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세계 최초 고환보정수술 받은 오랑우탄 ‘백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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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세계 최초 고환보정수술 받은 오랑우탄 ‘백석’ 공개
  • 김환배
  • 승인 2011.06.0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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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고환보정수술을 받아 성공한 세 살배기 오랑우탄 ‘백석’이 3일(금) 공개된다.

서울대공원은 지난 5월 3일 잠복고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환보정수술을 한 오랑우탄 ‘백석’이가 회복을 마치고, 3일(금) 오후 2시 서울대공원 장미축제 건강기원 특별나들이에 나선다고 2일(목) 밝혔다.

 
이날 아기오랑우탄 백석은 서울대공원 장미원에서 건강을 기원하는 감미로운 통기타 공연과 함께 즐거운 나들이를 보내게 된다.

오랑우탄 ‘백석’은 서울동물원이 개원 100주년을 맞던 지난 2009년 5월 27일에 태어난 세 살배기 수컷이다.

엄마 오랑우탄 ‘오순’이의 노산으로 조산으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인공호흡기로 생명을 유지하기도 했다.

8킬로그램의 자그마한 체구를 가지고 있는 아기오랑우탄 ‘백석’의 증상을 알게 된 건 지난해 7월. 발육이 느리고 비정상적인 걸음걸이를 보여 X-ray촬영을 한 결과, 엉덩이뼈 근육이 틀어져 정상적인 걸음걸이가 어렵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그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혈액검사와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밝혀진 잠복고환. 오른쪽 고환만 확인이 되고 왼쪽 고환이 정상적인 위치가 아닌 배 안쪽 어딘가에 숨겨져 있었다.

뱃속 깊이 들어있는 고환은 시간이 흐르면 불임의 원인은 물론 암이 될 가능성이 있어 50년 이상을 살아가는 오랑우탄의 건강을 위해서 하루 빨리 수술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발견 당시 1년 밖에 안 된 아기동물이라 올해 5월 수술을 실시하게 됐다.

게다가 오랑우탄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만큼 종의 번식을 위해서도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현재 서울동물원에는 4마리 수컷과 3마리 암컷이 있다.

서울동물원 동물병원은 야생동물에겐 여러 가지 위험이 있어 최후의 수단으로 실시하는 외과 수술이지만 백석이의 건강과 종 번식을 위해 지난 5월 3일 고환보정수술을 했다.

세계 최초로 동물에게 실시하는 고환보정수술을 위해서는 강남자이병원 비뇨기과가 선뜻 나서 주었다.

일명 ‘백석이의 남성 찾아주기 공동프로젝트’로 시작된 수술은 CT촬영으로 백석이의 잠복고환 위치를 확인하고, 서울동물원 수의사 3명과 자이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3명이 공동으로 2시간여에 걸쳐 진행했다.

수술방법은 잠복고환을 밑으로 내려서 묶는 방법으로 진행,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수의사와 사육사의 정성어린 간호 속에 하룻밤을 지낸 다음날 백석이는 자신의 집인 서울동물원 유인원관 놀이방으로 되돌아왔다.

이후 사육사들이 매일 수차례 수술부위를 소독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회복, 10일이 채 안 돼 모든 상처부위가 아물고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았다.

오랑우탄 백석이는 서울동물원 유인원관의 아기놀이방에 가면 볼 수 있다.

이원효 서울대공원 원장은 “오랑우탄 백석이의 수술은 세계 최초로 야생동물에게 실시한 고환보정수술 사례”라며 “이를 통해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종 보전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말했다.
김환배 기자
 

김환배  bhkesac@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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