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사우디 사태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국내 원유 도입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시 당분간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1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주재한 확대거시경제 금융회의 모두발언에서 "사우디산 원유는 대부분 장기계약 형태로 들여오고 있으며, 국내 정유업계 점검 결과를 보더라도 원유 선적 물량·일정에는 아직 큰 차질이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은행 부총재,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실장,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 차관은 "중동지역 불안이 확대해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원유 수급 상황 악화 시 정부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전략 비축유 및 재고 방출을 검토하는 등 수급 안정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필요하면 정유업계와 협력해 대체 수입선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국제유가에 대한 우려는 물론 미중 무역협상, 브렉시트, 미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주요 이벤트 일정에 맞춰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재점검하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할 경우 신속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9월 들어 미중 갈등 완화 기대가 커지고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이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를 보이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이 완화했다"며 "지난 주말 사우디 핵심 석유 시설이 피격당하면서 국제유가 불안 가능성이 커지는 등 중동지역 불안이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원유시설 2곳이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으면서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폭등했다. 1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8.05달러) 뛴 62.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