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전력산업에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는 스위치기어의 절연에 사용되는 온난화 가스인 SF6를 절반가량 적게 사용하면서도 동등 수준의 성능을 발휘하는 초고압 스위치기어가 국내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미래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한국전기연구원(KERIㆍ원장 김호용 www.keri.re.kr) 전력기기연구센터(센터장: 송기동)는 최근 전력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일진전기(주)와 공동으로 245㎸ 혼합가스(SF6 50% + N2 50%) 스위치기어(Switchgear)를 국내 최초, 세계 2번째로 개발했다.
현재 대부분의 스위치기어에 사용되고 있는 SF6는 지구 온난화 계수가 CO2의 23,900배에 달할만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지구온난화 가스 중에서 가장 크다’는 유엔 산하 국제협의체인 IPCC(Inter-gover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공표에 따라 1990년대 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SF6 사용에 대한 규제가 시행돼 왔다.
이러한 규제에 따라 유럽과 일본 등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SF6가스를 대체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현재는 72.5㎸ 이하의 배전급에서는 SF6 대신 진공밸브(Vacuum Interrupter) 또는 건조공기(Dry Air)로 대체하는 기술이 완성 단계에 와 있다.
하지만 초고압급에서는 유럽과 일본 등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에서 관련 연구가 시도되고 있음에도 아직 미진한 상태이다.
이번에 개발된 245㎸ 혼합가스 스위치기어는 기존의 SF6를 50% 가까이 저감하면서 기존과 동일한 성능(정격전압 245㎸ 정격전류 4000A 정격차단전류 40㎄, 주파수 50Hz)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순수 100% SF6로도 고장전류 차단성능을 보유하는 것이 쉽지 않은 차단부를 SF6 가스 50%와 친환경 가스 N2 50%를 혼합하여 기존과 동일한 차단성능을 개발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전기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차단성능 예측프로그램으로 설계변수를 사전에 검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전기연구원이 국내기업에 이전한 프로그램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SF6+N2 혼합가스 아크 플라즈마 물성치 계산, 혼합가스 복사흡수계수 계산, 혼합가스 난류 유동 및 전류 영점 영역에서의 해석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에 245㎸ 혼합가스 스위치기어 개발에서 얻어진 기술은 기존의 순수 100% SF6 가스 스위치기어의 소형경량화(Compact)에 활용될 예정이다. 소형경량화에 비례해 SF6 가스 사용량을 저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특히, 러시아, 캐나다와 같은 극한지역에서 스위치기어가 액화(보통 순수 SF6가 5bar로 채워짐, 그 때의 액화온도는 –31℃)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SF6+N2 혼합가스인 경우의 액화온도는 –55℃)할 수 있어, 이 지역의 시장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경호 gnomic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