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회사들이 베트남금융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불확실성에 따른 우려도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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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회사들이 베트남금융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불확실성에 따른 우려도 커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9.04.3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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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녹색경제신문 DB

자산운용회사들이 베트남금융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고도 성장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은 많큼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크다.

베트남 주식시장은 호치민 VN 지수가 지난해 1000포인트를 뚫고 상승한 후 다시 그 이하로 하락하긴 했지만 올해들어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1000포인트에 근접해 가고 있다.

근래 푸쫑 서기장의 와병설이 진정되고 빈그룹에 대한 당국의 수사도 언론노출이 줄어 들면서 증시의 불안감도 잦아들고 있는 분위기다. 

베트남 시장에 신출한 국내 7개 증권사는 중국과 달리 지난해에만 1830만 달러(약 21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8월 처음 문을 연 베트남 파생상품 시장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투자 촉진을 위해 현재 49%인 외국인 소유 지분 상한선을 올해 말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을 포함해 외국인들의 관심이 커져 있는 상태다.

국제신용 평가 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tandard & Poor’s: S&P)는 최근 베트남의 장기 신용 등급을 'BB-'에서 'BB'로 상향하고,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은 베트남 시장에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경제성장률과 노동생산성 상승 등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호치민 증권거래소 VN Index 5년간 변동추이. 자료=호치민 증권거래소

자산운용업계의 베트남 진출은 지난해 부터 본격화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운용사 중 유일하게 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틴팟(Tin Phat) 지분 전량을 약 27억원에 인수한 뒤 미래에셋베트남펀드로 사명을 바꿨다.

미래에셋베트남펀드는 기존 사무소와 틴팟을 합쳐 약 20명 규모의 인력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설정된 베트남주식 펀드 위탁 운용에 주력하고 있다. 설정한 베트남 펀드는 총 6개로, 순자산 총액은 1490억원 규모다. 

지난해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향후 현지 펀드 설정 등을 통해 사업 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근래, 미래에셋베트남펀드매니지먼트라는 이름으로 역으로 국내에 투자자문업 등록절차를 밟고 있는데, 베트남 현지는 물론 국내로 사업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싱가포르, 중국, 미주법인에 이은 네 번째 해외거점으로 지난 18일 베트남 호찌민에 주재사무소를 설치했다. 

싱가포르법인이 위탁 운용 중인 '한화베트남레전드펀드'의 운용 및 리서치 기능이 강화돼 안정적인 성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피데스자산운용도 올해 안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피데스자산운용은 자산운용사인 탕롱 펀드매니지먼트주식회사를 인수하고 현지 증권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또, 지난 25일 KB자산운용은 업계 최초로 베트남인덱스펀드 'KB스타베트남VN30인덱스펀드'를 출시했다. 해당 펀드는 베트남 대표 주가지수인 VN3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로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증시의 장기적인 성장 추세에 따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자산운용업계는 앞서 진출한 국내금융회사들의 성과와 성장성에 주목하며 베트남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투자가치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아직 자본주의 거래시스템이 불완전하고 불투명한 회계와 기업부패, 도산도 적지않은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난 2월 베트남의 무역 수지 적자는 7억 7000만달러에 달했다. 수출액 중 품목별로 금액이 가장 컸던 것은 휴대 전화 부품이었는데 전년 동기 대비 7.9 % 감소했다. 반면 수입액이 가장 컸던 품목은 컴퓨터 · 전자 제품 · 부품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 증가했다. 

또, 최근 베트남 최대 국영 철강 회사 타이응웬 아이런 앤 스틸(TISCO)은 파산 직전의 상황에 몰려있다

TISCO는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정부, 은행, 기타 당국이 구제하지 않으면 파산할 수 있는 처지에 몰렸다"며 "자기자본을 늘리고 부실 채권을 회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철강 생산업체 중 하나인 TISCO의 정관상 자본금은 지난해 1조9400억동(VND)(8360만달러)이었으나, 순자산은 18%에 불과하다. 또한 부채는 자기자본의 4.65배에 달해 재무구조도 불안정하다. 

지난해 TISCO의 부실채권은 약 8520억동까지(3670만달러)까지 증가했다. 회사는 이 중 46%가 회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베트남 정부는 TISCO에 공적자금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따라 베트남 국가자본투자공사(SCIC)는 자본금 1조동(431만달러)를 빼냈다. 베트남 은행들은 TISCO의 신용등급을 크게 낮추고 금리를 연 8%로 올려 사태를 악화시켰다.

TISCO 이사회는 베트남 당국에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현재까지 아무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또, 현지 금융권의 구조조정 정체와 부패스캔들, 부실채권도 적지 않다. 

베트남의 부실채권(NPL) 규모는 정확한 수치를 가늠하기 힘들다. 드러난 부실채권 규모보다 실제로는 더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추가대출 등으로 연명시켜 정상채권으로 분류한 곳들이 많아 부실의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레민 흥 베트남 중앙은행 총재도 '금융기관과 외국은행 지점들이 부실채권(NPL)의 청산 속도를 더욱 높여줄 것'을 촉구했다. 크게 증가하고 있는 부실채권에 대해 이례적으로 베트남 중앙은행도 우려를 표한 것이다.  

이같은 부실의 원인으로는 베트남의 주요 기업들이 은행을 소유하고 있어 은행이 사금고화된데다, 은행간 상호출자, 감독기관인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상업은행을 소유하는 독특한 지배구조 등이 꼽힌다. 베트남 정부가 은행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공적자금 투자 여력이 없는 베트남 정부는 M&A(인수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을 장려, 특히 베트남 투자 1, 2위를 달리는 한국과 일본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투자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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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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