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vs '2019', 폭락 장세에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진 P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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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vs '2019', 폭락 장세에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진 PBR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8.07 0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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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메리츠종금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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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잇따른 대외발 악재에 대한 충격으로 패닉 상태에 빠져 이틀 연속 폭락 장세를 이어갔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국내 증시에서는 주가 하락세가 가파르게 나타나자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되면서 임계치를 넘어서는 모양새다. 게다가 최근 미·중 환율전쟁으로 확전 양상까지 보여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자 현재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도 비교되고 있다.

자료=메리츠종금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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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 3년여 만에 1900선 붕괴...코스닥 지수 4년 8개월여 만에 최저치 기록

지난 6일 국내 증시는 미국 재무부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소식 여파에 급락으로 마감했다. 지난 5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심리적 경계선인 7위안을 깨고 상향 돌파하자 중국 당국의 위안화 약세 개입으로 판단한 미국의 후속 조치다.

이날 코스피 시장은 전날보다 46.62포인트(2.39%) 급락한 1900.36로 출발했지만 장중 한때 1896.42까지 밀리며 19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가 1900선 밑으로 하락한 것은 2016년 6월 이후 3년 만이다.

코스닥 지수도 14.72포인트(2.58%) 하락한 555.07로 시작돼 전날 7.46% 급락에 이어 이틀째 폭락장세를 이어갔다. 장중 550선이 깨지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551.50으로 장을 마쳐 간신히 550선을 지켰다. 이날 코스닥 마감지수는 지난 2014년 12월 30일 이후 4년 8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8월 들어서만 1조 3천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세를 이끌었다. 코스닥 지수는 신라젠이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 글로벌 임상 3상이 중단되면서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바이오주 전반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8월 시작과 함께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예고와 이에 맞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 일본의 백색국가 한국 제외 조치 등 연이은 대외 악재가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금융시장뿐 아니라 실물 경제에도 파급효과가 미칠 것 예상돼 피해 규모의 추정이 힘든 상황이다.

자료=KB증권
자료=KB증권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PBR 수준 근접...주가 회복 시점은 미지수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낙폭이 크다. 대외적인 악재 외에도 경기 둔화로 국내 기업들의 2분기 기업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증시 조정이 더 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금까지 국내 산업 성장을 주도해 왔던 반도체 산업 실적이 2분기에 크게 악화되면서 뒤이을 주도산업의 부재로 하반기 증시 전망마저 어둡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증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더라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최저점인 0.77배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 6일 KB증권 자료에 따르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감안한 조정 PBR은 코스피 0.89배(2089포인트)로 현재 PBR인 0.82배(1927포인트)보다 적정 PBR이 8% 더 낮다.

김영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기업들의 낮아진 ROE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주가 수준은 적정 PBR을 상당 폭 하회하는 상황”이라며 “극심한 투자심리 위축이 진정된 뒤에는 코스피가 적정 PBR 0.89배 부근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증권가 관계자는 “각국 지도자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며 “경제의 펀더멘탈보다는 자국 내 정치적 이벤트 시기에 맞춰 주가나 경기가 움직일 가능성이 있어 현재 주가 조정국면은 장기화될 가능성 높다”고 전망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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