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민족 시대, 최고경영자의 비전과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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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민족 시대, 최고경영자의 비전과 선택」
  • 조원영
  • 승인 2015.07.0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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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경영인클럽(회장 김동욱 전 국회 재경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21세기 한민족 시대, 최고경영자의 비전과 선택」을 주제로 백영훈 한국산업개발연구원 원장 초청 조찬회를 개최했다. 강연 내용을 요약한다.

아시아태평양 시대 한국이 주도

미래의 어느 싯점에서 오늘이란 과거를 되돌아 볼 때 우리는 어떤 모습일 것인가.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 가게 될 국가는 어느 나라이며 어떠한 이념적 사상이 승자를 만들것인가.

과연 오늘처럼 치열한 지구촌 시대의 국제경쟁 속에서 대한민국이 맞게 될 앞으로 10년 후 미래는 어떠한 모습일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우리 가슴 속에 있다.

우리의 반세기 역사는 세계사의 200년과 같다. 경제사적으로는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를 거쳐 이제 정보사회에 와 있다. 우리의 건국사는 압축 경제의 역사였다.

한국경제는 지금 세계사적 의미에서 세계 경제의 중심권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세계적인 역사 학자 폴 케네디는 21세기에는 아시아태평양 시대가 열린다고 예언하고 있다.

그가 말한 바로는 지난 15세기에서 17세기까지의 300년은 로마, 스페인, 포르투갈 등 지중해 연안 국가들이 세계를 주도해 온 이른바 지중해권 시대였다. 그리고 18세기에서 20세기의 300년은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서양권 시대였다고 하였다.

그러나 앞으로 세계 역사는 일본과 중국, 그리고 한국이 주도하는 이른바 아시아태평양 시대가 될 것으로 예언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시대를 이끌어 갈 중심 국가가 곧 한국이 될 것으로 내다 보았다.

따지고 보면 그의 예언은 바로 우리 눈앞에 있다. 지금 세계는 한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경제 뿐만아니라 예술·문화·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서 한국의 물결이 세계에 고동치고 있다. 지금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시대다.

특히 한국은 사회도덕심을 갖고 있는 민족이고, 문화의 혼이 있으며, 아시아에서 가장 자유 민주주의적인 체제를 갖고 있기에 세계의 석학들이 한국을 격려하고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역사적 시련기에 직면하고 있다. 국경 없는 경제전쟁, 세계적 패권주의, 디지털 혁명 등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우리는 지금 무엇을 생각해야 할 것인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던 발전의 엔진은 멈춰지고 새로운 세기를 이끌어 갈 경제 원동력이 쇠퇴하고 있다.

자랑스런 업적들

보이지 않는 미증유의 중산층이 정책의 그늘에서 소외되고 있으며, 외딴 곳의 농어민과 영세 소시민들은 나라에 대한 미래의 기대를 잃어 가고 있다.

과거에 묻히고 있는 한국적 시간과 내일을 향해 준비해야 하는 세계사적 시간 사이의 역사적 과제를 온국민의 힘으로 수행해 나가야 한다. 지난날의 경제를 뒤돌아 보며 그토록 힘겹고 어렵게 이룩했던 우리 모두의 자랑스러운 업적을 잊지 않아야 한다.

6‧25 전쟁이 끝나고 UN에서 재건단을 파견했다. 15명이 한국을 한 달 간 시찰하고, 인도인 메논 단장이 내린 결론은 이승만 박사를 울렸다. 이 나라는 경제개발을 자력으로 하여 일어날 힘이 없으니 UN의 신탁통치를 받는 것이 낫겠다는 것이었다. 마치 이 나라에서 경제개발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경제개발을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 당시에는 대학원이 없어 박사 제도도 없었기에 해외 유학을 보내 경제학 박사를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국비 장학생 제도를 만들어 같은 분단 국가인 독일로 보내게 되었다.

거기서 본인은 제2 외국어를 독어로 하여 32:1의 경쟁률을 뚫고 국비 장학생이 되었다. 1959년 3년2개월만에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에 돌아 올 여비가 없어 이승만 박사에게 편지를 써서 여비를 받아 돌아 왔다.

그러던 중 박정희 장군이 5‧16 군사혁명을 일으켰고, 쿠데타가 성공하면 안 된다며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원조를 다 끊었다. 그래서 박정희가 수행원 10명을 데리고 케네디를 찾아 갔다. 그러나 아무 성과 없이 빈 손으로 돌아 가게 됐고, 돌아 오니 한국엔 외환보유고가 2,000만 달러 밖에 없었다.

그 돈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기에 마지막 카드로「라인강의 기적」을 일으킨 서독을 찾게 되었다. 그래서 독일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본인이 불려 갔다. 당시 중앙정보부장인 김종필 씨를 만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함께 세우고 그 것을 독일에 브리핑하기 위해 보좌관으로 함께 가게 되었다.

땀과 생명을 담보했다

현지 주재 신응균 대사가 서독 경제 장관을 만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미국 정부가 압력을 가해 못 만나게 되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듯이 본인을 가르친 은사를 찾아 가서 부탁을 하였다. 은사는 학자가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며 거절하였으나 국가를 위해 은사 사모님 치마를 붙잡고 일 주일을 눈물 흘리며 부탁하였다.

장관은 못 만났으나 차관을 만나게 되었다. 독일 정부에서 비밀리에 3,000만 달러를 상업차관으로 빌려 주게 되었으니 지급 보증서를 가져 오라 하였다. 그러나 지급 보증서를 발급해 주는 은행이 한 군데도 없었다.

