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일본산 초고순도 불화수소 대체 사실과 달라" ..."국산 소규모 이미 사용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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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일본산 초고순도 불화수소 대체 사실과 달라" ..."국산 소규모 이미 사용해와"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9.0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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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 일본산 불화수소 국산으로 대체해 일부 공정 투입' 보도 잇따라
전문가 "일본산 초고순도 불화수소 대체 아닌 그 아래 순도의 불화수소 해당할 것"
일본 수출규제 이전부터 국산 불화수소는 일부 공정에서 소량 사용해와
일본 수출규제로 문제되는 건 고순도 불화수소 아닌 '초고순도 불화수소'

삼성전자가 최근 이틀간 보도된 '삼성전자가 일본산 고순도 불화수소를 국산으로 대체 투입했다'는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전부터 일부 공정에서 사용하던 국산 고순도 불화수소 건을 확대해석했다는 것. 

4일 오후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산 불화수소가 들어가는 공정에 국산을 투입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다르다"라며 "어떤 쪽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일본의 수출 규제 이전부터 국산 불화수소는 일부 공정에서 사용해왔다"며 "그 양도 사실 매우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별개로 국내 업체인 솔브레인, 일부 외산업체 등의 불화수소를 전부터 사용해 왔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민감도가 낮은 일부 공정에 국산 불화수소를 투입했다'는 언론 보도는 이미 사용 중인 내용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도 "일본산 불화수소가 투입되는 공정에 다른 불화수소를 투입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 해도, 국산 불화수소를 투입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아직은 일본산 불화수소가 투입되는 공정을 국산 불화수소로 대체해 진행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일본산 (초고순도) 불화수소가 투입되는 공정 중 일부에 국산 불화수소를 대체 투입했다는 보도가 잇따랐지만,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자료 연합뉴스]
최근 삼성전자가 일본산 (초고순도) 불화수소가 투입되는 공정 중 일부에 국산 불화수소를 대체 투입했다는 보도가 잇따랐지만,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자료 연합뉴스]

불화수소는 반도체 여러 공정 중 실리콘 웨이퍼에 정교한 회로를 식각(蝕刻, etching 에칭)하거나 웨이퍼를 세척하는 작업 등에 다양한 순도로 사용된다.   

반도체 여러 공정에 다양한 순도의 불화수소가 사용되기 때문에, 불화수소는 (일반) 불화수소와 고순도 불화수소, 순도 99.9999% 이상의 '초'고순도 불화수소 등으로 구별해 봐야 한다. 

이 가운데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주로 수입하는 불화수소는 초고순도 불화수소로, 일본이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등 우리 업체들도 전적으로 일본산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문제가 되고 있는 것도 이 초고순도 불화수소다.

대한화학회 탄소문화원 원장인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도 "매우 민감한 내용이라 대체 어디서 그런 말이 흘러 나온 건지 의아하다"며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일본산 초고순도 불화수소를 대체한 게 아니라 그 아래 순도의 불화수소(고순도 불화수소)를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D램 반도체 공정에도 다양한 순도의 불화수소가 사용되기 때문에, 아마 낮은 순도의 불화수소를 사용해도 되는 공정에 투입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오보성 보도가 등장하는 이유? "개발하는 쪽과 사용하는 쪽 입장은 달라"

이덕환 교수는 불화수소와 관련해 '오보성 보도'가 자주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소재'라는 건 개발하는 쪽과 사용하는 쪽의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초)고순도 불화수소 등을 개발했다고 해서 이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품질이 실제로 만족스럽지 않아 사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예상하는 대로 6개월 내, 혹은 1년 내에 일본산 초고순도 불화수소에 준하는 불화수소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바로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으로도 풀이된다. 

초고순도 불화수소를 국산화하는 목적은 '국산화'가 아니라 세계 최고 반도체 업체들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납품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정부도 초고순도 불화수소와 고순도 불화수소를 구별해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영향을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고순도 불화수소의 국산화가 아닌 초고순도 불화수소의 국산화를 하는 게 목표여야 하는데, 정확한 목표 설정을 못하면 수조원에 이르는 예산이 결국 '눈먼 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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