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8기 용량 국내 중전기기 시험설비 갖춘다” 전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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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8기 용량 국내 중전기기 시험설비 갖춘다” 전기연구원
  • 김경호
  • 승인 2014.04.01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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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중전기기 시험설비 용량이 30년 만에 갑절로 커진다.

전기전문 정부출연 연구기관 한국전기연구원(원장 김호용)은 1일 중전기기의 생산과 수출을 위해 필수적인 핵심 시험설비를 30년만에 2배로 증설하는 '4000MVA급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사업’ 기공식을 경남 창원 본원에서 가졌다.

4000MVA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사업 조감도
국내 중전기기 산업계의 오랜 숙원인 이번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사업의 총 사업비는 1600억원에 달한다. 국고에서 1200억원을 지원하고 KERI가 400억원을 분담한다. 증설사업이 완료되면 기존 4000MVA 용량과 더해 전체 용량은 8000㎹A에 달한다. 세계 3위 수준이다. 8000㎹A의 용량은 원자력 발전소 8기 용량의 설비를 동시에 시험할 수 있는 규모다.

대전력시험설비는 고전압·대전류를 중전기기에 흘려 전력 계통에 들어가는 전력기기를 모의 시험하여 전력 공급이 정상일 때와 이상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설비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각 공장과 가정 등 수용가에 도달할 때까지 적용되는 송배전 설비가 대상이다.

전력기기는 그 특성상 광역 정전 등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안전성과 신뢰성을 평가하는 설비가 매우 중요하다. 대전력시험설비는 국내에서는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설비로, 국내 중전기기 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비약적인 발전을 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KER가 보유한 대전력시험설비는 1982년부터 설치되어 30년의 수명연한이 이미 도래한 상황(33년 사용)이다. 설비 노후화에 따른 불시고장과 가동중단 등의 가능성은 국내 중전기기 산업이 늘 예측 불가능한 위험성에 휩싸이게 하는 주요 요인이 돼 왔다.

또한 1기의 설비를 100여개의 국내 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시험물량이 적체된다는 점도 큰 문제로 지적돼 왔다. 원전·발전 플랜트의 잇따른 수출에 따라 국산 중전기기의 대대적인 연계 수출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전기기산업 수출 400억달러(2020년) 달성 지원을 위해서도 새로운 시험설비 증설의 필요하다는 산업계의 요구가 높아졌으며, KERI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의 적극적 지원 아래 지난 2011년부터 시험설비증설에 본격 나서게 됐다.

이번 설비증설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기존 설비와 새로 증설하는 4000MVA급 설비를 복수 가동할 수 있어 시험의뢰 적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제품 개발시험 기간을 단축함으로써 기술개발 걸림돌을 제거하고 수출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중전기기 업체들이 생산하는 대용량의 중전기기들에 대한 외국 시험소의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에서 모든 시험을 해소하도록 하여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도 설비 증설의 중요한 이점이다.

KERI는 지난 2011년 STL(세계단락시험협의회)에 가입하게 됨으로써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시험기관으로 발돋움했지만, 시험설비 용량이나 운영에서는 세계 1,2위를 다투는 선진 시험기관인 네덜란드의 KEMA나 이탈리아 CESI에 비해 다소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 증설사업을 통해 세계수준의 설비와 운영시스템을 보유하게 되어 고객들에게 보다 우수한 시험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시험기관으로서 한국전기연구원의 위상을 한층 높이게 됐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 한진현 제2차관은 “이번 사업은 한국전기연구원 뿐 아니라 중전기기 산업계의 오랜 염원을 해결하는 프로젝트이며, 국가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모든 이해 당사자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제2의 전력시험설비 마련을 통해 세계 최고의 전력시험기관으로 도약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호용 한국전기연구원장은 “중전기기 제품은 소량 다품종 생산 형태로서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분야이며, 신제품 개발에 있어 시험에 소요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하고 “시험설비가 8000㎹A로 늘어난다는 것은 국내 중전기기 시험 역량과 시장이 그만큼 커졌다는 증거이며, 특히 해외시장의 초고압기기에 대한 수요증가로 대전력시험설비 이용 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설비증설를 통해 KERI가 세계 3위 수준 시험기관으로 그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경호  gnomi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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