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조건부 승인…국내 최장
상태바
국립공원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조건부 승인…국내 최장
  • 조원영
  • 승인 2015.08.28 2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건설이 조건부로 최종 승인됐다. 환경단체들의 반대 여론이 거셌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지역경제활성화라는 명분을 앞세워 건설승인을 이끌어냈다.

오색 케이블카는 설악산 '오색'에서 '끝청'까지 3.5km구간으로 준공되면 국내 최장 케이블카가 된다. 현재 운행 중인 관광용 케이블카는 총 21곳이며 이 가운데 국립공원은 설악산·내장산·덕유산 등 3곳이다. 오색 케이블카가 완공되면 4곳으로 늘어난다. 도립공원은 금오산·팔공산·대둔산·두륜산·가지산 등 5곳에 달한다.

국립공원위원회는 28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오전 10시부터 9시간 가량 마라톤 회의를 벌인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립공원위원회 위원은 환경부, 기획재정부 등 부처 소속 9명, 산림청 1명 등 정부위원 10명과 교수, 환경단체 등 민간위원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심의는 재적위원 과반 출석해 출석위원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이날 국립공원위원 17명이 무기명투표를 진행해 조건부가결 12표, 유보 4표, 기권 1표로 케이블카 건설을 최종 가결했다. 전원 합의가 아닌 다수결로 찬반 여부를 결정지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그동안 케이블카 건설 승인은 국립공원위원회 전원 합의제 원칙에 따라 가부를 결정해왔다"며 "정부 입김이 미치지 않는 민간위원이 적기 때문에 수적인 열세를 보완하기 위해 전원 합의제로 결정내려왔는데 이번에 이런 원칙이 깨졌다"고 말했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여부에 국민적 관심이 쏠린만큼 회의도 예정보다 5시간 가량 길어졌다. 국립공원위원회 위원들은 강원도와 양양군청 소속 공무원들에게 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식생변화와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서식 문제, 교통대책 등을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강원도 양양군청 관계자는 "환경단체에서 지적한 여러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대책이 있는지 등을 집중 질의했다"며 "준비했던 것보다 더 많은 질문이 쏟아져 발표시간이 많이 길어졌다"고 말했다.

국립공원위원회 소속 민간전문위원들이 설악산 현장을 검증한 의견보고 역시 예정보다 한시간 가량 길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와 민간전문위원들의 의견보고가 진행된 이후 오후 5시부터 국립공원위원 17명이 종합토론을 펼친 결과 케이블카 건설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추진은 이번이 세 번째다. 설악산 케이블카는 1990년대부터 총선마다 공약으로 거론됐던 지역 현안이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설악산 오색지구와 대청봉을 잇는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해왔고, 2012년, 2013년 환경부에 설치 신청을 했다가 부결됐다.

케이블카 계획 노선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인 산양의 서식 흔적이 다량 발견됐다는 이유에서다. 국립공원위원회는 '국립공원 삭도 시범사업 검토기준'에 따라 심의를 하는데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등 법적 보호종의 주요 서식지·산란처 및 분포지'는 최대한 회피해야 한다는 항목이 있다.

강원도는 지난 4월 3번째 신청을 하면서 노선을 오색~끝청으로 수정해 국립공원특별보호구역과 아고산식생대, 백두대간 마루금 등 보호지역을 피했다고 밝혔다.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서식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출연빈도가 아주 낮아 주요서식지로 볼 수 없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강원도는 올해 연말까지 실시설계와 환경영향평가,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2017년 10월 완공 후 2018년 1월까지 시운전을 거친 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시기인 2018년 2월부터 상업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양양군청 관계자는 "공사기간을 20개월로 예상하고 있어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릴 때에는 상업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최대한 시기를 앞당겨 완공하겠다"고 말했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건설이 승인됨에 따라 다른 지자체에서 추진중인 케이블카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계획이다. 현재 경기 포천시의 산정호수를 비롯해 대구 팔공산 갓바위, 울산 울주군 등억온천단지, 지리산 등 전국의 유명한 산과 바다, 관광지 등 총 30여 곳에서 경쟁적으로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 중이다.

한편 환경단체는 케이블카 건설을 승인한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환경의 마지막 보루인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건설이 승인됐다"며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주민소환, 환경부장·차관의 파면촉구, 내년 총선에서의 낙선운동 등을 통해 결정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내역

구 분

2차

금회

위 치

오색~관모능선

오색~끝청 하단

노선길이

4.527km

3.492km

이격거리

(대청봉∼상부정류장)

1.012km

1.412km

형 식

1선식(10인승×41대)

1선식(8인승×53대)

탑승인원

977명/시간

825명/시간

지 주 수

6개

6개

사 업 비

411억

460억

조원영  jwycp@hanmail.net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