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3번' 코나EV 화재 원인, 전기차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상태바
'한 달 새 3번' 코나EV 화재 원인, 전기차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8.19 2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한 달 새 현대차 코나EV, 캐나다·강릉·세종서 잇따라 화재
전기차 전문가들 "배터리 셀·BMS·여름철 온도 상승 등 원인 꼽아"
하지만 지나친 우려엔 경계... "전기차 산업 이제 시작 단계"
현대차 코나 EV.
현대차 코나 EV.

현대차 코나EV에서 한 달 새 3번이나 화재(폭발) 사건이 발생하면서, 화재 원인에 대한 궁금증이 점차 커지고 있다.  

19일 자동차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캐나다 몬트리올의 한 가정집 차고에 주차돼 있던 코나EV에서 갑자기 폭발이 일어나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차량 소유주는 "차량을 구매해 운행한 지 넉달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화재 당시 차량을 충전하거나 콘센트에 충전기를 연결해 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화재를 진압한 몬트리올 소방서 측도 "화재 원인이 될 만한 물체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주차장에는 코나EV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불과 이틀 뒤인 28일 오전 이번엔 강원 강릉에서 '충전 중'이던 코나EV에 불이 붙어 차량이 전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상자가 없었던 캐나다 화재 사건과 달리, 이번엔 경미하지만 사람 1명이 다치기도 했다. 

강릉 코나EV 화재 사건이 발생한 지 약 2주가 지난 8월13일 새벽 4시께, 세종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기엔 연결됐으나 충전은 자정에 이미 완료된 코나EV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13일 새벽 세종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현대차 코나EV에 불이 나 새카맣게 타 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사진 연합뉴스]
13일 새벽 세종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현대차 코나EV에 불이 나 새카맣게 타 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사진 연합뉴스]

충전기 연결 여부, 충전 완료 여부 등을 고려하면, 최근 연이어 발생한 코나EV의 폭발·화재 사건 원인을 하나로 지목하기 어렵게 만든다. 

캐나다에선 충전기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서 사건이 일어났으나, 강릉에선 충전기가 연결돼 충전 중인 상태서, 세종에선 충전기가 연결돼 있었으나 충전은 이미 완료된 상태서 폭발·화재가 일어났다. 

◆ 전기차 전문가들 "배터리 셀·BMS(배터리관리시스템)·여름철 높은 기온" 지적

하지만 최근에 화재가 일어난 코나EV 3대는 사건 당시 상황이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LG화학의 배터리 셀과 현대모비스의 BMS가 탑재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19일 대학에서 전기차 관련 과목을 가르치는 ㄱ교수는 녹색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확정이 아닌 추정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코나EV가 충돌에 의해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량에 장착된 배터리 셀의 설계에 대해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물통을 배터리 셀에, 물을 에너지에 비유했다. 

ㄱ교수는 "배터리 셀을 물통이라고 한다면, 물통에 물(에너지)을 꽉꽉 채워야만 '100% 완충'이 되게끔 설계하지 않는다"며 "왜냐하면 물통을 얼렸을 때(배터리가 열을 받을 때) 물의 부피 팽창으로 물통이 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배터리 셀은 70~80% 에너지만 채워져도 '100% 완충'이 됐다고 표시되게끔 설계한다. 하지만 더 많은 에너지를 담기 위해 다소 무리하게 80% 이상의 에너지를 배터리 셀에 담도록 설계하면, 충전 과정이나 충전 후, 또는 여름철처럼 자주 강한 열을 받을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ㄱ교수는 "배터리 셀의 에너지 세팅을 기본적으로 높게 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코나EV의 화재 원인이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배터리 셀' 'BMS' 여름철 높은 온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림=연합뉴스]
코나EV의 화재 원인이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배터리 셀' 'BMS' 여름철 높은 온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림=연합뉴스]

반면, ㄴ교수는 배터리 셀 설계가 잘못됐을 수도 있다면서도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배터리관리시스템)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ㄴ교수는 "BMS 쪽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BMS는 배터리 셀의 각종 물리적 정보(전압이나 온도 등)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과도한 충전이나 방전 등을 방지한다. 배터리의 안전성과 신뢰성은 이 BMS가 최종 보증하는 셈이다. 

ㄴ교수는 "BMS 쪽에서 충전을 정확하게 제어해줘야 하는데, 거기서 과전압을 일으키도록 하고 여름철 온도 제어까지 실패하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셀의 전압과 온도 등을 관리하는 BMS 등의 중요성은 올해 초에 잇따라 발생한 테슬라 모델S 화재 사건에서도 확인된다. 

테슬라는 화재 사건 이후 배터리 셀을 묶은 배터리 모듈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발표한 뒤, 배터리 충전 및 열 관리 설정 변경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전기차에 최종 탑재되는 배터리 팩은 배터리 모듈과 BMS, 냉각시스템 등 각종 제어·보호시스템을 장착해 완성한다.

[자료 연합뉴스]
[자료 연합뉴스]

◆ "140년 넘게 검증받아 신뢰 쌓은 가솔린차처럼 되려면 시간 필요... 안전성↑가격↓될 것"

전기차를 곧 인도받아 운행할 예정이라는 ㄷ교수는 "배터리 셀·BMS·여름철 높은 온도 등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면서도 "엔지니어들이 그런 점들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데, 아직 전기차 산업은 시작 단계라 보완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ㄷ교수는 "전기차와 충전소가 가파르게 늘어난 해를 기준으로 말하면, 전기차 원년은 2017년이라고 생각한다"며 "140년 넘게 검증을 받아 신뢰를 쌓은 가솔린차만큼 되려면 전기차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실제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를 연도별로 보면, ▲2014년 1075대 ▲2015년 2907대 ▲2016년 5914대 ▲2017년 1만3826대 ▲2018년 3만648대로 2017년과 2018년에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9년 올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도 2018년 상반기에 비해 46.7% 증가한 1만7412대를 기록, 올해도 어김없이 전기차 판매량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ㄷ교수는 "학생들에게 가르칠 때도 전기차는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말한다"며 "안정성도 더욱더 강화될 것이고,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