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계산대·캐셔'가 사라진 마트...신세계, '지갑'없이 '자동결제'되는 미래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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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계산대·캐셔'가 사라진 마트...신세계, '지갑'없이 '자동결제'되는 미래를 꿈꾸다
  • 이효정
  • 승인 2019.09.30 2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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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및 센서가 카트에 담은 상품 스캔...매장 밖으로 나가는 순간 별도 절차 없이 '결제완료'
신세계I&C, 인공지능 기술 적용한 테스트베드 '이마트24'셀프매장 오픈...국내 넘어 해외까지 공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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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만5320원입니다. 포인트카드 있으신가요?"

쇼핑카트에 물건을 가득 담아 결제순서를 기다린다. 차례가 돌아오면 계산대 컨베이어벨트에 담아온 물건을 차례로 올려놓는다. 캐셔는 순서대로 물건의 바코드를 찍어 반대편으로 넘긴다. 물건을 봉투에 모두 담고 캐셔에게 신용카드와 포인트카드를 건내고 쇼핑을 마무리한다.

 

이마트24 셀프매장 전경.
이마트24 셀프매장 전경.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마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풍경이다. 익숙했던 이 풍경이 머지않아 보기 드문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다.

30일 신세계I&C는 이마트24 셀프매장을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신세계 데이터센터점에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마트24 셀프매장은 신세계그룹이 추진하는 '리테일테크' 기술들을 모아 재현한 테스트베드다. 이곳엔 AI를 활용한 인공지능 기술들이 적용됐다. 

매장 입구(좌)와 매장 내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들(우). 빨간 네모 부분에 QR코드를 인식하면 매장에 들어갈 수 있다.
매장 입구(좌)와 매장 내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들(우). 빨간 네모 부분에 QR코드를 인식하면 매장에 들어갈 수 있다.

 

무인점포형식으로, 매장 입장시 SSG페이 앱 인증만 거치면 이용할 수 있다. 매장에 입장할 때는 발급된 QR코드를 인식시킨 후 매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 매장의 천장엔 30여대 이상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상품 매대에도 수십개의 센서가 달려있다. 구매자가 상품 매대에서 물건을 집어 장바구니에 담는 순간, 카메라와 센서들은 쇼핑객이 어떤 제품을 몇 개나 담았는지 체크해 기록한다.

상품 매대. 제품진열대 별로 센서가 부착되어 있어 쇼핑객이 물건을 집어들 때 상품종류 및 갯수를 센서가 인식해 결제정보로 사용한다.
상품 매대. 제품진열대 별로 센서가 부착돼 있어 쇼핑객이 물건을 집어들 때 상품종류 및 갯수를 센서가 인식해 결제정보로 사용한다.

 

카메라와 센서들은 쇼핑객이 선택한 물품의 종류와 갯수는 물론, 진행중인 이벤트까지 자동으로 인식한다. 가령, '2+1' 행사제품인 경우 3개를 집으면 알아서 2개어치의 가격만 계산된다. 같은 브랜드 내 다른 제품인 경우에도 종류를 정확하게 구분해낸다.

매장 곳곳에 적혀있는 안내문(좌) 쇼핑객이 물건을 집는 모습(우).
매장 곳곳에 적혀있는 안내문(좌) 쇼핑객이 물건을 집는 모습(우).

 

매장 내 곳곳에는 '주의사항'이 적혀있다. 센서와 카메라가 혼동하지 않도록 각자 구매할 물건은 각자가 직접 집어 담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이 구매하고자 하는 물품을 대신 집어드는 경우 '결제'까지 '대신' 하게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하니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

쇼핑을 마친 후엔 별 다른 과정 없이 그대로 출구로 나가면 된다.
쇼핑을 마친 후엔 별 다른 과정 없이 그대로 출구로 나가면 된다.

 

쇼핑을 마친 후엔 별다른 절차 없이 나가는 문을 통해 그대로 나가면 된다.

쇼핑을 마치고 출구로 나가고 나면 '결제완료' 팝업이 휴대폰에 뜬다. SSG페이 앱을 통해 내가 고른 상품에 대한 결제가 진행된다. 앱을 통해 영수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쇼핑을 마치고 출구로 나가고 나면 '결제완료' 팝업이 휴대폰에 뜬다. SSG페이 앱을 통해 내가 고른 상품에 대한 결제가 진행된다. 앱을 통해 영수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문을 나가는 순간 카메라와 센서들이 쇼핑종료를 인지하고, 쇼핑객이 담았던 물건들의 총합을 계산한다. 짧으면 30초, 길면 5분 이내로 등록된 SSG페이 앱을 통해 물건값이 계산된다. 계산결과와 영수증은 쇼핑객의 휴대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셀프매장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기존 결제방식의 불편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30일 이마트24 셀프매장을 방문한 소비자 A씨(55세, 주부)는 "사용방법을 정확히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다. 무엇보다 결제하고 나갈 때 줄서서 기다리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이다"라면서 "대형마트에 이런 시스템이 빨리 도입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편의점' 셀프매장부터 국내·외 대형마트까지...'글로벌 리테일테크' 꿈꾸는 신세계그룹

이마트24 셀프매장 내부에 붙어있는 슬로건.
이마트24 셀프매장 내부에 붙어있는 슬로건.

 

신세계그룹은 이번 이마트24 셀프매장 오픈이 그동안 연구했던 AI기술등을 구현하기 위한 테스트베드라고 설명했다.

대형 매장으로 상용화 하기 전 비교적 규모가 작은 편의점 점포부터 운영을 해보려는 전략이다. 시범 운영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데이터 등을 학습하게 되는 AI를 통해 다양한 구매행동, 상품인식 등이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인공지능, 컴퓨터비전, 클라우드 POS 등 신세계그룹이 가진 리테일테크를 모듈화해 필요한 기술만 골라쓰는 '솔루션 비즈니스'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신세계 I&C 관계자는 "이번 셀프매장 오픈을 통해 고객들이 실제 쇼핑을 즐기며 자연스럽게 리테일테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도 관련 기술을 발전시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마트24를 시작으로 자신들만의 '리테일테크'를 구현하고자하는 신세계그룹의 포부가 전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효정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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