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 ‘한국콜마·DHC 쇼크’... H&B업계, "과거와 다르다" 몸 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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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전쟁] ‘한국콜마·DHC 쇼크’... H&B업계, "과거와 다르다" 몸 사리기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9.08.14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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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충성도 높아 불매운동 어려웠던 뷰티시장에도 큰 변화 시작
DHC, 혐한 극우기업 낙인... 한국지사장 사과에도 사태 해결 난망
DHC코리아 페이스북 캡처 화면. DHC를 비난하는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다.
DHC코리아 페이스북 캡처 화면. DHC를 비난하는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열풍에서 한 발 빠져있던 헬스&뷰티(이하 H&B)업계가 한국콜마와 DHC 혐한 사건으로 갑자기 태풍의 핵심으로 접어들었다.

화장품 등 뷰티 제품들은 소비자 피부와의 적합성 등의 특성상 브랜드를 바꾸기 어려운 품목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유니클로와 아사히맥주 등 패션과 주류의 대표 일본 브랜드들이 융단폭격을 맞는 상황에서도 SKⅡ 등의 일본 뷰티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관심 대상에서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모든 상황이 급변했다. 먼저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이 월례조회 시간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상영한 극우 성향 유튜버의 영상이 여성 비하 논쟁과 함께 삽시간에 전국적인 화제가 되면서, 한국콜마는 11일 윤동한 회장의 사퇴까지 이르렀다.

윤 회장의 사퇴 결정으로도 성난 민심은 아직 수습이 되지 않고 있다. 수많은 국내 H&B 브랜드 제품들을 제조하고 있는 한국콜마의 특성상 한국콜마 제조 상품 불매운동이 힘을 얻으면 역으로 국내 브랜드들이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그렇다고 국내 H&B 브랜드들이 쉽사리 한국콜마 제품을 쓰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도 어려운 상태다. 국내 OEM(주문자상표부착)과 ODM(제조자개발생산) 1위 기업인 한국콜마의 대체 회사는 코스맥스를 제외하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두 회사가 국내 OEM 및 ODM H&B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H&B 브랜드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한국콜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분노가 가라앉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클렌징오일로 국내 여성들의 사랑을 받아 온 DHC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배신의 아픔을 안겨주면서 국민적인 미운털이 박혔다.

최근 DHC의 자회사인 DHC테레비가 일본 극우인사들을 출연시켜 혐한 발언 및 불매운동 비하 발언을 방송한 것이 알려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지난 13일, DHC코리아 김무전 대표가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을 모색했으나, 일본본사의 동의 없는 한국법인 만의 사과라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사태의 심각성을 직감한 랄라블라와 롭스 등 국내 주요 H&B 채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DHC 상품을 빼기 시작했으며, H&B 채널 1위인 올리브영도 같은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쿠팡 등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도 DHC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DHC는 그 대가를 크게 치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빨리 달아오르고 빨리 식는다”는 DHC테레비의 방송 내용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향후 DHC가 한국 시장에서 다시 사랑받아서는 안 된다”는 소비자들의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된 상태다.

H&B업계에서는 한국콜마와 DHC의 사례에서 전례 없던 국내 소비자들의 변화를 느끼면서 과거 어느 때보다도 리스크 예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특정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은 그 이슈가 사라지면,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서도 소멸되곤 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특히 한 번 사용하게 되면 해당 브랜드의 상품만 사용하는 경향이 강했던 H&B 제품의 불매운동이 성공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상식이었지만, 이번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그 강도와 밀도가 과거 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 관계자는 “15일 광복절을 맞아 애국 마케팅을 준비한 기업들도 있지만, 반대로 민감한 시기인 지금 성급한 마케팅으로 예상할 수 없는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몸 사리기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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