용된 쓰레기통 등 ‘생각이 행동으로’

도길록 이큐브랩 이사가 1일 환경 기술개발 우수기술 발표에서 자사의 쓰레기통 적재량 예측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창완 기자]
도길록 이큐브랩 이사가 1일 환경 기술개발 우수기술 발표에서 자사의 쓰레기통 적재량 예측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창완 기자]

이어진 국민공감 공대 토론회에서는 환경 기술개발 우수기술 발표에 나선 도길록 이큐브랩 이사의 발표가 눈길을 끌었다.

이큐브랩은 도심 폐기물의 최적 수거·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술을 개발해 유공자 포상을 받았다. 쓰레기의 적재량을 예측하는 기술이 핵심으로 초음파를 사용한 감지 센서를 개발했다. 이는 쓰레기통마다 다른 폐기물량을 예측해 수거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다. 기존 쓰레기통 상단에 센서를 부착하면 초음파로 쓰레기량을 측정해 현장에 직접 가지 않아도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딥 러닝 기법도 적용됐다. 수거 과정에서 차게 되는 적재량을 미리 예측해 수거 계획 시점부터 8~24시간 뒤를 미리 계획할 수 있게끔 하는 용도다. 도 이사는 “모든 쓰레기통을 돌아다니면서 수거하는 것보다 40%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도 이사는 적재량 예측이나 차량 수거 경로를 직접 설계하는 기술은 현재 적용 사례가 없는 만큼 전시회 초청도 많다고 전했다. 특허 출원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큐브랩은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 시티 일환으로 폐기물 해결책에 대한 수요가 높은 미국 볼티모어에서 160억 원 규모의 수주를 따내기도 했다. 정부 부처와 환경 기술 연구자의 호흡이 잘 맞은 결과인 셈이다.

‘국민 삶의 질 기여를 위한 환경 기술개발 국민공감 공개 토론회’가 1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렸다. [사진=서창완 기자]
‘국민 삶의 질 기여를 위한 환경 기술개발 국민공감 공개 토론회’가 1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렸다. [사진=서창완 기자]

도 이사는 “대학생끼리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쓰레기통을 밟았더니 부피가 확 줄어드는 경험을 했던 게 이큐브랩의 첫 시작이었다”며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지자체 관계자, 실제 업무 담당자들을 만나가면서 기술이 구체화됐다. 거창한 행동보다 단순하지만 변화를 줄 수 있는 생각 하나만 있다면 큰 성과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 기술이 실제 적용된 사업장의 성공 사례와 문제 인식도 눈에 띄었다. 도축장 현대화 사업에 성공한 부경양돈농업은 도축폐수처리시설과 폐기물감량화시설이 적용된 사업장이다.

도축폐수처리시설에는 바이오세라믹SBR(BCS)과 고도산화부상분리(AOF) 기술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유입 수질이 2000~2500 이상에서 1.2~3.1,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유입 수질을 1000~1700에서 5.0~15.0으로 낮추는 등 큰 성과를 보였다.

폐기물감량화시설은 열가수분해(COWTT) 공정을 이용해 폐기물 양을 줄였다. 파쇄한 뒤 열가수분해 등을 거치는 시스템으로 도입 전 연간 100톤을 처리하던 사업장이 폐기물량을 21.1톤 정도로 줄였다. 연간 발생하던 비용도 25억원 정도에서 5억2000만원 가량으로 줄였다.

김경태 부경양돈협동조합 계장은 “사업비나 운영비가 얼마나 절감이 될지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사업주가 미리 알 수 있으면 훌륭한 연구과제 결정하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조언했다.

오흔진 환경부 연구개발과장은 “시장에만 모든 문제 해결을 맡기기는 충분치 않은 만큼 정부 책임을 절감하고 있다”며 “시급한 환경현안이나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과제에 우선 집중투자하고, 국민 참여형 R&D 사업도 점차 도입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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