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아베의 '한국 상대 안하기' 정책, 평화국가 일본의 '종언'"
상태바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아베의 '한국 상대 안하기' 정책, 평화국가 일본의 '종언'"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8.26 14: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6일 제1회 관정일본연구 학술회의에서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입장 밝혀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가 관정일본연구 제1회 학술회의에서 기조강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가 관정일본연구 제1회 학술회의에서 기조강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일본의 양심'으로 불리는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和田春樹)가 "아베 총리의 '한국 상대 안 하기 정책'은 평화국가 일본의 종언"이라고 26일 비판했다. 

와다 명예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1회 관정일본연구 학술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올해 38선이 일본해로 내려온다'와 같은 논의가 (일본의)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 입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는 동북아시아 결합을 버리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38선이 일본해로 내려온다'는 말은, 와다 교수 따르면, 일본이 한국을 적대시하고 한국과 관계를 끊을 것을 각오하는 것으로 중국과 러시아 남·북한이라는 대륙 블록에 대항해 미국과 일본, 대만의 해양 블록으로 결집한다는 뜻이다. 

와다 명예교수는 이 같은 구상이 최근 '문예춘추' 9월호에 실린 '한일 비방 쇄도 - 문재인 정권이 적국이 되는 날'이라는 글에 '일·미 동맹 vs 통일 한국(朝鮮)'으로 표현됐다며 "그야말로 악몽의 반시대적 선택"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같은 생각은 북·미 평화 프로세스 따위는 성공하지 못하고 핵무기를 지닌 북한과 철저하게 대립하겠다는 생각"이라며 "일본 국민이 이런 생각을 받아들일 리 없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일본 내에서 '플랜B'로 등장한, 한국을 배제하고 중요한 국가는 미국와 중국이니, 미국과 동맹을 한층 더 강화하고 중국과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성립될 리 없다"고 잘라 말했다. 

와다 명예교수는 "(일본이) 미국 최전방의 요새가 돼선 평화가 잠시라도 보장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대표적 진보 지식인으로 꼽히는 와다 명예교수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달 25일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 등 사회지도층 78명과 함께 '한국이 적인가'라는 성명을 내 일본과 한국 양쪽에서 큰 방향을 일으킨 인물이다. 

지난 12일엔 23회 만해평화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와다 명예교수는 15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국과 일본은 서로가 관계를 맺고 만나면서밖에 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목소리를 일본에서도 크게 내고, 한국에서도 혹 그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또 주장을 하면서 정책 변화를 견인해 나가는 게 가장 좋은 형태일 것"이라고 말하며, 현재 극한을 치닫는 한일 문제의 해법을 양국 시민들에게서 찾았다. 

그는 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조선인을 위안부로 납치 감금한 문제에 대해서도 "어떤 형태로든 강제성이 있었다고 피해 당사자들이 생각하면 그것은 강제로 당한 것"이라며 "개중에는 그 강제성 중에서도 '강간 센터'라고 표현되는 것처럼 정말 납치 같은 형태로 끌려가서 감금 상태에서 당한 식의 강제성도 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