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르노에 제안했던 '합병'을 철회한 가운데, 존 엘칸 FCA 회장은 여전히 "모든 기회가 열려 있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존 엘칸 회장은 "르노에 요구한 '합병안'은 우리가 여러 측면에서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내린 올바른 결정(right one)이었다"며 "르노와 합병 논의를 중단키로 한 건 회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또, "마이크 맨리 CEO의 리더십 아래, FCA는 더욱더 강해지기 위한 명확한 전략으로 훌륭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우리는 FCA의 가치를 높이고 FCA를 더욱더 강한 회사로 만들 가능성이 있는 '모든 기회'에 열린 자세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와의 합병 논의 철회 이후에 나온 이같은 발언은, FCA가 향후 르노와의 합병을 재차 시도하거나, 혹은 르노 외에 다른 완성차업체와의 합병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한편, FCA와 르노의 합병 철회 배경에는 르노의 주식 15%를 보유한 프랑스 정부가 있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프랑스 정부는 최초에 FCA와 르노 간 합병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 르노 노조의 반발과 르노와 제휴 중인 닛산·미쓰비시의 반발 등의 여러 이유가 복잡하게 얽히자, 프랑스 정부는 FCA에 ▲일자리 보장 ▲프랑스 내 생산시설 유지 ▲르노·FCA 통합회사의 CEO에 르노 출신 임명 등의 요구를 했고, FCA는 긴 논의 끝에 르노와의 합병 제안을 철회했다.
반면, 브뤼노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프랑스 정부와 FCA 간의 합의가 상당 부분 진전됐지만, 닛산의 강한 반대로 합병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닛산 사정에 밝은 소식통이 "FCA와 르노 간 합병 논의는 처음부터 잘못된 거래였다"며 "FCA는 닛산을 코너로 몰고 프랑스 정부와 합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합병 철회 관련해 FCA와 닛산 간의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전했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