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븐일레븐이 무인편의점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해 화제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수원시 광교SK충전소에 무인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개장했다. 이곳은 충전소 직원이 편의점 업무를 함께 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6일 방문해보니 이곳은 유인시스템과 무인시스템 운영이 모두 가능하다. 방문했을 때에는 직원이 있어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무인시스템 가동 시에는 신용카드, 엘 포인트, 핸드페이 중 하나로 입장이 가능하다. 일상적인 편의점이라는 공간이 무인화되며 들어가는데 제한이 생긴 것 같아 좀 낯설다.
점포 내부는 일반편의점과 큰 차이가 없다. 계산대 근처에 모니터와 바코드 스캐너 등으로 구성된 무인계산대가 놓여있다는 점이 다른 정도다.

무인계산대는 전면 모니터를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바코드 스캐너가, 왼쪽에는 카드 영수증 출력기가 있다. 계산대 옆에는 결제오류 등 문제에 대비해 직원 호출 벨이 있다. 호출 시 충전소에서 일하는 직원이 오게 되는 구조다. 계산대 모니터에 결제 과정이 표시돼 있지만 스캐너 위치가 익숙지 않다 보니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잠시 당황했다. 옆에서 지켜본 결과 일부 고객들도 마찬가지였다.
바코드를 스캔하면 전면 모니터 화면이 바뀌며 터치해야 할 부분이 깜빡인다. 화면 안내에 따라 결제를 하는 과정은 간단한 편이다. 직접 이용해보니 생각보다 빠르고 편리했다. 계산하는데 20초 남짓 걸렸다. 신용카드, 엘 포인트, 핸드페이 중 하나로 결제할 수 있고 현금결제는 불가하다. 무인계산대를 통해 결제를 마친 한 고객은 “사람이 없어서 낯설긴 하지만 편한 것 같다”라고 했다.

한편 무인편의점 일부 점포에서 청소년도 신용카드만으로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담배 구매가 가능해 논란이 됐다. 이 점포의 경우 술과 담배는 직원과 대면해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무인결제기 옆에는 이러한 내용이 적힌 안내판이 놓여 있다.
최근 화제를 모은 미국 아마존의 무인점포 ‘아마존 고’의 편리함을 국내 무인편의점에 기대해도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기대는 금물이다. 아마존 고와 국내 무인편의점은 방향성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마존 고는 고객이 제품을 선택해 들고 나가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형태다. 일명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기술이다. 아마존 고는 결제 과정 자체를 없애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국내 무인편의점은 계산 업무를 기계로 대신해 가맹점주가 인건비를 절감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방문해보니 무인편의점은 일반편의점의 계산 업무만 기계가 대신하는 형태에 가깝다. 편의점은 계산 업무 외에도 발주, 매장 청소 및 물건 진열 등 다른 업무도 많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무인편의점이라도 직원의 역할이 크다.
그러나 방문 고객 수가 많아 여러 명의 계산 업무 담당 직원이 필요한 점포에서는 인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장소에서 다른 회사의 편의점을 운영해온 이 점포측은 “고객 방문이 많은 기간에는 아르바이트생 2명이 더 필요했는데 이제 1명으로 가능할 것도 같다”고 말했다. 계산이 몰릴 때, 잠깐씩 자리를 비울 때 등 무인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은 최소한의 인력으로 유지가 가능하다는 면에서 가맹점주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무인편의점의 경우 고객 입장에서는 들어가는 것부터 번거로운 절차들이 추가되고 각종 문제 발생 시 즉각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다만 계산 고객은 많은데 직원이 부족한 점포의 경우에는 고객 대기 시간이 좀 더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여러 명의 인력이 필요한 경우 인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다만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술과 담배 판매가 청소년 구매방지를 위해 인증 절차가 복잡해져도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주유소, 충전소 등과 결합한 무인편의점은 새로운 형태의 무인편의점으로 기존 무인편의점의 단점을 일정 부분 보완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븐일레븐이 2017년 5월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매장의 문을 연 이래, 이마트24와 CU(씨유), GS25 등이 무인편의점 운영을 시작했지만 생각만큼 빠르게 확산되지는 않았다.
당초 무인편의점이 인건비 절감 방안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무인편의점 역시 여러 가지 문제들로 ‘사람’이 필요함을 재확인하게 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세븐일레븐 측은 “이번 시그니처 매장의 광교 SK충전소점 오픈은 테스트 성격이 강하다”라며 고객 반응을 살펴 호응이 높을 경우 확대할 예정임을 밝혔다.
박소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