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없앤 사모재간접펀드, 사모 운용사 이름값으로 공모 흥행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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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없앤 사모재간접펀드, 사모 운용사 이름값으로 공모 흥행할까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10.0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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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모재간접펀드 최소 투자금액 규제 폐지로 소액투자 가능
-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투자자 문턱 낮춰 시장 호응 기대
- 일부 사모펀드 투자자 신뢰 잃어...위험성 부각에 투자기피 경향도
제공=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사모투자 재간접펀드 최소 투자금액에 대한 규제 폐지로 소액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사모펀드 제도개편 이후 부진을 겪고 있는 공모펀드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사모재간접펀드 최소 투자금액 규제 폐지로 소액투자 가능

지난 1일 사모펀드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공모펀드인 '사모투자 재간접펀드'의 최소 투자금액(500만 원) 규제 폐지를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금융위원회가 자산운용시장의 성장을 위해 지난 3월 내놓은 ‘현장혁신형 자산운용산업 규제 개선’ 방안 가운데 하나로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업계 의견에 대한 후속 조치다.

사모투자 재간접펀드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자기자산의 50%를 초과 투자하는 공모펀드다. 즉, 사모펀드 직접투자가 제한되는 일반투자자가 공모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모펀드 투자에 참여하는 재간접펀드(Fund of Fund) 방식이다.

지난 2017년 5월 최초 도입 시 전문성이 미흡한 일반투자자의 신중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500만 원 이상 투자하도록 최소 투자금액 규제를 적용했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자 보호 규제가 애초 취지와는 달리 일반투자자의 투자기회를 제약한다는 업계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투자자의 자산운용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모투자 재간접펀드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상품 자체도 많지 않아 활성화되지 않은 점도 이번 규제 개선의 이유로 꼽힌다.

결국 제도 도입 2년 만에 이러한 업계 의견을 받아들여 최소 투자금액 조건을 폐지하게 됐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500만 원 이하의 소액으로도 사모투자 재간접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자료=금융투자협회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투자자 문턱 낮춰 시장 호응 기대

지난 2015년 10월 사모펀드 제도 개편으로 자산운용사의 자기자본요건이 낮아지고, 진입형태가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면서 사모펀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4일 기준으로 국내 사모펀드 순자산 규모가 396조 7098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돼 사상 첫 400조 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반면에 공모펀드는 순자산이 251조 2868억 원에 그쳐 사모펀드에 크게 미치지 못한 상태다. 펀드 수도 사모펀드가 1만 1450개로 공모펀드 수 4206개보다 2.7배 더 많다.

그 배경에는 공모펀드에 비해 사모펀드가 상대적으로 운용상 제약조건이 덜하고, 높은 수익률을 보이자 공모펀드 자금이 사모펀드로 빠져나간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사모펀드는 1인당 최소 1억 원 이상 투자해야 가입할 수 있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펀드와 달리 투자자 수가 49인까지로 제한돼 일반투자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높았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사모재간접 공모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그간 부진했던 공모펀드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CI

 

▲일부 사모펀드 투자자 신뢰 잃어...위험성 부각에 투자기피 경향도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내부통제 미흡, 불완전판매 등 사유로 잇달아 금감원 제재 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 이 같은 사태는 사모펀드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총 운용자산(AUM)만 6조 원에 달하는 국내 1위 사모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은 파킹거래, 수익률 돌려막기 등 편법 거래 의혹에 휩싸인 데다 상환금 지급 연기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2일 우리은행이 판매한 국내 대체투자펀드 '라임 Top2 밸런스 6M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3개 펀드의 최초 상환일에 상환금 지급을 연기했다. 이번에 상환을 연기한 금액 규모는 약 274억 원이다.

이 펀드들은 안정성이 높은 우량 회사채권에 50% 정도를 투자하고, 나머지 50%는 수익성이 높은 사모채권에 투자하는 멀티 전략 펀드다.

라임자산운용은 이 펀드들이 투자한 우량 회사채권은 현금화가 됐지만 사모채권 투자 펀드는 금융시장의 부진으로 유동화 계획에 차질이 생겨 일부 자산의 현금화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이번 미상환 금액을 오는 11일에 전부 상환하겠다는 입장을 판매사인 우리은행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키움증권
사진=키움증권

 

한편, 지난달 23일 출시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타임폴리오 위드타임펀드’가 지난 4일까지 2주 만에 약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모집됐다.

국내 대표적인 헤지펀드 운용사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전문사모운용사에서 종합자산운용사로 전환한 후 출시한 첫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로 총 11개의 사모 헤지펀드에 투자하며, 최대 설정액은 2000억 원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2016년 5월 사모 헤지펀드를 출시한 이후 연평균 9%의 수익을 거둘 정도로 높은 성과를 거두며 고액자산가들에게 인기를 얻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타임폴리오’라는 브랜드 값을 할 것으로 기대한 만큼 출시 직후 완판이 어렵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재간접펀드 자체가 일반투자자들에게 생소하고 대중화된 금융상품이 아닌 데다 최근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위험 상품 기피 현상이 나타나면서 리테일 쪽에서 판매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최소 투자금액 규제 폐지와 함께 고액자산가들에게 인기가 높은 스타급 운용사들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면 전망은 어둡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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