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차 코스플레이어 기자의 네코제 아티스트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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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차 코스플레이어 기자의 네코제 아티스트 체험기
  • 최명진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9.05.17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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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바느질과 씨름했던 고등학교 1학년으로부터 십 여년. 기자는 아직까지 취미로 코스튬플레이를 즐기고 있다. 코스튬플레이는 '게임, 만화 캐릭터와 같은 복장을 입고 노는 것'으로 일본에서 건너온 서브컬처 문화이며, 한국에서도 어느정도 대중화에 성공했다.

9일부터 진행된 플레이엑스포에서는 코스플레이어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또 어느덧 7회째를 맞이한 넥슨 유저 축제인 네코제도 플레이엑스포에서 동시에 진행한다는 소식에 기자는 특별한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바로 네코제 코스프레 아티스트로 출전해보는 것이었다.

첫 난관은 아티스트에 선정 여부였다. 기자가 신청한 캐릭터는 마비노기의 대장장이 퍼거스였다. 기자는 이미 넥슨이 5년 전에 진행했던 마비노기 10주년 판타지파티에서 코스프레 3등상을 수상했던 적이 있었다. 탈락의 불안감은 어느정도 있었지만 다행이도 코스프레 아티스트에 무사히 선정됐다.

두 번째 난관은 의상 제작이었다. 근래에는 옷을 수주하거나 중국에서 구입이 가능하지만 원하는 의상은 구입이 여의치 않았고, 3주라는 짧은 준비기간에 전문 수주샵에 의뢰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결국 지인과 함께 의상을 직접 제작하기로 하고 동대문시장에서 천을 구입, 빠듯한 제작기간 동안 퇴근 후 휴식시간을 쪼개 가며 제작에 몰두했다.

준비과정의 마지막 난관은 바로 소품이었다. 이번 네코제가 블리자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한다는 특징을 살리기 위해 오버워치의 라인하르트의 무기도 함께 제작하기로 했지만 3주 안에 이를 완성하기는 쉽지 않았다. 고민이 깊어질 무렵, 지인이 오버워치의 캐릭터인 ‘발데리히’를 코스프레했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지인에게 급히 문의한 결과 폐기처분 직전의 발데리히의 망치를 얻어올 수 있었다. 다만 대중교통으로 길이만 180cm에 달하는 망치를 옮기는 것은 대단히 어려웠다.

준비 과정에 어느정도 운이 따라준 결과, 기자는 행사 하루 전에 무사히 모든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네코제 당일인 5월 11일 오전 10시. 이미 대기실에는 많은 아티스트들이 모여 의상점검과 공연준비에 한창이었다. 아티스트들은 무대로 이동해 공연 음원과 무대 동선, 포즈 선정 등 이른바 최종  리허설에 돌입했다. 기자의 경우 1분 20초라는 짧은 공연 시간이었지만, 팀으로 참가한 아티스트들은 최대 7~8분에 달하는 연기를 펼쳐야 하기에 그들은 이 최종 리허설에서도 열정을 불태웠다.

리허설을 마치고 공연시간까지 모든 준비를 마친 아티스트들은 총 4팀으로 나뉘어 13시부터 공연을 시작했다. 차례가 점점 다가올수록 긴장감에 몸이 떨려왔다. 이윽고 무대에 선 기자는 관람객들의 환호에 어느정도 긴장을 풀고 공연을 할 수 있었지만 몇 가지 사고가 일어났다.

퍼포먼스는 완벽했지만 옷의 강도가 약했던 탓인지 바지가 터지고, 소품 일부가 파손된 사실을 모르고 공연을 펼쳤던 것. 다행스럽게도 네코제 측에서 준비해둔 수리키트 덕분에 옷의 응급처치와 소품의 수리는 현장에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첫째 날의 공연이 모두 끝나고 관람객의 발길은 끊어졌지만 무대는 여전히 시끌벅적했다.

코스프레 아티스트들이 다음 날 있을 공연에 대비해 동선이나 연기를 서로 맟춰 나가고 있었다. 이들의 연습은 해가 완전히 질때까지 계속됐다.

다음 날, 시작과 동시에 마지막이라는 기분이 들 정도로 공연시간은 빠르게 다가왔다. 첫번째 공연에서 있었던 사고 재발을 위해 소품, 의상 점검과 퍼포먼스의 재구성 등을 마친 후 무대에 올라갔다. 어제보다 더 많은 관람객이 있었지만 기자를 비롯한 다른 아티스트들도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네코제 담당자들에게 네코제 아티스트임을 증명하는 인증서를 받을 수 있었다. 남들이 보기엔 준비기간에 들어간 시간과 예산에 비해서 초라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아티스트로서의 자부심이 전해지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

공연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인사를 나누는 아티스트들의 얼굴에는 모두 피곤이 역력했지만, 감출 수 없는 보람찬 감정을 엿볼 수 있었다. 차회 네코제를 기약하며 그렇게 기자의 네코제 코스프레 아티스트 체험은 막을 내렸다.

기사를 통해 다시 한번 모든 코스프레, 개인상점 아티스트들에게 수고하셨다는 인사와 함께 다음 네코제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최명진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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