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1분기 최대 실적, 쌍용차 과제는..."친환경차 개발하고, 'SUV 천국' 미국서 팔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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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1분기 최대 실적, 쌍용차 과제는..."친환경차 개발하고, 'SUV 천국' 미국서 팔려야"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4.08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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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개월 만, 16년 만 최대 월간·1분기 실적 낸 쌍용차
친환경차 개발, 미·중 수출 늘려야...국내서 1대 팔 때, 해외서 1.2대 팔아
재도약한 쌍용자동차. 16년 만에 1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쌍용차 앞엔 '영업실적 적자'를 흑자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자동차업계 관계자들과 쌍용차 관계자에게 직접 물어봤다. <제공=쌍용자동차>

'39개월 만에 월간 최대 실적. 16년 만에 1분기 최대 실적'

쌍용자동차의 올 3월과 1분기 성적표다. 

쌍용차는 3월 국내서 1만984대, 해외에 1만3158대를 팔았고, 1분기로는 국내 2만7350대, 해외 3만3627대 팔았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해 1·2월 잇따라 출시한 신차(렉스턴 스포츠 칸·코란도)들이 고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며 과한 해석을 경계하는 눈치.

하지만 자동차산업 관계자들은 쌍용차에 더 큰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과)는 "쌍용차가 매우 잘하고 있다"고 말했고, 박재용 이화여대 교수(미래사회공학부)도 "한국의 랜드로버로 성장했음 한다"고 밝혔다. 

물론, 쌍용차 앞에는 '흑자 전환(점유율 확대)'이라는 어려운 과제가 놓여 있다(지난해 영업이익 -619억여원). 

이 과제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찾아봤다. 

쌍용자동차 3월 판매 실적. <제공=쌍용자동차>

◆ "세단(체어맨) 필요해" VS "SUV·픽업트럭에 집중해"

쌍용차는 현재 SUV와 픽업트럭만 판매한다.

국내 기준으로 ▲티볼리(소형 SUV) ▲코란도(준중형 SUV) ▲G4 렉스턴(대형 SUV) ▲렉스턴 스포츠(픽업트럭) 등만 판매하다.   

이에 여러 곳에서 쌍용차의 라인업 다양화 요구를 지속한 상황.

김필수 교수도 "우리나라도 최근 등록되는 신차 가운데 절반이 SUV일 정도로 'SUV 대세' 시장으로 변했지만, 세단도 필요하다"며 "(라인업의) 궁합을 맞춰 점유율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박재용 교수는 "쌍용차가 세단까지 만들어 출시하기에는 벅찬 상황일 것"이라며 "한국의 랜드로버를 목표로 철저하게 SUV(와 픽업트럭) 중심으로 가는 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단을 출시하기보다는 가솔린 모델, 친환경차 모델 출시 등을 통한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쌍용차의 첫 세단이었던 '체어맨' 재출시를 바라는 소비자가 많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과)도 세단을 출시해 라인업 궁합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쌍용차 관계자는 "당분간 세단 출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쌍용차의 과거 대형 세단인 '체어맨'을 그리워하는 층도 많은 상황. 

체어맨은 SUV와 트럭만 만들던 쌍용차가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플랫폼을 활용해 만든 첫 번째 승용차다(1997년 출시).

1999년 방한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방한 기간에 탔을 정도로 국내 대형 세단 시장에서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했었다. 

그러나 쌍용차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늘 다양한 모델에 대한 갈증이 있다"면서도 "당분간은 세단 출시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지난달 선임된 예병태 쌍용차 대표도 "글로벌 SUV 전문기업의 입지를 다지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혀 당분간은 쌍용차의 세단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박재용 이화여대 교수(미래사회공학부)는 "쌍용차가 한국의 랜드로버를 목표로 성장했음 한다"고 말했다. 세단 출시를 통한 라인업 다양화보다는 SUV와 픽업트럭 내에서 라인업 다양화를 시도하길 제안했다. <출처=랜드로버 홈페이지>

◆ 쌍용차, 국내 완성차 업체 中 해외 판매 비중 가장 적어... 국내서 1대 팔 때 해외서 1.2대 팔아

국내 자동차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수익을 높이기 위해 해외 시장 확보가 필요하다. 

현대자동차도 올 1분기에 국내서 18만3957대를 팔았고 해외선 83만6417대를 팔았다. 국내서 1대를 팔 때, 해외서 약 6대를 팔았다.

기아자동차는 국내서 1대를 팔 때, 해외서 약 5대를 팔았다. 

한국지엠은 국내 1만6650대(상용차 포함)를 팔았고, 해외선 9만7769대를 팔았다. 국내서 1대를 팔 때, 해외서 약 7대를 팔았다. 

르노삼성은 국내서 1만6637대를 팔았고, 해외선 2만2573대를 팔았다. 국내서 1대를 팔 때 해외서 약 1.4대를 팔았다.

반면, 쌍용차는 올 1분기에 국내서 1대를 팔 때, 해외서 약 1.2대를 팔았다.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국내 판매 비중이 가장 높고, 해외 판매 비중이 가장 적다.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수출 주력 시장은 유럽"이라며 "코란도, 렉스턴 등이 해외 시장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키 때문에 유럽 포함 다른 국가에서 점유율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국내 완성차 5개 업체 가운데 국내 판매 비중이 가장 높다. 즉 해외 판매 비중이 가장 낮아, 수출 시장을 더 확보해야 수익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쉽지 않을 거라는 게 자동차산업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박재용 교수는 "중국 시장에선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싸움에서, 미국 시장에선 미국 업체들의 SUV·픽업트럭과의 경쟁력 싸움에서 쌍용차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당장 쌍용차는 국내서 미국 픽업트럭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올 하반기에 쉐보레 픽업트럭 '콜로라도'가 출시되기 때문. 

최근 현대·기아차가 미국 SUV 시장서 판매 호조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을 참고할 필요도 있다. 

제한적인 수출 시장과 함께 현재 세계적 추세인 친환경차에서도 쌍용차는 뒤쳐져 있다. 

주요 모델인 렉스턴 G4, 렉스턴 스포츠칸, 코란도 모두 디젤 차량이다. 가솔린과 친환경 모델이 없다. 

김필수 교수가 "쌍용차는 친환경차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 이유다. 

이에 쌍용차 관계자는 "최근 서울모터쇼에서 밝혔듯이 코란도 전기차 버전을 준비 중이라며, 다른 모델의 가솔린 버전 또한 개발 중"이라고 답했다. 

만약 코란도 전기차 버전이 출시되면, 국내 시장서 첫 준중형 전기차가 탄생하는 것. 

SUV 전기차는 현대차의 소형 SUV인 코나, 기아차의 소형 SUV 니로밖에 없는 상황이라, 시장 반응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 출시예정인 쉐보레 픽업트럭 '콜로라도' 모습.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 칸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는 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쌍용차는 자사의 픽업트럭의 경쟁력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을 전망. <제공=한국지엠>

한편, 쌍용차의 재도약을 이끈 '1년 1신차' 전략은 향후 수정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관계자도 "'1년 1신차' 전략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이미 올해 렉스턴 스포츠 칸(렉스턴 스포츠와 같은 계열이지만)과 코란도를 출시해 '1년 1신차 전략'과는 달랐다. 

쌍용차가 '1년 1신차' 전략에서 다른 전략으로 선회하는 순간, 쌍용차는 새로운 시험대에 들어설 거스로 보인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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