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 삼성, 日 반도체 핵심소재 우회 수입 타진...대만·벨기에 실무진 급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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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전쟁] 삼성, 日 반도체 핵심소재 우회 수입 타진...대만·벨기에 실무진 급파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7.08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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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추가 공급 요청에 일본 기업 ‘난색’
임원까지 나서 해외 우회 수입 경로 모색

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을 정조준한 일본의 경제조치에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대만ㆍ벨기에 등에 반도체 실무진들을 급파했다.

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일본에 의존해야하는 반도체 핵심 소재의 추가 공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팀장급 실무진들은 물론 일부 임원까지 벨기에와 대만에 있는 일본 기업의 공장을 찾아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핵심 일본 반도체  소재기업의 해외공장으로 수입루트를 바꾸면 일본의 수출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세계적으로 정치적인 이유로 일본이 수출규제를 하는 행위는 비상식적이라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의 수입까지 일본 정부가 왈가왈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로 가장 많이 타격을 받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실무진 위주로 팀을 꾸려 대만과 벨기에 공장에 출장을 나갔다”며 “소재 공급의 활로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을 정조준한 일본의 경제조치에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대만ㆍ벨기에 등에 반도체 실무진들을 급파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장 내부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을 정조준한 일본의 경제조치에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대만ㆍ벨기에 등에 반도체 실무진들을 급파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장 내부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일본 정부는 한국을 대상으로 한 소재 수출규제를 도입하면서 “일본 제조사의 해외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번 실무진 파견은 일본에서 막힌 소재의 공급량을 대만ㆍ벨기에 등에 있는 공장에서 감당해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이번 수출 규제 품목 중 하나에 EUV 용 포토 레지스트를 집어넣었다. EUV는 삼성전자가 최근 7나노 공정을 위해 도입한 차세대 공정이다. 이 과정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는 전량 일본 기업 의존해야하는 상황이다.

이 소재는 스미토모, 신에츠, JSR 등 일본의 3개 화학업체 정도가 생산이 가능하다. JSR는 현재 EUV용 PR를 벨기에 공장에서 전량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확보하기 위해 파견팀을 꾸렸다.

또한 일본 정부가 규제한 품목으로 선정한 불화수소(에칭가스) 역시 일본 의존도가 높다. 이 가스는 회로를 모양대로 깎아내는 데 필요한 원료라 반도체 필수 소재로 꼽힌다. 50여개 반도체 세부공정에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일본이 생산하는 품질에 도달한 기업이 거의 없어, 사실상 대체가 불가능하다. 공정에 사용되는 불화수소가 고순도가 아니고, 불순물이 조금이라도 첨가되면 곧장 에러가 발생한다.

삼성전자는 불화수소를 스텔라·모리타 등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스텔라는 대만과 싱가포르에서 이 소재를 생산한다. JSR도 벨기에에서 이 소재를 일부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스텔라가 대만에서 생산하는 불화수소는 대부분 반도체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공장 공급용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납품할 여유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연합뉴스]

삼성전자는 1일 이번 수출 규제가 알려지자마자 일본에도 직원을 급파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 반도체부품 구매 담당 실무자도 대만 출장에 나섰다. 7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일본을 찾아 현지 인맥을 총 동원,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업계의 반응은 그다지 긍정적이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기업들이 ‘초대 고객’ 중 하나인 삼성전자의 요청에 난색을 표하는 이유는 장기 집권 중인 아베 총리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국의 우호적인 결정을 내릴 경우 현 정권에 ‘미운털’이 박힐 수 있다는 우려가 만연한 분위기다. 이 때문에 쉽사리 삼성전자의 손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해외 수출 경로가 열려있다고는 하지만, 일본 기업들은 해외에서 생산한 소재를 삼성전자에 남품 하는 것에 같은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더욱이 일본 기업이 대만과 벨기에 등에서 생산하고 있는 소재는 이미 납품 기업과 분량이 맞춰져 있어 조절하기엔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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