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일본 PR 수출 규제론 생산 차질 없어"...'급했던' 불화수소 국산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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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일본 PR 수출 규제론 생산 차질 없어"...'급했던' 불화수소 국산화 성공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10.0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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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 공급엔 문제 없어...생산에 지장을 초래하는 소재 아냐"
- 램테크놀러지 생산 액체 불화수소, 일부 공정에 투입

SK하이닉스가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공정 소재의 거래처 다변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일본 정부의 불화수소 수입 허가도 받으면서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줄었다는 업계의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가 일부 공정에서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함에 따라, PR(포토리지스트·감광액)의 공급처 다변화 여부에도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PR은 연구용 품목을 제외하곤 공급 차질은 없다”면서 “일본 기업이 생산한 PR을 공정에 사용하고 있지만, 불화수소보다 비교적 거래처 다변화가 돼있는 품목이다. 지금은 수출 제한도 없어서 당장 생산에 지장을 초래하는 소재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전경. [녹색경제신문 DB]

일본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PR 수출 규제는 EUV(극자외선)용에 집중돼 있다. SK하이닉스의 현재 반도체 노광공정은 KrF·ArF용 광원이 주로 사용된다. 일본 정부의 PR 수출규제가 SK하이닉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던 셈이다.

그러나 수출규제가 더 길어진다면, EUV 생산 공정 상용화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EUV는 파장이 짧아 차세대 반도체 공정의 광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PR 수출규제가 현재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PR은 광원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여러 업체를 대상으로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국산화를 포함해 거래처 다변화 나서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불화수소 국산화 성공...일부 공정에 투입

PR보다 공급 난항을 겪었던 불화수소의 경우, 국산화에 일부 성공하며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기업인 램테크놀러지가 생산한 액체 불화수소(불산액)을 지난 1일부터 일부 공정에 투입했다.

SK하이닉스가 불화수소 공급처 다변화에 성공하고, 불화수소 수출 허가까지 잇따르며 사내에선 “한숨을 돌렸다”란 얘기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장 상황에 맞춰 확보한 재고량을 최대한 아끼면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불화수소의 경우엔 PR과 달리 공급이 일본 기업에 치우쳐 있던 상황이라, 거래처 다변화가 다소 급했던 게 사실”이라며 “소재 국산화는 거래처 다변화에 일환이고, 다양한 조치를 취해 생산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ㆍ포토 레지스트ㆍ에칭가스. [일러스트=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ㆍ포토 레지스트ㆍ에칭가스. [일러스트=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1일부터 국내 반도체ㆍ디스플레이를 산업을 정조준한 수출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 소재인 PR(포토리지스트), 불화수소에 수출 절차를 까다롭게 하면서, 국내 반도체 생산 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빚게 됐다.

액체 불화수소는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를 깎고 불순물을 없애는 데 쓰이는 핵심 소재다.

SK하이닉스는 이에 일본 기업에 의존도가 높았던 소재들의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부 성과가 나오면서 공정 운영에 숨통이 트였다. 일본 정부의 불화수소 수출 승인까지 이어지면서 재고 상황에도 활력이 더해졌다.

일본 정부는 SK하이닉스가 9월 말 수출을 신청한 불화수소(기체ㆍ에칭가스)를 허가했다. 현재 물품이 들어오는 중이다. 불화수소를 공급한 업체는 일본의 쇼와덴코로 알려졌다. 물량은 두 달 이상 사용이 가능한 정도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정부는 기체 불화수소 수출은 세 건 승인했지만, 액체 불화수소(불산액)는 규제 조치 단행 이후 단 한 건도 승인하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다양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이 소재에 대한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며 공정 투입 가능성을 꾸준히 검토해왔다. 그런 노력의 결과가 이번에 일부 나타난 셈이다.

램테그놀로지는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 움직임을 보이자 작년 말부터 SK하이닉스와 액체 불화수소 공급을 준비해왔다. 램테크놀러지의 액체 불화수소 공급 가능 물량은 연 7000t 수준으로 SK하이닉스 전체 수요량의 절반 정도다. SK하이닉스와 램테크놀러지는 지난달 최종 품질 시험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등도 일본 고순도 불화수소 대신 국산 제품을 일부 공정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SK하이닉스까지 거래선 다변화에 성공하며 업계에선 예상보다 빠르게 일본의 몽니에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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