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누가 브렉시트를 두려워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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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누가 브렉시트를 두려워하랴?
  • 박진아
  • 승인 2019.06.2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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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은 어떻게 핀테크계의 실리콘밸리가 됐나?

테레사 메이 前 영국 총리는 결국 유럽연한과의 안정적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정) 합의를 성사시키지 못한채 지난 6월 7일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2016년 영국 국민들은 국민투표에서 유럽 연합 탈퇴를 지지 의사를 밝혔으나 3년이 넘도록 지연되고 있는 상태에 신물이 나 있는 상태. 그 사이 영국 정가는 메이 전 총리직을 메꿀 보수당 후계 지도자 선출을 놓고 들썩이고 있다.

이스트 런던 테크 시티는 런던 쇼디치와 블릭레인 거리에 분포되어 있는 테크 기업 단지다. 스타트업 회사들과 글로벌  은행 및 금융기업, 컨설팅 업체, 회계법인 런던 사무소 등 5천개 사업체들이 집중적으로 입주해있다.
이스트 런던 테크 시티는 런던 쇼디치와 블릭레인 거리에 분포되어 있는 테크 기업 단지다. 스타트업 회사들과 글로벌 은행 및 금융기업, 컨설팅 업체, 회계법인 런던 사무소 등 5천개 사업체들이 집중적으로 입주해있다.

영국과 유럽연합 간 브렉시트 합의 갈등 속에서도 런던의 금융가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정상 영업 중이다. 실제로 유럽의 27개 금융기업을 포함해 런던에서 운영중인 250여 국제 글로벌 기업들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런던을 거래 업무 본거지로 유지할 의사를 밝혔다. 당분간 ‘국제 금융의 허브’, 황금의 ‘스퀘어 마일’ ‘씨티’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런던의 커네리워프(Canary Wharf) 금융구역의 위상은 흔들림 없을 것이라고 금융업계는 추측한다.

유럽 금융의 중심 도시 런던에서 정치는 연예인들의 사생활과 스캔들을 다루는 황색언론과 진배 없는 사이드 쇼일 뿐이다. 메이 총리는 다우닝 10번가를 떠나자 마자 2019년 런던 테크 위크(London Tech Week 2019, 행사기간 6월 10-14일) 개막행사에 참가해 깜짝 기조연설을 하고 런던을 미래 테크의 허브 겸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정착시키기 위해 국고 12억 파운드를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KPMG는 런던을 세계 3위의 글로벌 테크 허브로 평가했고, EY 회계법인에 따르면 특히 핀테크는 영국 테크 산업 섹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금융서비스 유니콘으로 트랜스퍼와이즈, 몬조, 레볼룻 등이 대표적이다. Courtesy: TransferWise.
KPMG는 런던을 세계 3위의 글로벌 테크 허브로 평가했고, EY 회계법인에 따르면 특히 핀테크는 영국 테크 산업 섹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금융서비스 유니콘으로 트랜스퍼와이즈, 몬조, 레볼룻 등이 대표적이다. Courtesy: TransferWise.

사실 메이 전 총리는 집권 기간 동안 영국의 테크 산업 육성이나 후원정책을 내놓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현재 영국은 테크 기업 수와 밸류에이션 규모에서 미국과 중국 다음 가는 세계 3위의 테크 강국이다. 지난 해 영국 벤쳐캐피털 스타트업 유니콘 13군데의 도합 밸류에이션은 미화 10억 달러(영화 약 7억 8천 4백 만 파운드)에 이른다.

현재 영국 특히 수도 런던에서는 벤쳐 기업 72곳, 그 중 18곳이 핀테크(금융 분야) 분야 스타트업이다. 현재 런던에만 유니콘으로 평가되는 테크 스타트업체는 약 45곳을 헤아리며 그 효과로 매해 평균 5만 명의 일자리가 추가로 창출됐다. 유니콘급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 18곳은 런던에 몰려있으나, 캠브리지, 옥스포드, 맨체스터, 리즈, 브리스톨, 에딘버러 등 지방 대도시에도 각각 최소 2곳 이상의 유니콘들의 본사가 있다.

저축, 모기지 대출, 중소사업 대출 등 모바일 기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아톰뱅크. Courtesy: Atom Bank homepage.
저축, 모기지 대출, 중소사업 대출 등 모바일 기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아톰뱅크. Courtesy: Atom Bank homepage.

실제로 지난 10년 사이 유럽에서 창업된 유니콘 기업들 중에서 40%가 영국 업체들이고 그같은 추세는 최근 더 가속화하고 있다. 벤쳐캐피털 펀딩 유치도 정책적인 테크 지원을 펼치는 프랑스, 독일, 스웨덴을 합친 액수 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구글과 페이스북도 영국의 테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8년부터 런던 킹스크로스 가에서 지사를 개설하고 ‘뉴 팰로앨토’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영국 테크 산업은 현재 금융권을 포함한 타 업계보다 1.5배 더 빠른 속도로 급성장하며 영국 경제에 매년 1천 3백 파운드에 이르는 실적을 창줄하고 있다. 테크 스타트업들은 이미 올해 영국 정부가 출자할 투자 금액의 100배로 경제 효과를 내고 있다.

이스트런던 테크 시티에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 페이브젠은 발걸음으로 에너지로 전환시켜 블루투스로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미래 스마트 시티 정책에 응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Courtesy: Pavegen.
이스트런던 테크 시티에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 페이브젠은 발걸음으로 에너지로 전환시켜 블루투스로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미래 스마트 시티 정책에 응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Courtesy: Pavegen.

모바일 지불 앱 스타트업인 몬조(Monzo)의 톰 블롬필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현 영국의 금융 스타트업 붐은 전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조지 오즈본 재무장관 정권(2010-2016년)이 벤쳐캐피털 기반의 스타트업 섹터를 정책적으로 지원한 결실이라고 말한다. 특히 정책 초기 창업 업체에 대한 세금감면 정책이 기업들의 지속적 성장에 유효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영국 특히 수도 런던에서의 테크 스타트업 붐은 정부의 정책적 후원과 무관하다고 말한다. 브렉시트 불합의로 인한 미래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정가와 정치인들의 소란과 적절한 무관심, 혼란스럽지만 자유방임적인 사회 분위기가 영국인들의 사업가 정신과 창의력을 자극했을 수 있다.

페이스북 런던 지사 오피스 광경. Courtesy: facebook.
페이스북 런던 지사 오피스 광경. Courtesy: facebook. 페이스북은 암호화폐 리브라의 2020년 상용화을 앞두고 2019년 6월 26일 영국의 블록체인 스타트업 체인스페이스(Chainspace)를 매입했다.

영국이 유럽 테크와 핀테크의 산실로 거듭나며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결실을 맺기까지는 근 10년의 투자가 있었다. 창업자들과 기업인들은 현금 뭉치을 제공하고 빠른 실적을 강요하는 투자자는 창업 정신과 기업의 장수에 독이다. 영국의 투자자인 셰리 쿠투(Sherry Coutu)는 지금까지 급성장해온 유티콘들은 스케일러빌리티(scalability)에 주력하고 정책은 이를 뒷바침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 말한다. 스타트업은 다양한 혁신 전략을 구현하고 스케일업(scale-up)을 해야 초기의 성공과 급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투자자들과 기업들은 런던은 우수한 고학력 인재, 국제적 인재, 창조적 에너지, 사업가 정신이 풍부하여 스케일업에 좋은 유럽 최고의 테크 도시라 평가한다. 누가 브렉시트를 두려워하랴? 브렉시트 걱정으로 밤잠 설치는 자들은 영국인은 아닌듯하다.

 

박진아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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