20여 일을 독일에서 지급 보증서가 없어 손을 놓고 있었는데 같이 공부했던 사람으로 당시 독일 노동부 국장으로 있던 친구가 광부 5,000명, 간호원 2,000명을 파견 보낼 수 있느냐고 하여 한국에선 지방 신문까지 광고를 내 광부와 간호원을 모집하였다. 5,000명 모집에 4만7,000명이 지원하였다. 한국 최초로 광부 300명을 김포공항서 출발시켰다.

독일서 가장 먼저 들어 온 기업은 지멘스다. 금성사의 합작으로 시작하여 서울에 현재 독일 기업체는 200개가 있고 3,000여 명의 독일 사람이 살고 있다. 한독 경제협력을 기념하기 위해 경기도 양평에 독일 타운을 추진하여 7월에 기공식을 갖게 되었다.

준비하다 보니 한국의 곡물이 맛 있다는 독일 사람들의 요청에 따라 곡물협동조합과 함께 독일 타운에 빵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였다.

그 어려울 때 떠나지 않고 함께 해 줬던 독일 사람들이 얼마나 고마운 지 모른다. 독일엔 한국학이 있다. 한강의 기적을 알리기 위해 독일은 한국학을 만들어 격려하고 있다. 본인은 작년에 한국학 강좌에서 강연을 하게 되었고 한국어로 강의를 요청받았다. 한국학에서는 한국의 5가지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한국의 힘… 독창적 문화, 기업가 정신

첫째, 한강의 기적 원인은 문화의 독창성, 불가능이 없는 한국 정신, 신바람 정신이다.

둘째, 한국의 국가 경쟁력은 정치도 아니고 군대도 아니라 「가족」이라고 본다. 어머니의 힘은 형제를 사랑하게 하는 화합의 힘, 가족을 감싸 안는 포용의 리더십, 가족을 끝까지 책임지려는 희생정신이다.

셋째, 높은 교육열이다. 한국인은 35.7%를 교육에 투자하고 있다. 대학 수가 많은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넷째, 한국의 기업가 정신이 세계 최고다. 활력 있는 기업가 정신이 한국 붐을 일으키고 있다.

다섯째, 우리 젊은이들만큼 국가에 충성하는 나라가 없다. 다른 나라들은 모집제로 월급쟁이 군인들이지만 우리나라는 징병제로 2년 복무를 하고나면 충성심이 높아지는 것이다.

만주 길림성 한민족에서 새로운 발전 기금을 만들기 위해 본인을 불렀는데, 길거리 모두에 한국어가 보이고 관심이 대단했다. 길림성은 바로 북한의 두만강 바로 위쪽이다. 우리 국가는 이들 한 민족을 도와 준 적이 없다. 그래서 이 번에 도와 주기로 하여, 한민족을 위한 새로운 발전 기구를 만들어 곧 남북통일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독일이 통일을 할 때 서독은 라이프치히를 새로운 도시로 만들었다. 동독 사람들은 통일이 되면 그 곳을 갈 수 있다고 하여 결국 통일이 되었다. 연변에 그렇게 무역센터를 짓고 하면 두만강을 건너 통일의 문이 열리는 길이 될 것이다.

한 나라의 경제발전은 미래를 바라 보는 최고경영자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얼마나 긍정적인가 하는 문제에 귀착된다. 경제 활성화는 바로 미래에 대한 비전과 자신감, 기대감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하려고 하는 경제 정책이나 제반 산업 분야의 미래를 얼마나 밝게 보고 경제 활성화를 진작시키는 최고경영자의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느냐에 따라 성장 동력의 성패가 결정된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

경제는 결국 국민의 기대감을 반영한 생산 활동이다. 국민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우리 경제 활성화에 참여하고 경제가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느냐 여부가 성장 동력에 불을 지필 수 있는 기본적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진정으로 우리나라 최고 경영자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공감대를 만들어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무엇을 지금 소유하고 있는가는 의미가 작다. 무엇을 어떻게 남겨 줄 것인가가 중요하다.

지금 우리 주변은 중국·인도 등 세계사의 표준 시간을 달리는 경주가 일어나고 있다. 50년 간의 반식민 상태에 이어 30년 간의 공산독재 속에서 기아와 기근이란 전근대적 용어를 달고 다니던 13억 중국 역시 크게 일어섰다. 한국이 일본의 100년 역사를 50년으로 단축했다면 중국은 한국의 50년 역사를 20년으로 단축하며 달려가고 있다.

100년 전 낙후된 「변방의 시간」 속에서 탈출 경쟁을 벌였던 동북아 3국은 이제 미래라는 세계사의 중심 무대 위에서 다시 경쟁하고 있다.

21세기 아시아·태평양의 중심에서 한민족 시대가 열릴 것은 당연한 역사의 귀결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최고경영자들은 우리 민족이 내려 준 새 역사의 흐름 속에서 태평양 시대의 주역으로서 민족의 역량을 총집결해 나가야 한다.

아우토반에, 사막에, 열대 밀림에, 서러운 남의 땅에, 그리고 대한민국 전체에 뿌렸던 뜨거운 우리 모두의 눈물이 싹을 틔워 오늘의 한국은 자라 왔다.

가난한 나라를 뒤에 두고 멀리 사는 것이 어떤 것인 지 모르는 사람들은 나라 없이 표류하는 민족이 어떤 것인 지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남의 나라로 가야 하는 절박함이 결국 무엇 때문인 지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은 조국의 고마움을 느낄 수가 없다.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이제 겨우 반 쪽만이 배고픔에서 벗어난 한반도, 꺾어진 나머지 반 쪽에선 지구 곳곳에 밥을 구걸하는 한겨레, 진정 우리가 어디쯤 와 있는 것이고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질문은 이제 우리 최고경영자 스스로 답해야 한다.

조원영  jwyc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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