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데이터센터 에쿼티 투자에 440억원 PF금융까지 동시 참여
하반기 코람코와 2700억원 안양물류센터 공동투자 추진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삼성증권이 올해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운용을 본격화하며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구조화금융을 통한 금융주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PEF를 운용하고 자기자본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2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올해 2월 첫 기관전용 사모펀드를 설정한 이후 부동산과 특별자산을 중심으로 신규 PEF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와 약 2700억원 규모 안양물류센터 공동투자도 추진하면서 실물자산 투자까지 확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0월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 업무집행사원(GP) 등록을 마쳤다. 이에 앞서 2024년 12월 대체투자운용팀을 PEF 전담 조직으로 꾸리고 관련 사업을 준비해왔다. 올해 3월에는 정관에도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 업무집행사원 업무를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PEF 운용 과정에서 외부 기관투자자 자금뿐 아니라 회사 자기자본도 함께 투입하는 구조를 택하고 있다. 향후 투자 영역 역시 부동산에 국한하지 않고 사모대출과 에쿼티, 인프라 자산, 운영회사(OpCo) 투자 블라인드펀드 등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실제 상반기 신규 투자 내역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삼성증권은 2월 IMM삼성제1호부동산사모투자합자회사를 시작으로 IMM삼성제2호부동산사모투자합자회사, 리딩삼성제1호부동산사모투자합자회사 등을 잇달아 설정했다. 4월에는 마스턴삼성제1호특별자산사모투자합자회사와 케이투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 등에도 출자했다.
개별 실물자산에 대한 직접 투자와 금융주선을 결합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월 하남엣지센터PFV에 5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다. 동시에 하남 데이터센터 개발과 관련한 440억원 규모 PF금융에도 참여하면서 에쿼티 투자와 금융주선을 함께 수행했다.
대체투자와 구조화금융 확대 흐름은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증권의 올해 상반기 인수 및 자문수수료 수익은 16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구조화금융 등 기타 수익은 1428억원으로 25.3% 늘었다. 같은 기간 ECM·DCM과 금융자문 수익이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구조화금융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향후 추가 자금 집행 규모도 상당하다. 삼성증권의 올해 6월 말 기준 미이행 출자약정은 약 1조2925억원으로 지난해 말 약 1조1242억원보다 1683억원가량 증가했다. 미이행 출자약정은 약정은 이뤄졌지만 아직 실제 납입되지 않은 금액인 만큼 향후 PEF와 대체투자 관련 자금 집행이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반기에는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와 안양물류센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자산의 인수가는 약 2700억원으로 거론된다. 삼성증권과 코람코라이프는 자리츠를 통한 공동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보는 삼성증권이 기존 부동산 PF 딜 소싱 역량과 기관투자자 네트워크를 PEF 운용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일부 투입하면서 기관자금을 모집해 펀드를 운용할 경우 기존 금융주선 수수료에 더해 운용보수와 투자수익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 전반에서도 부동산 PF 부실과 건전성 규제 강화 이후 단순 금융주선에 의존하기보다 자기자본 투자와 기업금융, 자산운용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여밀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PF 리스크 현실화와 규제 강화로 기존 PF 중심 사업모델의 지속가능성이 약화되면서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기업금융 중심 투자형 IB로의 구조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며 “대형 증권사는 자본력을 기반으로 PF를 선별적으로 유지하면서 기업금융을 확대하고 WM·트레이딩·글로벌 진출 등을 통한 수익원을 다변화하며 종합 투자은행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PF 사업비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기준으로 한 건전성 규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인 만큼 직접투자 확대 과정에서는 자본 운용과 리스크 관리 역량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자기자본 투자는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지만 투자자산의 회수 기간이나 셀다운 진행 상황에 따라 자본이 장기간 묶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단순 PF 주선이나 금융상품 판매를 넘어 직접 펀드를 운용하고 자기자본을 함께 투입하는 방식으로 대체투자 사업을 넓히는 추세”라며 “다만 실물자산 투자는 회수 기간이 길고 시장 상황에 따라 셀다운 속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자본 효율성과 리스크 관리가 함께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