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방송사만 13개 모였는데 광고 수익성이 강점?...오리지널 콘텐츠 없는 '듣는 TV' 티팟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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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방송사만 13개 모였는데 광고 수익성이 강점?...오리지널 콘텐츠 없는 '듣는 TV' 티팟 출시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9.25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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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내 1000만 이용자 커버리지 확보”...개인 오디오 방송 콘텐츠 도입 '미정'
- 소통 없는 영상 콘텐츠 오디오..."시장에서 얼마나 통할지 미지수"
25일 상암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티팟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방송사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25일 상암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티팟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방송사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티팟의 가장 큰 강점은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박종진 SBS I&M 플랫폼서비스 실장은 25일 상암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디어 업계에서 오래 일한 결과 오디오 사업의 수익성을 높여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13개 방송사가 모여 연합 오디오 플랫폼 ‘티팟’을 출시했다. 콘셉트는 ‘듣는 TV’다. 뉴스와 교양, 스포츠, 드라마, 예능, 종교 콘텐츠 등 13개 방송사의 인기 TV 프로그램을 라이브와 팟캐스트로 다시 들을 수 있다. 티팟 사업 주관과 개발은 SBS I&M이 맡는다. 콘텐츠의 통제 권한은 각 방송사에 있다.

이들은 영상을 배제한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해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연내 1000만 이용자 커버리지 확보하겠다”고 자신했지만, 오리지널 콘텐츠는 아직 없다. 개인 오디오 방송 콘텐츠도 내년에야 ‘팟빵’을 통해 일부 유입된다. 이마저도 확정 사항은 아니다.

티팟 오디오 콘텐츠는 무료다. 네이버 TV나 유튜브에서 동영상 광고가 나오는 것처럼 음성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연령ㆍ방송 시간과 회차에 따라 타깃형 광고를 내보낼 수 있는 기술도 접목됐다. 동일한 콘텐츠를 청취해도 다른 광고가 실시간으로 나오는 셈이다.

서인석 티팟 개발 PM은 “콘텐츠 송출 시 광고를 합쳐서 송출하는 ‘애드 스티칭(AD stitching)’ 방식을 차용했다”면서 “광고를 우회하는 애드 블록 시스템 회피할 수 있어 콘텐츠 공급사 수익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선 이런 티팟 시스템이 과연 소비자에게 통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미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들이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를 스마트폰 등으로 틀어놓고 오디오만 청취하는 소비자도 많다. 티팟이 이런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의견이다.

박종진 실장도 “티팟을 혁신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방송사끼리 운영비용을 십시일반 해서 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표”라면서 “비용을 내리는 것은 자신 있고, 그동안 푹(POOQ) 등을 운영하면서 노하우를 총 집약한 것이 티팟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진 SBS I&M 플랫폼서비스 실장이 티팟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BS I&M 제공]
박종진 SBS I&M 플랫폼서비스 실장이 티팟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BS I&M 제공]

오디오 콘텐츠의 가장 큰 강점은 ‘소통’이다. 실시간 팟캐스트가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TV가 등장하며 사장될 것이란 라디오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도 소통이었다.

티팟의 가장 메인 콘텐츠는 소통이 없는 영상 콘텐츠의 오디오 부분이다. 오디오 콘텐츠의 가장 큰 장점이 배제됐다. 13개 방송사가 모여 만든 연합 플랫폼이지만, 새로운 콘텐츠가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쉬운 지점으로 꼽힌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오디오 콘텐츠의 강점을 놓친 오디오 플랫폼이 얼마나 소비자에게 통할지 모르겠다. 과도하게 느껴지는 광고도 우려되는 지점”이라며 “많은 방송사가 모였는데 새로운 콘텐츠가 없다는 지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이미 오디오 콘텐츠 시장을 장악한 플랫폼도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티팟에는 SBS와 SBS미디어넷, YTN, 연합뉴스TV, JTBC, 채널A, TV조선, MBN, 아리랑국제방송, KNN, BTN, CTS 등이 참여한다. 음악전문방송사인 라디오키스와 쎄티오(Satio)도 함께한다.

방송사들은 올해를 시작으로 오디오 시장에 진입해 연내에 1000만대의 AI스피커와 기기(스마트폰, PC, 자동차 등)에서 티팟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김수현 티팟 사업 담당, 김한구 SK텔레콤 AI서비스제휴셀 부장, 박희진 삼성전자 무선사업 AI팀 프로, 김영 네어버 오디오클립 담당, 서인석 티팟 개발 PM이 티팟 출시와 AI 스피커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SBS I&M 제공]
(왼쪽부터) 김수현 티팟 사업 담당, 김한구 SK텔레콤 AI서비스제휴셀 부장, 박희진 삼성전자 무선사업 AI팀 프로, 김영 네어버 오디오클립 담당, 서인석 티팟 개발 PM이 티팟 출시와 AI 스피커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SBS I&M 제공]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와 T맵, 네이버의 오디오클립과 클로바 스피커, 삼성전자 빅스비캡슐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또 SBS I&M의 모바일 앱에서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네이버 클로바와 삼성 빅스비는 연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조재룡 SBS I&M 대표는 “음성 기술과 사업 부문에서 동영상 시장에 버금가는 오디오 시장을 만들어낼 준비가 됐다”라며 “13개 방송사가 보유한 동영상 콘텐츠 제작과 유통 기술을 활용하여 차원이 다른 오디오 콘텐츠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티팟 출시가 그간 정체된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는 지점엔 대부분 동의했다. 그러나 현재 티팟이 보여준 내용은 방송사 콘텐츠의 새로운 유통망일 뿐, 킬러 콘텐츠가 제공되지 않은 지점은 약점으로 꼽았다.

김한구 SK텔레콤 AI서비스제휴셀 부장은 “향후 지상파 방송이나 인기채널 등 콘텐츠를 추가로 확보하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차별화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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