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캠코펀드 1.1조 중 8193억 집행…주거사업장에 3730억 투입, 3881호 공급 예정
재정·민간 1.5조씩 3조 신규 조성…10월 운용사 공모, 내년 상반기 출범
운용사 "민간자금 유인책 필요"…금감원, 수도권 325곳 밀착관리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자금난에 좌초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을 살려 주택공급에 보태는 정책펀드 규모가 3조원으로 늘어난다. 금융당국은 새 캠코펀드를 내년 상반기까지 꾸려 1만8000가구 안팎의 주택을 보태겠다는 구상이다.
1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아파트 공사현장을 찾아 공정을 살핀 뒤 금융감독원·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신한·이지스·캡스톤·코람코·KB자산운용 등 캠코펀드 운용사들을 만나 기존 펀드 성과와 신규 펀드 밑그림을 점검했다.
지난 10일 이억원 위원장의 경기 김포 풍무역세권 현장 방문에 이은 것으로, 8·13 부동산 금융대책 이후 금융당국 수뇌부가 일주일 새 두 차례나 PF 현장을 찾았다.
이날 사업장은 정책자금이 좌초 직전의 PF를 살려낸 대표 사례다. 2020년 땅을 확보하고 2022년 인허가까지 받았으나 PF 시장 경색과 공사비 급등, 분양 침체가 한꺼번에 닥치면서 본PF로 넘어가지 못했다. 2024년 5월 신한자산운용이 굴리는 캠코펀드가 605억원(캠코 출자 275억원)을 넣고 채권·토지·사업권을 통째로 인수한 것이 전환점이었다. 펀드는 1년 3개월가량 사업을 뜯어고쳐 도시형생활주택을 중·소형 아파트로 돌리고 시공사를 갈아끼웠다.
그 결과 올해 2월 첫 삽을 떴고 4월 분양에서 178가구가 완판됐다. 총사업비는 약 3000억원, 준공은 2028년 12월이다.
2023년 9월 1조1000억원으로 출발한 기존 캠코펀드는 올해 9월까지 8193억원을 집행했다. 이 중 주거사업장에 들어간 3730억원으로 약 3881호의 주택·준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 성과를 발판으로 판을 키운다. 캠코는 8·13 대책 후속으로 다음 달 운용사를 공모해 12월 선정을 끝내고, 내년 상반기 정부 예산과 민간 출자를 각각 1조5000억원씩 모아 3조원 펀드를 띄운다. 인허가는 끝났지만 돈이 막혀 삽을 못 뜨는 주거사업장이 우선 대상이며, 전체의 60%를 주거사업장에 배정할 경우 1만8000호 이상이 나올 것으로 금융위는 추산했다.
금감원은 수도권 PF 사업장 325곳을 골라 전담 인력을 붙여 관리하고, 부실하거나 잠시 유동성이 막힌 곳은 캠코펀드 등 지원 수단과 이어주기로 했다.
남은 변수는 민간 돈이 얼마나 들어오느냐다. 운용사들은 민간 투자를 부를 유인책, 사업장 사정에 맞춘 투자조건 조정 여지, 지분투자·대출 등 집행 방식 확대, 주택도시보증공사(HUG)·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공조를 요구했다. 이석원 신한자산운용 대표도 신규 펀드에 적극 참여하겠다면서 민간자본을 끌어들일 정책적 뒷받침을 요청했다.
정정훈 캠코 사장은 "정부의 8·13 부동산 대책에 발맞춰 내년 상반기까지 3조원 규모 신규펀드를 신속히 조성할 것"이라며 "주택 공급과 건설·금융 생태계의 활력을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권 부위원장은 "캠코펀드가 용도 변경과 시공사 변경 등을 통해 사업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민간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며 "신규로 조성될 캠코펀드가 주목적투자 비중인 60%만큼 주거사업장에 투자될 경우 약 1만8000호의 주택 공급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금융권에서도 부실사업장 정상화를 건전성 제고 차원을 넘어 사업성을 높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기회로 바라봐주기를 기대한다"며 "주택공급을 위한 확실한 자금공급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정윤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