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업자와 양강 구도 형성, 지속성은 지켜봐야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병역판정검사를 받는 순간부터 청년들의 지갑에 가장 먼저 자리 잡는 카드가 있다. 바로 나라사랑카드다. 올해 이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인 하나은행이 짧은 기간 안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며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부터 제3기 나라사랑카드 사업자로 선정돼 병역판정 검사자를 대상으로 한 카드 발급과 관련 업무를 시작했다. 금융권에서는 당초 오랜 기간 사업 경험을 쌓아온 기존 사업자들의 입지가 워낙 탄탄해, 처음 진출하는 하나은행이 단기간에 그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사업 시행과 동시에 운영 체계와 전산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하며 초기 안정화에 속도를 냈고, 그 결과 올해 8월 말 기준 나라사랑카드 누적 발급 시장에서 약 42%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첫 진출 사업자로서는 이례적으로 기존 사업자와 팽팽한 양강 구도를 형성한 셈이다.
단순 카드 발급 수보다 더 의미 있게 여겨지는 지표는 '현역병 급여이체' 점유율이다. 이는 장병들이 실제로 매달 받는 급여를 어느 은행 계좌로 받느냐를 보여주는 수치로, 카드 한 장을 발급받는 것보다 훨씬 실질적인 주거래은행 전환을 의미한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하나은행의 현역병 급여이체 점유율은 사업 시행 전인 지난해 말과 비교해 14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군 장병의 나라사랑카드 발급을 신규 고객 유입의 발판으로 활용하면서, 대학 시절부터 전역 이후까지 이어지는 금융 혜택과 재테크 정보를 함께 제공해온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마케팅 전략의 변화도 있다. 하나은행은 3기 사업 시작과 함께 아이돌 안유진을 모델로 한 카드 플레이트를 선보였는데, 이 디자인 카드는 8월 말 기준 15만8000좌 넘게 발급됐다. 자신의 개성과 소장 가치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 성향을 겨냥한 접근이었던 셈이다. 이후 다른 사업자들도 비슷한 방식의 아이돌·캐릭터 협업 카드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이런 접근이 업계 전반의 흐름으로 확산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카드 발급이나 마케팅 외에도 하나은행은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여러 지원 활동을 함께 진행해왔다. 군 장병 전용 금융 교육팀 '머니특공대'를 운영해 부대 현장에서 금융 전문가가 직접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고 있고, 초급 간부를 대상으로 한 재무 설계 워크숍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해병대 2사단 예하 부대의 체력단련장 리모델링을 지원했고, 육군 7군단에는 약 5000권의 도서를 기증했다. 장병들이 매일 접하는 국방일보에는 군 장병 맞춤형 금융 상담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며, 복무 중 마주치는 금융 관련 궁금증을 다루는 소통 창구도 마련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장병과 그 가족을 위해서는 의수·의족 제작이나 의료 보조기기 구입 비용을 지원하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고, 서해 최전방 연평도 해병대의 '하나회관' 개보수 작업도 함께 추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기 사업자로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에서 출발했음에도 군 장병들의 실질적인 필요를 파악하고 접근한 방식이 이번 성장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초기 성과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기존 사업자들 역시 유사한 방식의 마케팅과 지원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하나은행이 확보한 우위를 얼마나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느냐가 다음 관전 포인트로 남는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